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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방이 Mar 23. 2024

D-6,D-5 작은 도전이 꼭 가볍지만은 않잖아

강한 사람이 되려는, 나의 스물여섯 이야기


  오늘은 계획처럼 되지 않은 순간들의 연속이었다. 원래 일찍 일어나 시를 쓰려고 했는데 늦잠을 자버리고 부랴부랴 정신없이 알바하러 갔고, 오늘은 종일 웃으며 평소보다  친절한 알바생이 되는 것을 목표로 D-6 도전하자는 계획도 틀어지게 되었다.

  정신없는 몽롱한 상태와 모자를 눌러  의 처량한 모습은 그저 5시간동안 분주하게 일하기 바빴다. 그리고  친구에게 혼자 등산 도전했던 이야기를 풀었더니, 오늘  끝나고 함께 등산을 자며 두근거리약속이 있었다. 그런데 친구가 감기에 심하게 걸렸다는 소식을 일할  들었는데, 급하게 오늘 약속은 취소되었다.


  한바탕 돈까스 맛집의 가게가 조용해지고, 퇴근하게  . (내일은 이 돈까스 가게에서 멋진 도전을 할 계획이다) 여유로운 시간이 찾아오니 그제서야 진정할  있었다. 오늘 도전하기로 했던 것도 못하고 계획했던 일들도 못하게 되어서 (기분이 나쁜  보다는) 영혼이  빠진 느낌에 가까웠다.


  요즘  바빴다. 유투브, 브런치, 피팅모델, 알바, 홈페이지 관리 업무(외부 기관), 혼자  돌아다니며  도전하기, 여러가지 생겨난 습관들. 그런데 지금의 바쁨은 감당하지 못할 수준까지는 아니다. 오히려 자의로 일을  벌려 놓은 거라 그럴까? 어릴  도장 깨기에 신나게 집중하는 감정과 비슷해서 더라. ( 크고 나니 축제의 도장 깨기는 무심해지는  아쉬웠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 이러면  되었는데 늦잠을   보니 피곤하긴 했겠네 싶더라. 그래서 오늘은 힐링 하러 갔다. 내가 무언가를 도전하는 의지가 크게 필요치 않은 힐링을!

  살면서 네일을  번도 해본 적이 없는데 .. 네일샵을 찾았다. 참고로 나는 혼자 이렇게 즉흥적인 선택을 하는 타입이 아닌데 요즘은 자꾸 즉흥에 몸을 맡기더라.


  네일도  돈이고,  여윳돈이 그리 많진 않은 청년이라 굳이 받아보지 않았다. 그리고 우리 어머니께서 감사하게도 손을 예쁘게 낳아주셔서 딱히  예쁘게 꾸미고 싶지도 않았다. 근데 예전에 오디션 연기를 준비할 , 대사 중에 그런 말이 있었다. “ 누가   만져주는  너무 좋아. 그리고 누가 예쁘다고 해줘도 좋고. 꼼지락 꼼지락 대는  재밌잖아? 그래서 네일샵 차리려구.”  대사를   캐릭터의 순수함 때문이었을까, 나도 네일을 받아보고 싶었다.


  어머 세상에, 마침 50% 첫방문 할인을 하는 곳을 찾은 생활력 좋은 청년은 곧장 예약을 잡고 달려갈  있었다. 태어나고 살아가면서 (어머니 제외) 누군가가 나의 왼손과 오른손을 이렇게 소중하게 다뤄준 적은 처음이었다. 그것의 감각이 촉각이 아닌 마음에서 좋게 느껴지더라.


   전에 만나던 남자친구들도  손을 이렇게 귀하게 여기진 않았다. 아니, 지금 그게 중요한  아니고, 나는 ' 자신조차도 스스로를 귀하게 여기지 않았다.

  최근  달간 단기 알바를 이곳저곳 다니며 주방에서 일을 자주 했었다. 장갑을 껴도 수돗물이 뜨거워서 뚫고 물이  들어오더라. 어떤 날은 양배추  썰다가 엄지손가락도 함께 채썰기도 했었다.  옆에  뜨거운 그릇을 실수로 높게 들었다가 (그릇을 깨면  되는 마음에) 바로 놓지 못하고 제자리에 가져다 는 긴 (초)단위동안 화상도 크게 입었었다. 춤이나 연기 연습할 때도 피멍이 나면 뿌듯하게 바라보곤 하는  나란 녀석이다.


  그렇다. 나는  몸이라고 함부로 대했다.   말고 무엇이 내겐 중요했던 것일까. 우선 나부터 건강하게 생명력이 있어야 좋은 성품도 가질  있는 건데. 앞으로 나는  몸을 소중히 대하는 사람이  것이다. 입술뜯는 몹쓸 버릇도 여전히 고치려 노력하는 중이고!

  네일을 꾸준히 받으며 관리한다기엔 나는 지방에서 올라와 버티고 버티며 살고있는 청년이기에, 적어도   구석구석 다치지 않게  보살펴주겠다는 결심이다! 나를 홀대하지 말자고.

  네일 하나 받으면서 여기까지 생각하는 내가  엉뚱하지만, 즉흥과 도전이 작은 일이라고 해서 그것들이 주는 힘이 작거나 가볍지 않다는 것에 굉장히 기특한 하루였다.


  벌써 D-30챌린지의 기간이 끝에 가까워지고 있다. 그런데 자꾸만 시작하는 기분은 무엇일까? 아무래도 나는,  기간을 계기 삼아 한바탕 나의 삶이 좋은 방향으로 새로운 시작을   싶은가 보다.

  혼자  지내면서 느끼는  있다. 자지러지게 대폭 웃는 미소 말고, 은은하게 봄햇살 같은 미소가 일상에  자주 생긴다는 점을.



From. 윤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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