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음악으로 성시경의 '제주도의 푸른 밤'을 틀었다.
제주도 가고 싶었는데.. 11월 첫째 주 주말과 그다음 주 며칠을 끼워서 선선한 제주도여행을 가고 싶었다.
작년에 12월 23일 나는 제주도에 있었다. 제주도 소품샵에서 구입한 분홍색 다이어리에 적혀있다. 2024.12.23. in 제주.
12월의 제주도는 약간 추웠다. 숙소로 가는 길이 한적해서 좋았다. 다니는 차가 적어서 도로를 넓게 이용했다. 아름다운 풍경도 눈에 담고 예쁘고 아기자기한 소품샵도 갔었고 맛있는 고기국수도 먹고 귀여운 양도 보고 왔다. 크리스마스마켓으로 들어가는 입구에 차들이 줄지어서 들어갔다. 과자집의 쿠키도 맛있었고 상점에서 목도리를 사 왔다. (요즘 딸은 그 목도리를 하고 학교를 간다.)
조금 시끄러운 마사지샵(마사지사는 제주도에서 쿠팡만 이용한 댔다. 다른 데서 주문하면 섬으로 들어오는 배송비가 비싸댔다. 그 이야길 듣고 내가 제주도에서 과자를 사지 않고 쿠팡에서 주문했다고 했다..ㅎ 가방을 작은 것을 들고 와서 부피도 그렇고.. 제주도에서 파는 과자들이 쿠팡에도 팔기 때문이라고 했더니 마사지사분이 놀라면서 웃었던 기억이 난다.. 마사지사 두 분은 제주도 사람이 아니라는 이야기.. 집이 너무 춥다는 이야기.. 알리에서 시켰던 물건이 짝짝이로 왔다는 이야기 등등)과 리조트 안에 작은 놀이동산에서 다다다닥~ 뛰어서 마지막 손님으로 회전목마를 탄 것도 좋았다. 딸이 자라서 좋다. 같이 다닐 때 '엄마 여기야~저기야~'라고 알려준다. 내 키만큼 자랐고 눈높이가 맞다. 어른스럽다. 밖에서 친구들이랑 놀 때도 엄마생각해!라고 이야기한다. 또래보다 생각이 깊은 내 딸. 시간이.. 세월이.. 언제 이렇게 지났지?
올해는 조금 더 따뜻한 11월에 가고 싶었으나 가지 못했다.. 연차는 남았으나 회사 출근을 선택했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다하면서 월급을 받게 두진 않는다. 회사는. 이 눈치 저 눈치 봐야 되고 당연히. 나는 아직은 먹고사는 게 중요하니까..! 여행은 또 한 번 잘 시간 짜서 가보자. 추우면 추운 대로 더우면 더운 대로.. 그나저나 '제주도의 푸른 밤' 성시경 목소리가 감미롭다.
딸이 '엄마, 다음엔 일본 여행 가자!'라고 이야기한다. 코난 소품을 모으는 것을 좋아한다.
오늘 은행에 온 손님의 짧은 이야기.
아들이 고3인데 사춘기도 보냈고.. 공부하기 싫다고 해서 특성화고등학교를 갔는데.. 졸업하고 바로 취업해서 멀리 간 댔다. 취업을 잘했다고. 아주머니의 얼굴에는 기쁨이 있었다. 나와 직원들이 "잘됐네요!"라고 같이 기뻐해줬다. 내 딸이 생각났다.. "저희 집에도 공부 안 하는 애가 있어요. 저도 나중에 제 딸이 원하는 걸 했으면 좋겠어요!"..라고 아주머니께 말을 전했다. 아주머니는 "사실.. 가족관계증명서를 자세히 보면 걔가 아빠가 없어요.. 그래서 일찍 철이 든 것 같아요.."라고 이야기했다. 사망이라고 적혀있었다.
내가 이야길 했다.. "그동안 너무 고생하셨죠?.." 진심이었다.
아주머니가.. "지내다 보니.. 시간이 지나갔네요.."라고 이야기하는데 그 세월이 느껴졌다.
나는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그러게요.. 저도 지내다 보니 시간이 지나갔어요..' 이 말은 전하질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