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군의 파프리카 재배는 2000년대 초 도곡면을 중심으로 본격화되었다. 당시 새로운 소득 작물을 찾던 지역 농민들이 시설 원예를 도입하면서 시작되었고, 2005년 일본 수출 성과를 계기로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이어 2007년 ‘잘 사는 화순 만들기 비전 1030’에서 10대 농·특산물로 지정되면서 행정적 지원과 함께 지역적 특산물로 자리 잡았다.
재배 면적은 2006년 15.2헥타르에서 2010년 20.3헥타르로 확대되었으며, 이는 농가 소득 증대에 크게 기여하였다. 오늘날 화순군은 전남 전체 파프리카 생산량의 27%를 차지하며, 2024년 기준 23 농가 약 25.3헥타르에서 재배되고 있다.
지역 단위 조직인 도곡 산지유통, 영농조합, 정보화마을 등을 통해 생산과 유통이 체계화되었으며, 온라인 판매망을 통해 전국으로 소비자와 연결되고 있다.
화순 파프리카의 특징은 철저한 품질 관리에 있다. 주간에는 온도를 높이고, 야간에는 낮추는 온도차 조절을 통해 색상과 당도를 유지한다.
빨강, 노랑, 주황, 보라, 녹색 등 다양한 색상이 고르게 생산되며, 병충해 관리에는 농약 대신 천적을 활용해 안전성을 높였다. 더불어 친환경 인증과 생산 이력제 관리가 철저히 시행되어 소비자가 신뢰할 수 있는 농산물로 자리매김하였다.
화순 파프리카는 수출 중심의 계약재배가 활발하다. 일본, 미국, 호주 등 해외시장을 대상으로 한 공급 체계가 잘 갖춰져 있어, 농가와 유통업체 간 협력이 긴밀하다. 이러한 구조는 안정적인 소득을 보장할 뿐 아니라, 국제적 시장에서 화순 농산물의 위상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
음식문화적 측면에서 파프리카는 건강과 직결되는 채소로 인식된다. 비타민 C와 비타민 A가 풍부해 면역력 강화와 피부 건강에 이롭고, 낮은 칼로리와 높은 포만감으로 다이어트 식단에서도 자주 활용된다.
남도의 밥상에서는 파프리카가 단순히 샐러드나 생식용 채소로 쓰이는 것을 넘어, 신선한 색감과 맛을 살려 나물, 볶음, 절임 등 한식 요리에도 접목된다. 이는 남도의 음식문화가 가진 개방성과 융합성을 잘 보여주는 사례이다.
결국 화순 파프리카는 단순한 수출 작물이 아니라 지역 농업의 혁신, 농가 소득 안정, 건강한 식생활이라는 세 가지 축을 동시에 지탱하는 상징적인 존재이다. 현대 남도 음식문화 속에서 신선한 채소가 가지는 위상을 한층 확장시킨 중요한 농산물이라 할 수 있다.
참고문헌
『파프리카 - 디지털화순문화대전』, 정호기, 화순문화원.
「화순파프리카」, 무등산권지질공원, 광주광역시청.
『화순저널』, 화순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