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윤방이 Mar 22. 2024

D-7 스푼 라디오 방송 처음 해본 날

강한 사람이 되려는, 나의 스물여섯 이야기



  오늘의 도전은 SPOON라디오 방송을 해보는 것이었다. 1명씩 들어오고 나가다를 반복했고, 나 혼자 떠드는 시간도 많은 첫 도전이었지만 오랜만에 느끼는 긴장감이 신기했다. 사람들에게 좋은 표현을 들려주고 싶다는 욕심에 라디오를 실시간으로 진행하려니, 떨 렸 다! 연습없이 내 재량 껏 해야만 하는 상태가 두렵더라. 그렇지만 막상 시작하니깐 두려움 보다는 생존본능 같은 것과 가까워졌다.


  도대체 어떤 식으로 진행해야 할 지 막막하더라. 모든게 서툰 나의 행동에 당황했다. 그래서 잘하자는 생각보다, 목표시간에 도달할 때까지 포기하지 말자는 생각 뿐이었다. 말도 더듬고, 뜸도 들였다. 내가 뭐라고 나불대는 지 정신이 반쯤 나간 상태로 했던 것 같다.

  여러 부분에서 엉성한 나의 모습을 마주하니깐 실망스러울 법도 한데, 마지막 청취자 몇분 덕분에 너무 즐거운 도전이 될 수 있었다. 고민을 꺼내 말한 청취자 한 분과 오랫동안 대화를 나눴는데 내가 진심으로 그 사람을 위해 들어주고 대화하려는 집중의 시간이 너무나 소중한 경험이었다.



  나는 타인의 말을 얼마나 유심히 듣고, 얼마나 진정으로 생각할까? 오늘 나는, 엉성한 내 모습을 계기 삼아서 상대방의 이야기를 진정으로 집중했다. 엉성하지만 진심으로 이야기하려고 노력한 나, 앞으로 엉성하지도 않고 진정성도 있는 그런 인간으로 성장하고 싶다.


  생존본능이라고 표현했지만, 긴장감에 잠식되지 않기 위해서 나는 순간의 내 흐름에 고도로 집중하는 것 말고는 떠오르는 게 없었다. 20분쯤인가? 잠깐 방송을 종료해버리고 싶은 순간도 존재했지만, 나의 도전을 이렇게 무산시킬 순 없어서 생존본능을 발휘했던 것 같다.

  긴장감을 주는 일은 나를 힘겹게 한다. 하지만 대게 내가 하고싶은 일들은 대부분 나에게 긴장감을 주는 순간들이다. 도전이든, 목표든, 꿈이든. 글을 쓸 때 정도가 나를 겨우 긴장감에서 해제시켜주는 거의 유일한 순간이다. 하지만 긴장감은 좋은 발판이다. 그 긴장감을 발판 삼아 돋움질하면 더 짜릿하게 튀어오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긴장감이 두려움으로 바뀌면 그 공간의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조차 없게 되어버린다.


  나는 오늘 아주 더디고 부족했지만, 긴장감을 발판 삼아 아주 조금 튀어올랐던 하루가 되었다. 스푼을 하면서 말하기와 표현력이 턱없이 모자란 스스로에 대한 자각을 하며 아쉬움이 있었지만, 그 결핍을 채우고싶은 욕심도 동시에 생겼다! 내일 조금 더 성장할 나를 상상하니 오늘이 무의미하지 않았고, 도전하지 않은 어제보다 새로운 경험으로 채워진 나의 오늘이 꽤나 마음에 들었다. 스푼라디오를 때도 그렇더라. 10분 전의 나보다 10분 나의 말솜씨가 아주 조금 성장한 같더라. 조금씩 나아지면서 붙은 자신감이 나를 상기시키더라. 


  D-7, 오늘 긴장했던만큼 뿌듯한 하루였다.



From. 윤방이



  

이전 23화 D-8 매일 배우면서 살아가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