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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나야 Jun 21. 2024

0÷5는 되는데 5÷0은 안 되는 이유?


0÷5는 뭘까요? 0? 아니면 5?  

그렇다면 5÷0 은 뭐지요? 이것도 0? 아니면 5?

어려운 계산은 아닌데 이상하게 알듯 말듯 합니다. 정확한 답을 얻기 위해 계산기를 두드려보겠습니다.



0÷5는 0이 확군요.

그런데 5÷0은 답이 요. 대신 계산기가 이렇게 알려줍니다.

 

0으로 나눌 수 없어요


문제 자체가 말이 안 된다는 겁니다. 0을 어떤 수로 나누는 건 되는데, 어떤 수를 0으로 나누는 건 왜 성립하지 않는 걸까요? 0으로 나누면 안 되는 이유가 대체 뭘까요? 혹시 여기에 대해 생각해 본 적 있으신가요? 이참에 우리 함께 생각해 보기로 해요.


우선 나눗셈의 원리부터 제대로 알아야 합니다. 나눗셈에는 두 가지 상황이 요.


하나는 <등분제>입니다.

사과 12개를 세 사람이 똑같이 나눠먹으려 할 때 한 사람이 사과를 몇 개씩 먹을 수 있을까?

분제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나눗셈이죠. 나눠갖는 대상의 수가 정해진 상태에서 하나의 대상이 몇 개를 갖는가를 묻습니다. 나눗셈식으로는 12÷3=4라고 나타냅니다. 몫 4는 한 사람당 사과 4개를 갖는다는 걸 의미해요.


다른 하나는 <포함제>에요.

사과 12개를 한 사람당 3개씩 준다면 모두 몇 사람에게 줄 수 있을까?

우리에겐 포함제 상황이 낯설지만 수학적으로는 훨씬 더 많이 사용됩니다. 나눠줄 개수가 정해진 상태에서 몇 개의 대상에게 나눠줄 수 있는가를 묻습니다. 나눗셈식으로는 12÷3 라고 나타내는데, 이는 12에서 3을 몇 번 뺄 수 있냐고 묻는 것과 같습니다. 

12-3-3-3-3=0 (4번)

모두 4번 뺄 수 있으니까, 12÷3=4가 됩니다.

몫 4는 모두 4명에게 줄 수 있다는 뜻이에요. 포함제의 나눗셈은 같은 수를 거듭 덜어내는 뺄셈을 간편하게 나타낸 겁니다.


두 가지 상황 다 똑같이 식으로는 12÷3=4 라고 표기하지만,  의미하는 바는 전혀 라요. 우린 <등분제>와 <포함제>를 구분해서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나눗셈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다면 아래 글도 함께 읽어 보세요.

https://brunch.co.kr/@kimnaya/11


몇 번 뺄 수 있어?


몇 번 뺄 수 있는가라는 포함제의 의미로 생각해 보면, 0으로 나눈다의 의미는 0을 반복해서 빼는 겁니다.


5÷0 은,

5에서 0을 몇 번 뺄 수 있냐고 묻는 거예요. 그런데 0을 빼고 빼고 또 빼도 5는 끄떡없어요. 전혀 줄어들지 않습니다. 5에서 아무리 많은 0을 빼더라도 절대 0이 될 수 없지요. 그렇기에 5÷0의 몫이 얼마인지 결정할 수 없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수학에서는 0이 아닌 어떤 수를 0으로 나누는 것 자체가 불가능해요. 불가능하다는 의미의 '불능' 또는 '정의되지 않음'이 됩니다.


0이 아닌 수 a에 대해
a÷0은 불능


그렇다면 0÷0은 가능할까요?

이 나눗셈도 포함제의 상황으로 생각해 보면, 0에서 0을 몇 번 빼면 0이 되는지 알아보는 것이라고 할 수 있어요.

0-0-0-0-......=0

0에서는 0을 몇 번 빼더라도 0이 됩니다. 따라서 몇 번 빼야 할지를 정할 수 없어요. 무수히 많기에 정할 수 없다는 의미로 0÷0은 '부정'이라고 합니다.


0÷0은 부정


5÷0처럼 어떤 수를 0으로 나누는 것은 성립하지 않는데, 0÷5처럼 0을 어떤 수로 나누면 왜 0이 되는 걸까요?

 

0÷5 를 생각해봅시다.

이 나눗셈의 몫을 구하기 위해선 0에서 5를 몇 번 빼야 0이 되는지를 따져봐야 합니다. 

0-5-5-.....=0 

0에서 5는 0번 빼야만 0이 됩니다. 따라서 이 나눗셈의 몫은 0이에요. 

0÷5=0


세상 그 어떤 수도 0으로 나눌 수는 없지만, 0을 나누는 것은 가능합니다. 0은 어떤 수로 나누더라도 그 몫은 언제나 0이에요. 단 0만 빼고요.


이번엔 곱셈과 나눗셈이 역연산 관계라는 것을 이용 왜 0으로 나누면 안 되는지 확인해 보겠습니다.


12÷3=4 라고 할 때

3×4=12 가 됩니다.

나눗셈을 제대로 했는지 우린 이런 방식으로 검산을 지요.


이를 토대로 생 이어가보면,

5÷0=□ 라고 할 때

0×□=5 가 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그 어떤 수도 0을 곱하면 0이 됩니다. 5가 될 수 없어요. 따라서 5를 0으로 나누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이번엔 5÷0이 가능하다는 전제로 증명해볼게요.

5÷0=□ 라고 하면,

양변에 0을 곱해도 등식은 성립하니까

5÷0×0=□×0 가 됩니다.

0도 나눗셈이 가능하다면 어떤 수든 같은 수를 나누었다 곱하면 원래의 수가 되므로

5=□×0

5=0

5가 0과 같다는 모순이 발생합니다.


만일 이런 등식이 있다고 해봅시다.

1×0=2×0

어떤수에 0을 곱하면 0이 되므로 위의 식은 좌변 우변 모두 0이 됩니다.

0으로 나누는 것이 가능하다고 전제하고 양변을 0으로 나누면

1×0÷0=2×0÷0

이런 식이 됩니다. 그런데 어떤 수를 곱하고 다시 그 수로 나눠주면 원래의 수가 되므로

좌변은 1이 되고 우변은 2가 됩니다.

1=2 라는 모순이 생겼어요.


0으로 나누는 걸 인정하는 순간, 모순이라는 지뢰가 곳곳에서 펑펑 터집니다. 이러한 이유로 어떤 수를 0으로 나누는 것은 수학적으로 있을 수  일이 되었습니다. 만일 0이 나눗셈보다 먼저 발명됐더라면 수학의 속사정은 달라졌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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