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나야 Jul 12. 2024

순금은 왜 100K가 아니라 24K인 걸까?

우리나라에는 아기 돌을 축하하기 위해 금반지를 선물하는 풍토가 있습니다. 예전에는 돌반지 선물이 당연했고 24K(캐럿) 한 돈이 기본이었어요. 그런데 최근 금값이 치솟으면서 반지 하나의 가격이 40만 원에 육박하다 보니 더 이상 금반지는 가볍게 건넬 수 없는 선물이 었습니다.

 

반대로 말하면 고공행진한 금값 덕분에 금의 가치는 더욱 높아요. 금을 선뜻 구매하기는 힘들어도 되팔기에는 지금이 적기인 셈입니다. 만약 계속 오른다는 믿음이 있다면 오늘 금값이 제일 저렴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금이라고 다 같은 금이 아니죠. 금값을 결정하는 건, '돈'과 '캐럿'입니다. 둘 다 금에 사용되는 단긴 한데 엇을 일컫는 단위일까요? 오늘은 금에 얽힌 수학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돈'은 금을 세는
우리나라 고유의 단위


'돈'은 금을 세는 우리나라 단위입니다. 금 한 돈을 g으로 환산하면 3.75g에요. 반 돈은 그것의 절반인 1.88g이고 열 돈은 열 배인 37.5g 금을 말합니.


실시간으로 조회되는 금 시세는 금 1g 가격이 기준이라서, 여기에 3.75를 곱하면 오늘자 현재 시각의 금 한 돈 값을 알 수 있어요.


미국에서는 금을 셀 때 ‘온스’라는 단위를 사용합니다. 금 1온스는 8.3돈가량인데 31g이 조금 넘는 무게입니다.


그렇다면 '캐럿'은 금의 엇을 나타내는 단위일까요? 사실 우리에게는 캐럿보다는 케이가 더 익숙하죠. 24K(이십사 케이), 18K(십팔 케이), 14K(십사 케이)가 더 입에 착착 붙어요. K 앞에 붙은 숫자는 뭘까요? 자세히는 몰라도 K 앞에 붙은 숫자가 클수록 금값이 비싸다는 것만은 확실히 압니다.


캐럿(K)은 금의 함량


'캐럿'은 금의 함량을 의미합니다. 금이 얼마큼 들어있느냐를 나타냅니다. 금 중에서 가장 비싼 24K는 순금이예요. 이쯤에서 궁금해집니다. 순금을 100K라고 하면 편할 것을 24K라고 한 이유가 뭘까요?


럿이라는 말은 중동의 '캐럽'이라는 식물에서 유래했습니다. 캐럽의 열매는 콩처럼 생겼는데요.

보기엔 평범해 보이지만 특이점이 하나 있어요. 모양은 제각각일지라도 열매 한  무게는 항상 0.2g으로 동일하다는 건데요. 저울이 없던 그 시절, 캐럽으로 무게를 계량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중동에서는 무역활동 시 캐럽이 아주 중요한 역할을 요.


어른이 한 손으로 쥐면 최대 24개가 잡히는데 이 때문에 순도 100%인 순금을 24K로 했다는 설이 현재로서는 가장 유력합니다.


다른 금속이 섞이지 않은 24K 순금은 경제적 가치가 가장 높은데 순금 특유의 성질이 있습니다. 단단하지 않고 무르다는 건데요. 이러한 이유로 순금은 주로 골드바로 소장하고 장신구로는 만들지 요.


그렇다면 과거 왕이 썼던 금관은 어떨까요? 교과서나 박물관에서 이런 신라시대의 황금 유물을  겁니다.

눈부시게 화려한 이 왕관은 순금일까요?  쓰는 거니까 당연히 순금으로 만들었을까요?


성분분석해 본 결과, 그 어떤 부위도 99% 이상의 순금은 아니었다고 합니다. 은이 함유된 상태였어요. 순금으로 제작할 경우 부드러운 금의 성질로 인해 금관 모양이 휘어지게 되니 인위적으로 은을 합금하여 강도를 높인 것으로 추정됩니다. 5세기 신라인들도 금의 성질을 잘 이해하고 있요.


현재도 마찬가지입니다. 순금의 연성을 보완하기 위해 반지나 목걸이, 팔찌로 세공할 때는 은이나 구리 등을 섞어서 18K, 14K로 만듭니다. 24가 순금을 의미한다면 18은 뭐고 14는 뭘까요?


K 앞의 숫자가 의미하는 것은?


24K전체를 24등분 했을 때 24가 모두 금이라는 걸 뜻합니다. 전체가 다 금이란 니다.

하지만 24K 금의 순도는 100%가 아닌 99.99%입니다. 이상하지요? 금을 가공할 때 어쩔 수 없이 0.01%의 불순물이 섞이게 된다고 해요. 측정이 가능한 한도로는 100% 금이지만 측정할 수 없는 한도에서 불순물이 포함되기에 99.99%라고 표기합니다. 현대 과학 기술로는 순도 100% 순금을 만드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24K도
순도 100% 금은 아니다


그렇다면 18K는 뭘까요? 합금 전체를 24등분 했을 때 18만 순수한 금이라는 뜻입니다. 나머지 6은 다른 금속이에요.

18K 금의 순도를 계산해 보면,

18/24=0.75

75%입니다.

18K는 금이 75%이고 나머지 25%는 은이나 구리 등 다른 금속이 들어있다는 의미가 됩니다.


14K어떨까요. 합금 전체를 24등분 했을 때 14만 순수한 금이고 나머지 10은 다른 금속이라는 의미니까,

14K 금의 순도를 계산해 보면,

14/24=0.58

58%입니다.

14K는 금이 58%, 나머지 금속이 42%인 합금입니다. 금값을 측정할 때는 14K의 순도를 통상 58.5%로 계다고 합니다.


금의 순도
24K는 99.99%
18K는 75%
14K는 58.5%


금의 순도를 퍼센트로 변환하니 자기 재미없는 수가 되어버렸어요. 의 신비로움까지 함께 사라져 버린 느낌입니다. 순금을 99.99%라고 부르는 대신, 24K라고 부르는 게 되려 깔끔하군요. 99.99%보다는 24K, 75%보다는 18K, 58.5%보다는 14K라는 표현이  훨씬 잘 어울립니다.






이전 29화 0÷5는 되는데 5÷0은 안 되는 이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