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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녕워녕 Mar 22. 2024

에스프레소는 처음이라


 조그만 에스프레소바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요즘 에스프레소바가 많이 핫하다고 해서 먹어보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두렵기도 한 분들이 많으시지요. (물론, 이미 에스프레소를 즐겨 드시는 분도 많이 계십니다만,) 이 두려움을 이겨내고 찾아오셔서 "제가 에스프레소는 처음인데요..."라고 조심조심 말씀하시는 손님들이 계십니다. 혹은, 이렇게 말씀하시지는 않아도, 메뉴판을 한번 쭉 봐도 모르겠는 단어들 투성이라, 어떤 에스프레소를 먹어야 할지 추천을 해달라고 요청하실 때가 있습니다. 그러면 저는 주저 없이 '카페 피에노(Caffe Pieno)'를 추천해 드립니다. 


 '카페 피에노(Caffe Pieno)'는 크림을 더한 에스프레소에 카카오 파우더를 토핑한 커피로, 카카오 파우더의 달콤 쌉싸름한 향과 크림의 부드러움이 에스프레소와 만나 달콤하고 부드러운 맛이 특징입니다. 


카페 피에노(Caffe Pieno)


  이제 손님은 커피 한 잔을 앞에 두고 저에게 묻습니다. 

 "이건 어떻게 먹으면 되나요?"

 그러면 저는 이렇게 대답해 드립니다. 

 "잔을 입에 대고 조금씩 맛봐도 좋고, 한 입에 호로록 털어 넣어도 좋아요. 편하게 드시면 됩니다^^" 


 작은 데미타세 잔 하나를 앞에 두고 우리는 조용히 집중합니다. 저는 두 손을 모으고, 손님은 엄지와 검지 두 손가락으로 잔의 조그만 손잡이를 잡습니다. 기대 반, 걱정 반. 손님은 나지막이 '도전'이라고 말하고 드디어 심호흡을 한 번 크게 한 후 커피를 드십니다. 


 손님은 이내 눈을 동그랗게 뜨면서 저와 눈을 마주칩니다. 제가 "맛있죠!" 하자 손님은 환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입니다. 제가 한번 더 "맛있다니까요!" 하고 웃으면 카카오 파우더가 묻은 손님의 입꼬리가 한껏 올라갑니다. 


 긴장했던 그 모든 순간이 무색하게, 피에노는 달콤하고 부드러운 커피입니다. 한 모금 입에 넣으면 달콤함이 제일 먼저, 그리고 바로 뒤이어 쌉싸름함이 함께 오는데, 그걸 크림의 부드러움이 감싸 안는다고 할까요.  그 조그만 잔 안에 담긴 커피의 향과 맛이 입안을 가득 채웁니다. 한 마디로, 맛있습니다. 에스프레소에 대한 편견과 오해를 해결해 줄, 인생의 첫 에스프레소로 손색이 없죠. 


에스프레소


 에스프레소는 커피에 고온, 고압을 가해 빠른 시간에 추출한 커피입니다. 그 양은 적지만 엄청난 풍미를 간직하고 있지요. 그러니까, 에스프레소는 커피의 진한 풍미를 느끼기에 매우 좋은 커피입니다. 


 하지만 에스프레소의 진한 풍미가 자칫 힘겹게 느껴질 수 있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농축된 맛과 향이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 있지요. 아마 에스프레소를 '두렵다'라고 표현하는 많은 분들은 그런 부담을 느끼는 분들일 것입니다.  


 '카페 피에노(Caffe Pieno)'는 그 부담을 한결 덜어낸 에스프레소입니다. 처음 코로 들어오는 커피의 향이 카카오 파우더의 향과 섞여 달큰하고, 커피가 입안에 들어오는 첫 순간 크림의 고소함과 부드러움이 커피의 쌉쌀함을 완화시켜 주니까요. 


 사람마다 느끼는 맛의 강도와 차이는 분명 존재하겠지만, 기본적으로 피에노는 달콤하고 부드럽고 기분 좋게 쌉싸름합니다. 일반 라떼에 비하면 분명 진하지만, 부담스러울 정도는 아닙니다. 편하게 먹기 좋은 매력적인 에스프레소입니다. 






 커피를 매일 드시는 분들이 꽤 많습니다. 이 중에는 커피를 매우 좋아하시는 분도 있고, 그저 카페인이 필요해서 드시는 분도 있지요. 커피에 관심이 아주 많으신 분도 있고, 관심이 전혀 없으신 분도 있습니다. 유독 '커피 먹는 사람'이라는 카테고리가 그런 것 같습니다. 세상 모든 사람들이 다 커피를 마시는 것 같은데, 또 한편으로는 커피를 알고 마시는 사람은 쉽게 만나기 힘드니 말입니다. 


 어쩌면 커피의 특성 자체가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접하긴 쉬운데, 막상 공부해 들어가면 끝도 없이 펼쳐지는 게 커피의 세계이니까요. 생두의 종류, 로스팅 방식, 추출방법이 너무나 다양하고, 그 와중에 온갖 변수가 존재하고, 그렇게 한 잔의 커피가 나오면 각각의 센서리를 통한 컵노트가 또 너무나 버라이어티 하고... 참 아이러니하지요. 주변에 널리고 널린 게 커피인데, 커피의 세계는 어렵고 어렵다니요. 


 이 어려운 커피가 좀 쉬웠으면 좋겠어서, 커피를 쉽게 표현하고 싶어서 늘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저의 이러한 마음을 대변하는 커피가 바로 '카페 피에노'입니다. 처음 '에스프레소'란 말을 들으면 어려운 느낌이지만 막상 피에노를 마시고 나면 "맛있네!" 하고 쉽게 말할 수 있는 것처럼 그렇게 커피를 표현하고 싶습니다. 커피 본연의 맛과 향을 고이 간직하면서도 커피의 풍미를 한 분 한 분의 손님들이 오롯이 쉽게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에스프레소는 처음이라>에서 처음 고른 커피는 '카페 피에노(Caffe Pieno)'입니다. 어려운 커피의 세계를 쉽게 소개해드리고 싶은 저의 바람처럼, 피에노는 어려울 줄만 알았던 에스프레소를 편하게 즐길 수 있게 해 줄 것입니다. 


맛있는 피에노


 에스프레소가 처음이라 조심스러워하시던 그 손님은 피에노 한 잔을 다 드시고 나서 이렇게 말씀해 주셨습니다. "에스프레소가 쓰기만 한 게 아니군요! 에스프레소가 이렇게 맛있는 거였나요!"


 네, 이겁니다. 이게 에스프레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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