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인테리어 일정은 상호 협의하에 정해진다. 하지만 우리 집은 조금 달랐다.
이미 입주 날짜가 정해져 있었고, 휴일까지 포함해 계산해보니 남은 시간은 단 22일. 그 중 하루는 입주청소로 빼두어야 하니, 실질적으로 공사에 쓸 수 있는 시간은 21일, 딱 3주였다.
이유는 단순했다. 애초에 올 인테리어를 할 생각이 없던 나는 집주인과 퇴거 날짜를 조율하다가 서로의 일정에 맞춰 타협한 시간이 3주였던 것이다. 화장실을 제외하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집 전체를 건드리는 ‘올 인테리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그래서 이 일정을 가능한지를 먼저 확인하고 업체 미팅을 진행했었다. 10개의 업체 중 1곳만 일정상 어렵다고 했고, 9곳 모두 가능하다고 했다. 물론 내가 선택한 대표님도 “3주면 할 수 있다.”고 했다. 보통 40평대 올 인테리어는 시일을 최소 6주를 잡는다.
우리는 절반의 시간으로 공사를 진행해야 했던 건데, 어떻게 가능한 건지 궁금했다.
그가 말했다.
“기본만 하는 인테리어라 가능합니다.
6주는 돌발 상황이나 마감의 완성도를 고려해 여유있게 잡은 일정이고요.”
그 말을 듣는데 문득 원고를 마감하는 내 모습과 겹쳤다. 마감 시일이 아무리 넉넉해도 결국 나는 대부분의 원고를 ‘마감 하루 전날’에 완성한다.
노트북 앞에 앉기 전까지 머릿속으로 수없이 구상하고, 지우고, 고쳐 쓰다가 완성해낸다.
시간이 많을수록 과정에 투자하는 시간이 길어지지만 시간이 적다고 그 과정을 생략할 수도 없다.
어느 정도의 시간 동안 계속해서 이 일을 해오다 보면, 시간이 퀄리티를 크게 좌지우지하진 않는다.
어쩐지 그와 나는 닮은 구석이 있었다.
정해진 시간 안에 무언가를 완성하고, 평생 마감을 해온 사람.
그는 나와 비슷한 리듬으로 인생을 살고 있었다.
"약속한 날짜에 꼭 마무리하겠다."는 그의 말을 믿기로 했다.
무언가를 반복해서 끝내본 사람만이 가지는 힘이 있으니까, 믿어보기로 했다.
길고 긴 고민 끝에 드디어 공사가 시작됐다.
철거를 하며 이틀이 지났다.
반년간의 고민과 수고로움을 한순간에 무너뜨린 3일 차가, 나를 기다리고 있단 걸 그때의 나는 몰랐다.
3주만 지나면 모든 게 끝날 거라 믿고, 나는 그저 해맑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