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가의 핸드북(#11)
Q. 명상으로 깊은 휴식을 취하는 것은 잠자는 것, 수면과 비슷한 건가요?
A. 수면으로 휴식을 취하면 아무것도 알아차릴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명상은 끊임없이 알아차리는 행위입니다. 의식적으로 알아차리는 것이냐, 그렇지 않느냐의 차이가 있습니다.
윗파사나 명상에서는 명상을 할 때 어떤 하나의 대상에 의식적으로 집중하여 관찰을 합니다. 예를 들어 콧구멍 앞의 느낌, 손바닥 등을 비롯한 온몸에 발생하는 여러 감각들을 관찰합니다. 아주 의식적으로 집중하는 행위죠. 그런데 이렇게 명상을 하다 보면 졸린 경우가 있습니다. 앉아서 꾸벅꾸벅 좁니다. 머릿속에는 생각들이 꿈처럼 흘러다닙니다. 명상을 할 때 졸면 안 됩니다. 제대로 명상을 하려면 맑은 의식으로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해야 합니다.
가끔 TV에서 명상을 하는 중에 조는 듯한 스님의 등짝 혹은 어깨를 죽비로 내리치는 장면을 본 적 있을 겁니다. 네, 졸면 안 되는 거죠. 만약 잠자는 행위, 즉 수면이 명상과 같은 효과를 낸다면 죽비로 내리칠 필요가 없겠죠.
저도 마찬가지지만, 항상 명상이 잘 되는 것은 아닙니다. 콧구멍 앞에 집중을 하며 감각을 느끼려고 해도, 온몸의 감각을 느끼려고 주의를 기울여도 집중이 안 되는 때가 있습니다. 온갖 생각들이 올라옵니다. 주의력을 놓칩니다. 그 순간 바로 졸리기 시작합니다. 졸다보면 시간이 어떻게 가는 줄도 모르는 경우가 있어요. 이럴 때는 누군가 죽비로 내리치면 좋겠다는 마음도 들어요. ^^;
명상은 의식적으로 휴식하여 집중력을 향상하지만 수면은 본능적으로 휴식과 회복을 하는 행위입니다. 명상을 하며 알아차림을 연습해야 합니다. 수면은 명상과는 다른 활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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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ương Nhân 님의 사진, 출처: Pexel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