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들어보셨지요. 중학교에서 배운 수학용어이기도 하고 일상생활에서도 흔하게 사용하는 단어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개념을 제대로 알고 쓰는 걸까요?
아래 좌표평면을 봐주세요. 이 그래프는 정비례일까요? 반비례일까요?
네 맞습니다. 정비례 관계를 나타낸 그래프입니다. x의 값이 증가할수록 y의 값도 증가하니까요.
그렇다면 이 그래프는 정비례일까요? 반비례일까요?
처음 제시한 정비례 그래프와 방향이 반대로군요. x의 값이 증가할수록 y의 값은 감소합니다.
만약 반비례라고 생각하셨다면 여러분은 그동안 반비례의 개념을 잘못 알고 계셨던 겁니다. 반비례는 이름 때문에 정비례의 반대라는 오해를 받고 있는데요. 위 그래프는 반비례와 아무 상관 없어요. 정비례 그래프입니다.
아래 뉴스 기사의 제목을 읽어보세요.
● 연봉과 성적은 반비례?
● 재미와 무해함은 반비례하지 않는다?
● 천재성과 도덕성은 반비례?
인터넷 기사를 보면 뭔가가 늘어날 때 다른 뭔가는 줄어드는 현상, 또는 두 가지 상황이 반대되는 양상으로 발생할 때 이를 '반비례'라고 표현하고 있는데요. 이는 엄연히 틀린 표현입니다.우리가 남발하고 있는 반비례는 사실 그런 뜻의 단어가 아니에요.
오늘은 반비례의 정체를 수학적으로 밝혀보려 합니다. 반비례에 앞서 우선 정비례부터 제대로 알고 넘어갑시다.
1. 정비례
정비례는 두 변수 x, y에 대하여 x의 값이 2배, 3배, 4배...로 변함에 따라 y의 값도 2배, 3배, 4배...로 변하는 관계에 있을 때 y는 x에 정비례한다고 합니다.
정비례 관계식은
y=ax(a≠0) 꼴입니다.
그렇기에 y가 x에 정비례할 때
y를 x로 나눈 값은 a로 항상 일정합니다.
y÷x=a (일정)
한 개에 3g인 물건이 있다고 합시다. 2개면 6g, 3개면 9g, 4개면 12g이 됩니다. 물건의 개수를 x라 하고 물건의 무게를 y라 할 때 x와 y의 관계를 표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습니다.
이를 식으로 나타내면
y=3x입니다.
y값을 x값으로 나누면
3÷1=3
6÷2=3
9÷3=3
12÷4=3
......
항상 3으로 일정하니까 정비례 관계인 겁니다.
이 식에서는 비례상수가 양수 3이지만, 비례상수는 음수가 될 수도 있어요.
(1) a > 0 일 때,
a가 양수일 때는 그래프가 오른쪽 위로 향합니다. x값이 증가하면 y값도 증가해요.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정비례입니다.
(2) a < 0 일 때,
오른쪽 아래로 향하는 이 그래프는 x값이 증가하면 y값은 감소합니다.이를 반비례라고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 역시 정비례입니다. 비례상수가 음수인 음의 비례예요.
정비례는 x가 증가하면 y가 증가하기도 하고 x가 증가하면 y가 감소하기도 한다
2. 반비례
그렇다면 반비례는 뭘까요?
두 변수 x, y에 대하여 x의 값이 2배, 3배, 4배...로 변함에 따라 y의 값은 ½배, ⅓배, ¼배...로 변하는 관계에 있을 때, y는 x에 반비례한다고 합니다.
y가 x에 반비례하면 관계식은
y=a÷x(a≠0) 꼴입니다.
그렇기에 y가 x에 반비례하면,
x와 y를 곱한 값은 항상 a로 일정합니다.
xy=a (일정)
예를 들어볼게요. 사과 12개를 x명에게 나누어줄 때, 한 명이 받는 사과의 개수를 y개라고 해봅시다. 1명뿐이라면 한 사람이 12개를 다 받게 되고 2명일 때는 한 사람당 6개씩 받습니다. 3명일 때는 4개씩, 4명일 때는 3개씩 받을 수 있습니다. 이때의 x와 y 사이의 관계를 표로 나타내면 아래와 같아요.
이를 식으로 나타내면
y=12÷x 입니다.
x와 y를 곱하면
1 × 12 = 12
2 × 6 = 12
3 × 4 = 12
4 × 3 = 12
.....
항상 12가 됨을 알 수 있습니다.
x × y = 12
하나 더 해볼까요. 넓이가 24cm²인 직사각형의 가로의 길이를 x cm, 세로의 길이를 y cm라고 할 때 x와 y의 관계는 다음과 같은 표로 나타낼 수 있습니다.
x와 y의 관계식은
y= 24÷x 입니다.
x와 y를 곱하면
1×24=24
2×12=24
3×8=24
4×6=24
.....
항상 24가 됩니다.
x × y = 24
그러므로 x와 y는 반비례 관계입니다.
반비례를 좌표평면에 나타내면 어떤 그래프가 될까요? 바로 이런 곡선 그래프가 됩니다.
(1) a > 0 일 때,
(2) a < 0 일 때,
정비례 그래프와는 영딴판입니다.반비례일 경우에는 마주보는 한쌍의 곡선 형태예요. x축과 y축을 넘을 듯 말 듯 넘지 않아요. 0에 닿을락 말락 하면서 매끄럽게 이어지는 곡선 그래프입니다.
정비례는 두 양의 비가 일정한 관계 반비례는 두 양의 곱이 일정한 관계
정비례와 반비례의 차이를 제대로 이해했는지 아래 문제로 셀프 테스트해 보세요. 다음은 정비례일까요? 반비례일까요?x와 y의 관계식을 생각하면 쉽게 판별이 됩니다.
(1) 시속 10km로 x시간 동안 달린 거리 y km
관계식 : y=10x
정비례
(2) 100km의 거리를 시속 x km로 가는 데 걸리는 y시간
관계식 : y=100÷x
반비례
(3) 하루 중 낮의 길이 x시간과 밤의 길이 y시간
관계식 : y=24-x
정비례도 반비례도 아니다
(4) 총 500쪽인 책을 x쪽 읽고 남은 쪽수 y쪽
관계식 : y=500-x
정비례도 반비례도 아니다
(5) 곱이 30인 두 수 x, y
관계식 : xy=30, y=30/x
반비례
이제는 정비례와 반비례의 차이가 확실해졌습니다. 실상은 이러할진대 우리는왜 일상생활에서 반비례를 잘못 사용하고 있는 걸까요? 혹시 발음만 같고 뜻은 다른 동음이의어가 있는 걸까요? 그래서 이번엔 수학책이 아닌 국어사전에서 '반비례'의 뜻을 찾아봤습니다.
* 출처 : 표준국어대사전
국어사전에서도 반비례를 수학 용어의 하나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알게 된 이상 모르던 때로 되돌아갈수 없어요. 이제는일상생활에서 '반비례'라는 표현을 남발하지 않기로 해요. 반비례는 정비례의 반대가 아니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