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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신 Dec 03. 2020

명상은 일상에서 도망치는 건가요?

명상가의 핸드북(#10)

Q. 제가 명상을 한다고 말하면, "명상 같은 것을 하지 말고 열심히 살아라!" 하는 이가 있어요. 그 사람은 명상을 일상에서 도망치는 행위라고 생각해요. 어떻게 답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A. 명상은 일상에서 도망치는 행위가 아닙니다. 오히려 정신 차리고 일상을 살도록 도움을 줍니다. 


우리의 아침은 어떤가요? 저의 아침은 정신없었습니다. 이랬죠. 


아침이면 끝도 없이 울리는 알람 소리를 외면합니다. 더 이상 지체하면 안 되는 마지막에 일어납니다. 세수를 하고 밥은 과일 한 조각, 아니면 물 한잔으로 대신합니다. 옷도 겨우 입고 허겁지겁 나오죠. 엘리베이터를 타기 전에 주머니를 뒤집니다. 이런 핸드폰을 두고 왔네요. 다시 집으로 갑니다. 핸드폰을 잽싸게 가져 나오죠. 빠른 걸음으로 지하철 역에 갑니다. 지하철 게이트에서 주머니를 뒤집니다. 이런, 지갑이 없습니다. 집으로 가기엔 이미 늦었고, 주머니 속 비상금으로 표를 끊습니다. 겨우 지하철을 탑니다. 앉을자리가 없네요. 환승역에서는 에스컬레이터를 걸어 다닙니다. 옆 사람이 뛰네요. 같이 뜁니다. 


물론 매일 이렇게 살았던 건 아닙니다. 대부분은 정신이 없었어요. 산만했죠. 이렇게 하루를 시작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는 세상 내려놓은 듯 신발을 질질 끌며 돌아왔죠. 축 처진 어깨에. 어느 날은 누군가 제 모습을 보고 그러더군요. 전형적인 직장인의 모습이라고. 음, 네, 뭐, 그랬습니다. 속에서는 부글부글 끓었죠. 힘들어 죽겠는데.. 


이런 정신없는 생활이 반복되면 제대로 일상을 살 수 있을까요? 


아마 어려울 겁니다. 꼭 명상이 아니더라도, 멈추고 자신을 바라볼 시간이 필요합니다. 자신을 바라보는 것. 성찰이라고 해야 할까요? 아니면 휴식이라고 해야 할까요? 성찰이든, 휴식이든 뭐가 중요하겠습니까. 자신을 알고 자신이 현재 어떻게 살고 있는지를 아는 것이 중요하죠. 자신의 현재를 알면 개선이 됩니다. 누구나 자신의 인생을 잘 살고자 하는 마음이 있으니까요. 


네, 그렇습니다. 멈추고 돌아보며 성찰하는 명상은 자신의 삶을 개선할 수 있는 좋은 시작점입니다. 산만함을 멈추고 정신 차리고 살 수 있는 지름길이죠. 정신 차리고 일상을 사는 사람과 산만하게 허겁지겁 일상을 사는 사람이 달성할 수 있는 성과의 차이는 매우 큽니다. 


열심히 살고 있는 것이니 자부심을 가져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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