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테리어를 알아보며 가장 먼저 알게 된 이름이 있다. 그 이름도 유명한 '디아망'과 '구정마루'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디아망은 모 브랜드에서 선보인 프리미엄 벽지 라인의 이름이고, 구정마루는 마루 브랜드인데, 통상적으로 타일형 바닥을 칭하는 것 같았다.
둘의 특징은, 시공하고 나면 예쁘고 고급스러운데 가격이 좀 비싼 편인 듯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기인 이유는, 일단 이 디아망이라는 벽지는 실크벽진데 다른 벽지보다 두께가 두꺼웠다. 그리고, 마치 벽에 페인트칠을 한 것 같은 일명 회벽 시리즈들이 인기가 많았다. 마루는 일반적으로 흔히 가정집에서 많이 쓰는 우드톤의 마루가 아닌, 타일형 강마루라는 것인데, 흔히 보는 직사각형이 아닌 정사각형이 그리고 크기가 클수록 비싸고 선호도가 높은 것 같았다. 타일형 강마루를 깔면 마치 진짜 타일을 깐 것처럼 보이고, 크기가 클수록 이음매가 덜 보이고, 먼지도 덜 끼어 사람들이 많이 선호한다고 했다.
한 마디로 디아망은 벽에 마치 도장을 한 것 같은 스타일, 구정마루 중 타일형 강마루는 마치 바닥에 타일을 깐 거 같은 스타일이었다.
여기서 짚고 넘어갈 게 있다.
나는 ‘ST(스타일)’이라는 말을 싫어했다. 원조도 아닌 걸 흉내 내면서, 마치 그것을 자랑하듯 붙이는 ST(스타일)이라니. 대표님과 자재 미팅을 하는 자리에서 이런 의견들을 침 튀기며 말했다. 그러자 대표님은,
"디아망이 두꺼워서 일반적인 도배지로 안 되는 곳들도 커버를 해줘요. 바르기도 쉽고요.
해놓으면 제일 예쁘고요. 구정마루도 제일 하자가 적어요.
다른 마루들은 시공하고 AS 때문에 고생했는데 구정은 그런 게 없어요.
그래서 저도 디아망과 구정마루를 선호하는 거고요."
"아… 그래요?"
"네. 그리고 하고 나면 예뻐요. 그러니까 그렇게들 하는 거고요.
사람들이 많이 하는 건 다 이유가 있는 거예요. 그냥 하시죠."
업계에서 직접 시공 현장을 보고 다니는 사람의 조언을 무시하고 우기기엔, 난 사실 시공 했을 때의 모습을 직접 본 적도 없었다. 허세와 유행이 싫은 내가 제대로 알지도 못하고 청개구리 심보를 부리고 있었던 것을 깨달았다. 그는 먼저 의견을 주거나, 내가 잘 모르면서도 우기는 것들을 굳이 고치려고 애쓰지도, 반대 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좋은 건 좋다고 말해줬다.
예쁘다는데 뭐 어쩔건가, 예쁘려고 하는 인테리언데..
결국 나도 디아망에 구정마루를 골랐다.
내가 그렇게 싫어하던 페인트를 칠한 듯한 벽지와 타일 같은 강마루를 고른 것이다.
그리고 '기왕 예쁘게 하려고 하는 김에'라는 마법의 문장과 함께…
대면형 주방에, 대형 아일랜드를 짓고 수전과 화구를 다 당겨오기로 했고,
실링팬도 거실을 포함해 방마다 설치하기로 했고.
양쪽 화장실에 다 휴젠트를 설치하기로 했다.
이 모든 것들은, 인테리어를 시작하는 시점에선 절대 안 할 거라고 부득부득 우기고 혼자 다짐했던 것들이었고 가장 유행하고 있는 인테리어였다.
유행이 싫다고 말하면서도 ‘예쁨’ 앞에서는 논리가 힘을 잃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