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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칠칠 Feb 03. 2021

내가 다녀온 일본 이야기:
문구 감성 끝판왕, 카키모리

그리고 이상해씨의 모델 데뷔 두둥


    집콕이 생활이 된 요즘, 인스타그램 스토리에는 간간이 다이어리 꾸미기, 줄여서 다꾸가 보인다. 다이어리 위에 이런저런 스티커를 붙이는 것도 예쁘게 꾸미는 방법이지만 가끔은 다이어리 자체는 내 취향대로 꾸미는 것도 좋지 않을까, 싶다.


그런 문구류를 좋아하고, 다꾸를 즐기는 사람에게 유토피아가 있다면
바로 여기 아닐까? 바로 카키모리다.


    카키모리는 잉크 펜을 사용하는 사람들에게는 유명한 곳인데, 이곳에서 잉크를 직접 섞어 33ml 정도를 만들 수 있다고 한다. 캘리그래피를 하는 친구가 추천한 카키모리를 디즈니랜드를 갔던 지난 일본 여행에서 방문해봤다.





    도쿄 쿠라마에 길에 있는 이곳은 외관부터 남다르다. 통유리로 만들어져서 바깥에서도 안을 들여다볼 수 있었다. 솔직히 말해서 잉크나 공책 커스텀을 기대하고 간 건데, 그 이상을 구경하고 온 곳이라 다들 계획에 없어도 한 번 쯤은 들려보는 걸 추천한다.


    이 카키모리에서 생겼던 귀여운 추억이라고 한다면 디즈니랜드 다음으로 방문한 곳이라 본격적으로 이상해씨 모델 사진을 찍기 시작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기대했던 잉크와 공책뿐만 아니라 연필, 필통 등 다양한 문구류를 배경으로 찍을 수 있었는데, 정말이지 거인 나라의 이상해씨 테마로 아기자기하게 소개할 법하다.


    그렇지만 일단 둘러보는 건 나중으로 두고, 처음 목표한 독서록과 일기장을 만들기 위해 직원에게 관련한 걸 문의했다. 한국인이 많이 가는 유명한 곳이라 그런지 한국어를 할 수 있는 직원분의 친절한 안내와 함께 속지, 표지, 그 외 다꾸 용품을 고를 수 있었다.



    속지는 정말 종류가 많았는데, 사진에 보이는 모든 종이가 다 내가 고를 수 있는 속지였다. 일반적인 줄글 속지, 백지 속지, 법률 속지부터 그림일기 스타일 속지까지 ‘어, 나는 이거 넣고 싶었는데!’ 싶을 속지는 대부분 있다고 볼 수 있다. 다만 그 속지 분량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니 적정 가격대를 속지를 넣으면서 정하면 되겠다.



    속지를 정하면 표지를 정할 수 있었다. 내 기억으로는 가죽과 단단한 표지, 투명하고 말랑한 표지 등등이 있었다. 이상해씨가 얼굴을 숨긴 이 사진처럼 다이어리를 닫을 수 있는 버튼을 가죽으로 장식할 수도 있었다. 실을 감아서 장식할 수도 있으니 좋아하는 방법을 골라 담으면 되겠다. 물론 옵션이기 때문에 굳이 선택하지 않아도 괜찮다!



    속지, 표지, 그리고 다이어리 액세서리까지 모두 고르고 직원에게 드리면 총가격을 알 수 있다. 가격과 커스텀을 마저 조정하면 그 자리에서 내가 커스텀한 데로 만들어주신다! 물론 수제이기 때문에 바로 완성되진 않는다. 그래도 대략 언제쯤 완성되는지 종이에 적어 알려주시기 때문에 그동안 가게 안을 찬찬히 돌아다니면 된다. 종이에 직접 적어주는 감성도 종이에 글을 쓰는 아날로그적인 감성이 아닐까 싶다.



    두 권의 노트가 완성될 동안 카키모리 안에 여기저기 꾸며진 잉크와 메모지, 필통 등을 구경했다. 그중에는 색연필이나 만년필 잉크를 미리 써볼 수 있었다. 색연필로 이모저모 써보다가 그 위에 이상해씨가 잠드는 사진을 찍으면 귀여울 것 같아 사진도 여러 장 찍었다. 그 외에도 사인펜, 미리 만들어진 공책 위에다가도 이상해씨를 놓고 찍어보기도 했다.



    매장 곳곳을 돌아다니며 이상해씨를 놓고 좋아하는 한국인 손님들이 신기했던지 그 한국어를 할 수 있는 직원분과 그분과 친한 다른 직원이 우리에게 말을 걸어오시기도 했다. 그때 한창 일본어를 열심히 배우고 있었고 회화도 가능한 정도라서 포켓몬에 대해서 서로 얼마나 좋아하는지 말하기도 했다. 이상해씨를 찍은 사진을 보여드리기도 했는데, 그분들도 귀엽다며 되게 좋아하시던 반응이 아직도 뿌듯하다.



    아무튼 사진을 찍고 대화도 하며 시간을 보냈더니 금방 완성된 공책이 내 손에 놓였다. 4월에 다녀온 여행인데 다음 해에 쓰겠다고 소중하게 품어 든 공책이었는데, 사실 아직도 써본 적은 없다. 그렇지만 가끔 그 공책을 꺼내 만져보며 다음번에 카키모리에 방문한다면 어떤 종류를 또 만들어볼지 두근거린다. 그리고 요즘 저렴한 만년필이 많이 나오는 만큼 잉크도 직접 만들어보고 싶다.


    무엇보다도 카키모리는 그 온갖 문구류가 주는 아날로그적인 감성은 어디서도 찾기 힘들어 더 특별함을 가져 더욱 방문하고픈 곳이다.




<< 카키모리 요약 >>
문구, 다꾸 좋아한다면 완전 강추!
여기저기 묻어 있는 아기자기한 아날로그 감성에 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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