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3월 펜데믹 선언 후 1년 반 가까이 시간이 흘렀다. 2021년 1월, 코비드 백신을 접종하기 시작하면서부터 미국에서는 코비드19에 대한 두려움이 조금씩 완화되는 듯 보였다. 미국 CDC (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 질병관리센터)에서는 코비드 백신에 대한 대중들의 두려움과 거부감을 줄이기 위해 2차 백신 접종을 완료한 사람들은 마스크를 벗어도 괜찮다는 발표를 했고, 이런 희소식에 사람들은 서로 질세라 빠르게 백신 접종 예약 신청을 하기 시작했다.
‘노 마스크’ 허용과 ‘25만 달러 로터리’ 당첨이라. 정말 미국다운 발상이지 싶다. 그런데 로터리 당첨 행사로 백신 접종 권고를 유도하는 것은 괜찮은 아이디어겠으나, 노 마스크 허용은 아직 이르다고 생각된다. 한국을 비롯한 많은 아시아 국가들에 비해 유독 마스크에 대한 거부감이 컸던 미국인들로서는 노 마스크 허용이 희소식이겠지만, 그래도 백신을 맞지 않은 12세 미만 우리 아이들을 위해서는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나 역시 지난 달 초 2차 백신접종까지 맞았지만 그로서리 마트나 레스토랑 등 사람들이 많은 곳을 방문할 때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2021년 8월 새학기에는 전면 등교 시행!
아이가 다니는 네바다 주의 공립학교 교사들도 2021년 4월 이전까지 전원 코비드 백신 접종을 완료하고 4월부터 70%의 학생들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킨다는 전제 하에 등교를 시작하여 대면 수업을 진행했다. 그 이전 3월에는 월화 A조 7명 등교, 목금 B조 7명 등교, 수요일은 전원 온라인 수업을 함으로써 마스크를 끼고 학교에서 수업이 가능한지 시범적으로 하이브리드 수업이 진행되었다. 별 문제없이 하이브리드 등교가 성공리에 시행되자 아이의 공립학교가 네바다 클락카운티 교육 당국에서 모범학교로 선정하여 학교장, 미국 하원의원, 네바다 주 클락카운티 교육감 등이 학교에서 지역방송 인터뷰를 하기도 했다.
그 무렵 봄방학 때 가족 여행을 다녀온 한 아이가 감기 기운이 있음에도 등교를 해서 집으로 돌려보내진 적이 있었다. 그 후 그 아이가 코비드19 양성 판정을 받자 몇몇 다른 학부모들이 자녀를 학교에 보냈다가 다시 온라인 수업을 선택하기도 했다. 그런데 그 후 학교에서는 한 번도 코비드 양성 케이스가 나오지 않았고, 그리고 나는 등교를 반대하는 아이 아빠와 며칠 격렬한 토론을 한 후 아이를 학교에 보내기로 최종 결정했다.
미국 공립학교 온라인 오리엔테이션
그렇게 두 달이 지나고 5월 말 여름방학이 시작되었다. 미국 학교는 5월 말부터 8월 초까지 대략 두 달 반에서 석 달 가량이 여름방학이다. 여름방학 전후로 다음 학년을 위해 자녀들을 학교에 등록시키라고 카운티 교육청에서 주기적으로 연락이 오기 시작한다. 2021년 ~ 2022년은 네바다 주 대부분의 학교가 대면수업을 진행할 예정이며, 평소 알러지 천식이 있거나 다른 기저질환이 있는 학생들은 집에서 하는 온라인 수업을 선택할 수 있다.
그런데 현재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미국 전역을 강타해서 또다시 심각한 펜데믹이 선언되었고, 공공장소에서는 무조건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는 지침이 떨어졌다. 백신 접종을 완료한 사람은 물론,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공공장소를 누비고 다닌 탓에 2021년 8월 현재 미국의 코비드 일일 확진자 수는 세계 1위에 순위 매김 되고 있다.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탓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네바다 주 교육 당국에서는 학교 문을 닫는다는 방침은 아직 없다. 코비드 백신 접종률이 조금씩 올라가고 있는 현재로서는 이변이 없는 한 대면수업이 계속 진행될 예정이다.
이미 이렇게 미국과 한국은 물론, 다른 세계 여러 나라들은 일명 “코비드와 함께 (With Covid)” 살아가려고 준비 중에 있다. 앞으로 몇 년이 걸릴지 모르겠지만, 마스크와 백신 그리고 치료제까지 모두 완벽하게 갖추어진다면 코비드는 곧 사라지게 될 것이라는 희망과 함께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