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가에 핀 들꽃을 좋아한다. 길을 걷다 이틈 저 틈 피어있는 작고 귀여운 꽃들을 볼 때면 살아내는 것의 의미를 깨닫게 된다. 저마다의 이유와 이야기를 간직한 채 자기 자리에서 묵묵히 자라나고 꽃을 피운다. 그 모습을 보고 있으면 안쓰럽기도 하고 대견하기도 하다.
저 작은 틈새에 뿌리를 내리고 세상으로 비집고 나오는 마음은 위대하다. 그걸 누군가 알아보든 그렇지 않든 세상에 제 할 몫을 하고 있다. 나는 그저 어쩌다 우연히 만난 아름다운 생명을 휴대폰 카메라를 집어 들고 찍을 뿐. 들꽃은 그렇게 내 마음에 남겨졌으니 생의 시간이 헛되지 않을 것이다. 누군가의 마음에 잠시라도 담겼다는 건 세상에 발자취를 남겼다는 것이니까.
그래서 우린 부단히도 자신을 더 발전시키고 높은 곳에 올리고 빛나게 하려 노력하는 건지 모르겠다. 예쁜 화단이 아닌 보도블록을 비집고 나오는 들풀처럼 나는 오늘도 세상에 어떠한 의미를 남기기 위해 살아내는 게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