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

예그림의 단어사전

by 예그림

나는 종교가 없다.

신의 존재를 믿기 어렵기 때문이다.

믿음이라는 것은 어떻게 만들어지는 걸까?


내가 아는 믿음은 사실 신뢰에 가깝다.

시간과 경험을 통해 쌓아 온 통계적 데이터로서의 믿음.

배신이 있을 수도, 변화가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내가 경험해 온 것들을 통해 내린 이성적 판단.


그런데 순수한 믿음.

경험과 시간이 없는 믿음은 어떻게 생길 수 있을까?


신이 나 종교 이야기를 하려던 거라기보다는

아이가 뱃속에 잘 있다는 것을 사실 아직도 믿기 어렵다는 고민에서 시작했다.

2주 전 움직이는 초음파도 봤고 특별히 걱정할만한 나쁜 증상도 없는데. 왜 나는 막연하게 아이의 존재가 잘 있는지 불안할까?

아마 눈으로 감각으로 확인이 안 되어서 인 것 같다.


그래서인지 문득 종교가 있는 분들이 말하는 신과 비슷한 느낌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눈에 보이지 않고 느껴지는 감각도 없지만 항상 나와 함께한다는 것.

데이터로 눈으로 당장 확인되지 않지만 존재를 믿는다는 것.


그 믿음이라는 것은 어떻게 생겨나는 것인지.

원래 이렇게 끝없는 의심과 불안이 함께하는 것인지...


결국. 이 답도 정해져 있음을 이미 안다.

시간.

아이에 대한 불안은 시간이 확인해 줄 테니까.


다만 믿음의 근원이 무엇인지,

어디에서 오는지는 모르겠다.

부모님은 무엇을 통해 나를 믿었을까.

그냥? 그냥만큼 어려운 게 또 없는데...

이 역시 시간이 흐르면 알게 될까?


오늘은 질문 투성이이다.

보통은 나름의 답이라도 내리고 글을 마무리하는데, 오늘은 그 마저도 쉽지 않다.


그래도.

계속 믿음이 무엇인지 고민하지 않을까.

고민하고, 생각하고, 쓰고.

그럴 거라는 것 하나 믿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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