젓갈은 남도 대표 발효음식이다. 우리는 김장 때마다 어떤 젓갈을 사용할지, 매년 고민을 한다. 나의 시어머니는 새우젓과 황석어젓을 갈고 멸치액젓을 섞기도 하는데, 어떤 해는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생선으로 만든 젓갈을 사용하신다. 색은 검은색인데, 그릇에 담아 보면 이상하게 맑아 보인다. 아마도 몇 년 숙성한 뒤, 깊은 맛이 나오면 꺼내신 듯하다.
맛이 궁금해서 새끼손가락으로 살짝 맛을 보는데... 어머~~ 왜 안 짜지? 생선을 소금에 절여 몇 개월에서 몇 년을 숙성하기 때문에 ‘엄청 짤 것이다’라고 생각하지만, 막상 맛을 보면 감칠맛이 나는 게 참 희한하다.
젓갈은 언제부터 즐겨 먹었는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삼국시대에도 젓갈을 먹었던 기록이 문헌을 통해 전해지고 있다. 주로 서남해안에서 잡힌 젓새우를 통해 젓갈 문화가 발달되기 시작하였다.
“우리나라 동해에는 새우가 없다. 새우를 소금에 담가서 젓을 만들어 팔도에 흘러넘치게 하는 것은 모두 서해의 젓새우이며 속칭 세하라 한다. “
『난호어목지』
젓갈은 새우, 멸치, 조기 등 생선의 알, 창자 등을 소금에 절여 맛을 내는 발효음식이다. 과거 생선이나 고기 등을 오랫동안 보관하기 위해 염장을 하였는데, 이 과정에서 발효가 일어났다. 그 발효의 맛은 남도음식에 깊은 맛을 내는 중추적 역할을 하였다.
목포는 갈치, 멸치, 새우 등 신선하고 풍부한 수산물 집산지로, 한국 수산업의 중요한 도시이다. 바다가 가까워 싱싱한 해산물로 만들어내는 남도 젓갈은 많은 사람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목포에서 많이 나는 젓갈은 멸치젓, 갈치젓, 황석어젓, 밴댕이젓, 새우젓이다. 그중 멸치젓은 추자도에서 잡은 멸치인 ‘추자멸’로 담근다. 목포가 아니면 구하기 힘든 ‘추자멸’로 담근 멸치젓은 목포 상인의 자부심을 높여주는 식재료이다.
갈치젓도 목포만의 식재료라 할 수 있다. 남도에서는 김치를 담을 때 갈치젓을 많이 사용한다. 목포 갈치젓은 먹갈치로 만든다. 먹갈치로 만든 젓갈은 목포 이외 지역에서는 구할 수가 없는 식재료이다. 먹갈치는 비늘이 얇고 몸통이 가늘며 색깔이 짙다. 주로 6개월 이상 자연 발효 상태로 보관을 하는데 뼈가 완전히 삭아서 진밤색을 띠는 것이 좋다.
이처럼, 목포는 예전부터 목포항에 공급되는 신선한 재료들이 전성기 목포 원도심의 상권과 맞물리면서 다양한 음식문화가 발달해 왔다. 남도음식의 우수성은 목포 등 서남해안의 인근 해역에서 나는 신선한 식재료에서 비롯되었다고 볼 수 있다.
1) 목포문화원·전라남도문화원연합회(2018). 목포는 항구다_스토리텔링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