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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싱가포르직장인 Feb 08. 2020

싱가포르에서 집 구하기

한국인 남자 혼자 라는 건 메리트!  그리고 바퀴벌레는 싫어요

내가 1달간 머물렀던 Great World Service Apartment


19년 9월 마지막 주에, 싱가포르에 출근날보다 1주일 정도 먼저 도착해서, 싱가포르에 정착할 준비를 했다. 회사에서 구해준 서비스 아파트먼트는 "리버밸리"라는 지역에 있었는데, 주변에 산책할 곳도 있고, 쇼핑몰과 노천레스토랑들이 많아, 살기에 편했다. 그래서 그런지 백인 expat 들이 많이 살았다. 같이 일주일 정도 지낸 와이프도, 이 동네가 맘에 들었는지,한번 알아보라고 했지만, 너무 비쌌다.


나는 싱가포르에 가족들이 모두 이주한 것이 아니라, 혼자서 왔다. 한국 출장이 매달 1주일 이상 있고, 아이와 와이프도 종종 들르면 된다는 생각에, 커리어를 가지고 있는 와이프가 포기하고 올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기에 집은 혼자 살 집으로 거실과 방 하나가 있는 1 bed room 콘도를 찾았다.


회사에서 붙여준 agency에서 2~3일 간에 걸쳐 집을 알아봐주었는데, 결과는 너무나 실망스러웠다.

내가 준 조건이 어려운 것 같지 않았는데...


-나의 조건

1. 가격 : 월 SGD 3000불 정도

2. 크기 : 1 bed room 5년 이내의 신축 콘도, 거실과 방이 반드시 분리되어 있어야 함. 스튜디오는 제외

3. 위치 : MRT에서 가까울 것 (MRT Blue & Red line)


에이전트는 5년내 신축 MRT 인근의 콘도는 3000불 내에 구할 수 없다며, 나보고 예산을 더 쓰거나, 아니면 수준을 낮추라고 얘기했다. 같이 다녔던 10곳이 넘는 곳들은 모두 실망스러웠다. MRT에서 먼 것은 물론이고,

주변에 큰 종교 사원이 있거나 하는 등이였다. 그리고 가장 충격적이였던 곳은 장례식장 바로 인근에 있는 아파트였다. 그 곳에서 나는 에이전트에게 이 아파트는 들어가보고 싶지도 않다고 했고, 더 이상 보고 싶지 않다고 했다. 내가 스스로 알아보는 것이 훨씬 나을 것 같았다. Property guru에 있는 내가 원하는 집들을 찾아내 URL을 메일로 전달했음에도 이런 집만을 보여주는 에이전트는 내가 호구로 보였던 걸까?


회사에서 지정해줬던 에이전트...저한테 왜 그러셨나요? 여기가 월 3000불 이라며 보여주는 당신은?...


그 당시 특별히 할 일이 있던 것은 아니여서, 혼자 집을 구하기 위해 외국인이 많이 산다는 지역들을 다녔다. Somerset 인근이 무척이나 맘에 들었고, Newton 쪽도 조용해서 좋았다. 혼자 골목 골목을 다니며, 이런데서 살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내가 살고 싶었던 Somerset 근처의 콘도들...


사무실의 동료에게 이런 내 고민을 얘기했고, 동료가 자신의 에이전트를 소개시켜줬다. 이 친구는 정말 달랐다. 싱가폴리안으로 내가 뭘 원하는지를 정확히 이해하고, 내가 원했던 집들을 보여주었다. 2번째 봤던 집이였던 Newton의 이 집은 MRT까지 도보 7분으로 그렇게 가깝진 않았지만, Red와 Blue 라인이 모두 있고, 집 도보 거리 3~4분 거리에 쇼핑센터가 있어서 편리해보였다. 가격은 2800불로 내가 원했던 범위안에 들어있고, 방은 2개였다. 무척이나 작은 방들이였지만, 신축에 고층의 발코니에서 바라보는 풍경이 맘에 들어 계약을 하고 싶었다. 그리고 지은지 2년도 안된 신축이였다!


내가 한달에 10일은 한국에 있고, 남자 혼자 산다는 점이 집주인들에게는 굉장히 매력적인 조건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한국인이라는 것도 집주인들은 선호했다. 난 이부분을 최대한 이용해야했다. 이 집은 가구가 하나도 없었다. 나는 내가 혼자 살고, 해외 출장이 많다는 이유로 가격을 깍는 것은 물론이고, 가구도 해달라고 요청했다. 침대, TV, 쇼파, 식탁, 그리고 가장 중요한 책상 및 의자들이 꼭 필요하다고 했다. 집주인쪽 에이전트는 난감해 했지만, 그 모든 부분을 결국 해주겠다고 했고, 2800불에서 100불 깎은 2700불로 계약을 하기로 하였다. Hooray!


*내가 신축 콘도를 고집한 이유 - 바퀴벌레 때문

예전에 싱가포르를 여행했을때 맥도널드 인근의 주먹만한 바퀴벌레를 보고 기겁한 적이 있었다.

싱가포르에 살았던 친구들에게 바퀴벌레는 포기해야 하는 부분이란 얘기를 들었고, 그래서 고층으로 집을 얻고

신축에서 살면, 그나마 쓰레기 버리는 곳이 집 밖에 있어, 바퀴벌레가 거의 없다고 들었다.

예전 집들은 쓰레기 버리는 통이 집 안에 있어서, 그 통로를 통해서 바퀴벌레들이 다닌다고 한다.


싱가포르의 내가 사는 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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