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테리어 업체 고르려면 관상 공부해야 하나요?

by 김다지



셀프 인테리어를 포기하고, 업체를 골라 맡기기로 했을 때의 난, 사실상 백기를 든 셈이었다. 도저히 뜯어볼 수 없는 견적서, 파도 파도 끝이 없는 정보들…. 여러 가지 이유로 지쳐있던 나는, 그냥 돈을 쓰고 모든 걸 다 일임하자, 싶었다. 그래서 업체 선정에 골몰했다.


인테리어 업체를 선정하는 일은, 뭐랄까….

평생을 함께 살아가야 할 배우자를 고르는 것 정도는 아니지만, 억 소리가 나는 금액을 주고 내 자산 중 가장 큰 부동산 자산을 맡길 이를 찾는 것이었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그렇게 열심히 고른다고 고른 배우자도 살다보면 이 사람이 내가 고른 사람이 맞나 싶게 이상하기도, 감사하기도, 식겁하기도 하는 순간들이 있는데 인테리어 업체라고는 뭐 다를까 싶기도 했다.


결국 이 역시도 ‘운’에 수렴하는 일일까?


같은 시기에 인테리어를 하는 친구와 우스갯소리로, 관상 보고 골라야 하는 거 아니냐는 둥, 손금을 봐야 한다는 둥, 농담 따먹기를 하는데 그가 떠올랐다. 친구 역시 그가 제일 낫다고 했다. 친구와 함께 캄(calm)한 대표님과 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그냥, 거기랑 하자."

“그래, 그러자.”


그를 만난 날부터 이렇게 될 일이었을까?


마음에 드는 구석이 많았지만 자기 고집이 심해 걱정됐던 대표도,

같이 집을 방문 후, 거의 매일같이 전화하던 대표도,

3시간 가까이 전화로 나를 설득했던 대표도,

금액을 좀 깎아주겠다는 대표도 아니었다.


요란스럽지 않고 자기 철학을 가진 그의 에티튜드에 끌렸던 것이었다.


일할 때의 나는 어떤 사람으로 기억됐을까? 어떤 면이 끌리는 사람이었을까? 궁금해졌다.

나를 믿고 방송 출연을 결정해준 사람들도 이런 믿음을 가졌을까? 나는 그들과의 약속을 지켰던가?


그에게 친구와 함께 두 집을 다 맡아달라고 했을 때도, 그는 “그러냐, 알겠다.”고 했다. 그게 끝이었다.


그렇게 많은 미팅을 하고 오래 고민했는데, 결정하는 순간은 짧고 명확했다.

그리고 이 결정은, 집을 짓는 내내 나를 부수는 과정이 됐다.

내 안의 뭔가를 부수고 난 뒤, 나는 처음 보는 나를 만났다.

나에게 인테리어는, 인테리어가 끝난 집보다 내가 더 새로워지는 과정이었다.




keyword
이전 12화나도 셀프인테리어에 도전해보지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