싱가포르 가기 전 하와이에서 한달

싱가포르 가기 전, 하와이에서 한달 살기  

하얏트리젠시 호텔 발코니에서의 전경

회사 생활에서 가장 힘든 것은, 맘 편안히 쉴 시간이 거의 없다는 것이 아닐까 싶다. 일반 직장인들에겐 방학도 없고, 안식년도 없기에, 짧은 여름 휴가가 다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나도 예외는 아니였고, 13년 만에 처음으로 2달이라는 시간이 주어졌다! 업무의 부담감에서 완전히 해방된 2달 간의 방학! 나는 그동안 가고 싶었던 어학 연수를 가기로 마음을 먹고, 빠르게 알아보았다. 6살 딸과 함께 학교를 다니고 싶어, 알아보았는데 이미 미취학 아동의 캠프는 모두 마감되었고, 성인 수업은 다행히 빈자리가 있어, 나만 등록을 할 수 있었다.

결국 나혼자 하와이로 떠나게 되었다. 이 자리를 빌어, 하와이 한달 살기가 가능하게끔 허락 해준 아내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남편이 영어공부를 하러 가는 부분에 대해서 이해해주고, 선뜻 가는 것을 허락해준 것은 아마도 쉬운 결정은 아니였을 것이다. 가족들은 내가 머무는 30일 동안 약 10일 정도를 머물다가 가는 것으로 하고, 나 혼자 먼저 하와이로 떠났다.

하와이에 가기 전 학원을 선정하고, 집을 구하는 것은  어려운 숙제였다. 학원을 선택하는 것은 비교적 많은 정보가 있어서 좋은 선택을 할 수 있었고, 집은 에어비앤비를 통해 구했지만, 내가 하와이 생활에서 원하던 그런 집은 아니였다. 가족들이 모두 간다면, 집에 투자를 할 수 있었겠지만, 혼자 가는 마당에 비싼 집에서 머물 수는 없었다. 늦게 선택한 만큼, 선택지가 별로 없어 집의 선택에 있어서 난 좋지 못한 선택을 했고, 이로인해 내 하와이 생활은 막 즐겁지만은 않았다. 에어비앤비에서 하루 105불에 구한 내 집은 나혼자 쓰는 콘도 형태의 아파트 였다. 학원과 도보 거리에 있고, 와이키키와도 걸어갈 수 있는 거리의 집을 구했는데, 위치는 좋았지만, 집은 편안하지 않았다. 어디 앉을데도 없고, 소음도 심해 잠도 잘 잘 수 없었다. 에어비앤비를 고르는데는 기술이 필요한 듯 하다. 칭찬 일색의 후기들을 믿고 선택했는데....

이와 반면에 학원 생활은 재밌었다. 20대 초반의 친구들과 한반에서 공부하며, 에너지를 느낄 수 있었고

유쾌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재밌는 친구들

그들과 함께 공부하며, 학생 시절로 돌아간 느낌도 받았고, 간만에 업무를 모두 잊고, 수업을 받으니, 생활이 즐거웠다. 학원이 끝난 후에는 혼자 관광도 다니고, 학원에서 마련해준 프로그램들에도 참여하면서, 시간을 채워나가기 위해 노력했다. 그리고 학원의 한국 동생들및 같은 반 일본인 친구들과 1달 정도 같이 지내면서 많이 정이 들었는데, 그들의 도움 덕분에 외롭지 않게 재밌는 생활을 할 수 있었다.

하와이 학원의 주말 하이킹 프로그램

하와이에서 한달 간 공부하고, 지내면서, 매일 자전거를 타고 수영을 하면서 몸이 건강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고, 실제로 살이 5~6kg이 빠졌다. 맑은 공기와 좋은 풍경 그리고 스트레스에서 잠시 해방되어 1달을 보내고 나니, 또 다음엔 언제 이런 시간을 가질 수 있을까? 라는 아쉬움이 몰려왔지만, 가족들이 잠깐 왔었던 10일 동안 이웃섬을 여행하고, 가족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면서, 내가 좋은 타이밍에 이런 방학을 가질 수 있음에 감사했다.

하와이에서 나의 발이 되어준 Biki

내가 하와이에서 학원을 다녀보니, 일본 친구들은 여름에 2~3주간 휴가를 내고 매년 수업을 들으러 오는 친구들이 꽤 있었다. 직장인들이 였는데, 부부가 함께 수업을 듣고, 아이들은 아이들 수업을 듣는 등, 온 가족이 함께 와서 수업을 듣는 경우를 봤는데, 무척이나 부러웠다. 한국의 경우 아이들이 엄마와 함께 와서, 엄마가 학원에 데려다주고, 아이들이 수업이 끝난 후 픽업해주는 경우가 많은데, 아빠도 함께 와서 같이 수업을 듣는다면, 아이한테도 더 좋은 시간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즐거운 한달을 보냈지만,나의 한달간의 하와이 생활은 싱가포르의 가기 전 언어를 배우는데 가장 큰 목적이 있었는데, 영어는 크게 늘지 않은것 같다. 내가 싱가포르가서 과연 일을 할 수 있을까란 걱정이 밀려온다.

하와이 학원 졸업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