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근영 Sep 14. 2023

공식에 맞춰 쓰면 된다

    스토리란 결국 ‘누가 무엇을 어떻게 하는 이야기’입니다. 삼하원칙 ‘누가 + 어떻게 + 무엇을’ 기억하시죠? 앞에서 ‘누가’에 해당하는 캐릭터를 만들어봤으니 이번엔 ‘무엇을 어떻게’ 부분인 스토리를 흥미롭게 만드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흥미로운 이야기라는 게 알고 보면 참 단순합니다. 다음을 궁금하게만 만들면 됩니다. 1편을 읽었더니 2편이 궁금하다, 전반부를 읽었더니 후반부를 읽고 싶다, 첫 번째 장면을 봤더니 두 번째 장면도 보고 싶다. 독자를 계속 궁금하게 만드는 것이 흥미로운 스토리 쓰기의 핵심입니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어떤 이야기를 궁금해 할까요? 다음에 제시된 A와 B의 대화에서 알아봅시다.  

    만약 여러분이 A와 B의 대화를 듣고 있었다면, 1번과 2번 중 궁금함이 생긴 건 몇 번입니까? 마지막 괄호 안, B가 뭐라고 했을지 듣고 싶은 건 몇 번인가요? 아마 2번일 겁니다. 1번에서는 B와 사귀고 싶은 A의 욕망이 충족된 반면, 2번에서는 A의 욕망이 좌절되었기 때문이죠. 그래서 왜? 왜 A랑 사귀지 않는 거야? A를 거부한 B의 대답이 궁금해집니다. 충족된 욕망은 이야기를 끝나게 하지만, 좌절된 욕망은 다음을 궁금하게 만듭니다.      


    흥미로운 스토리는 대부분 욕망과 좌절이 반복되는 구조로 이뤄집니다. 주인공이 무언가를 욕망하면서 스토리가 시작되고, 욕망을 이루기 전까지 좌절을 반복하다가, 결국 좌절을 이겨내고 욕망이 충족되면 스토리가 끝납니다. 

    이 과정을 흥미롭게 보여주기 위한 고민의 결과를 ‘극적구조’라 할 수 있는데요. 극적구조를 3부분, 4부분, 5부분으로 구조화시킨 것을 3막 구조, 4막 구조, 5막 구조라고 합니다. 슬슬 머리가 복잡해지려고 하시죠? 걱정하지 마세요. 더 깊이 들어가지 않겠습니다. 작가의 입장에서 꼭 필요한 부분만 간략하게 말씀드릴게요. 극적구조를 수학공식처럼 활용해서 보다 쉽게 스토리를 쓸 수 있는 방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 3막 구조     


    이야기 한 편을 큰 덩어리로 봤을 때 3부분으로 나눠 구조화 시킨 것입니다. 처음, 중간, 끝. 이렇게 3부분으로 나눈 걸 3막 구조라고 하는데요. 다음의 표에 정리된 것처럼 처음은 설정, 중간은 진행, 끝은 해결에 관한 내용으로 쓰면 됩니다. 

    만약 ‘산골 소년이 소원을 이뤄주는 구슬을 찾아다니는 이야기’를 쓰려고 한다면 아래의 표처럼 적용합니다. 

    이렇게 적용한 내용을 스토리로 풀어 쓰면 이렇게 됩니다.      


    어느 날, 소원을 이뤄주는 구슬이 있다는 걸 알게 된 산골소년. 자신의 소원을 이루고 싶은 산골소년은 구슬이 갖고 싶어 모험을 떠난다. 소원을 이뤄주는 구슬을 찾기 위해 전국을 떠돌아다니는 산골소년. 결국, 소원을 이뤄주는 구슬을 발견하고 자신의 소원을 이룬다. 


    어때요? 이해가 되시나요? 만약 위의 내용으로 총 3화의 웹툰 스토리를 쓴다면 1화에서는 설정, 2화에서는 진행, 3화에서는 해결을 보여주시면 됩니다. 같은 내용으로 총 10화의 웹툰 스토리를 쓴다면, 처음 부분에 해당하는 1~2화에서는 산골소년이 소원을 이뤄주는 구슬에 대해 알게 되는 에피소드와 자신의 소원을 밝히고 그 소원을 이루기 위해 집을 떠나는 내용으로 꾸며주신 후, 중간에 해당하는 3~8화에서는 산골소년이 소원을 이뤄주는 구슬을 찾기 위해 서울, 대전, 강원, 광주, 부산, 제주를 떠돌아다니는 내용으로 쓰시고, 마지막으로 끝에 해당하는 9~10화에서는 소원을 이뤄주는 구슬을 어디서 발견했으며, 어떻게 얻는지 그리고 드디어 산골소년의 소원이 이뤄지는 걸 보여주면 됩니다. 

    물론 처음, 중간, 끝의 회차 배정은 작가의 의도에 따라 다르게 배정할 수 있겠지만, 대부분 도입부와 엔딩은 1~2화 정도로 짧게 끝내는 것이 좋습니다. 이 부분은 뒤에서 다시 구체적으로 다루겠습니다.   

   

    자 그럼 이제 여러분의 웹툰 스토리를 3막 구조에 적용해보겠습니다. 일단 삼하원칙에 맞춰 내가 쓰려는 웹툰 스토리의 로그라인을 적어보세요. 그리고 그 내용에 맞게 설정, 진행, 끝을 아래의 빈칸에 적으시면 됩니다. 너무 구체적으로 적으려고 고민하지 마시고 간단하게 한 두 줄로 적어보세요.      


⦁로그라인 : 

⦁처음 : 

⦁중간 : 

⦁끝 :     


잘하셨습니다. 그럼 이제 방금 3막 구조로 적었던 내 웹툰 스토리를 조금 더 발전시켜보겠습니다.       


◎ 4막 구조     

    

    4막 구조는 이야기 한 편을 ‘기, 승, 전, 결’ 이렇게 네 부분으로 나눈 것입니다. ‘기’에서는 문제를 제기하고, ‘승’에서는 문제를 전개하고, ‘전’에서는 문제를 전환하며, ‘결’에서는 문제를 해결한다. 라고 대부분의 이론서에 설명되어 있습니다. 제가 작가 지망생 시절, 이 부분을 읽으면서 도대체 무슨 소리인지 쉽게 이해가 되질 않았습니다. 여러분은 어떠셨나요? 

    그래서 저는 조금 간단하게 바꿔봤습니다. 4막 구조는 3막 구조의 처음에 해당하는 ‘설정’과 중간에 해당하는 ‘진행’ 사이에 ‘좌절’이라는 과정을 하나 더 집어넣어 구체화 시킨 거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3막 구조에서 예로 들었던 ‘산골 소년이 소원을 이뤄주는 구슬을 찾아다니는 이야기’에 대입해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어때요? 간단하죠? 좀 더 구체적인 스토리로 풀어본다면 이렇게 됩니다.       


    (기) 어느 날, 소원을 이뤄주는 구슬이 있다는 걸 알게 된 산골소년. 자신의 소원을 이루고 싶은 산골소년은 구슬이 갖고 싶다. (승) 구슬을 찾아나서는 산골소년. 하지만 소원을 이뤄주는 구슬은 다섯 개의 힌트를 모아야 찾을 수 있다. 힌트의 위치를 몰라 좌절하는 산골소년. (전)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원을 이뤄주는 구슬을 찾기 위해 전국을 떠돌아다니고 결국 다섯 개의 힌트를 다 모은다. (결) 소원을 이뤄주는 구슬을 발견하고 자신의 소원을 이루는 산골소년.         


이해하셨죠? 이번에는 자신의 스토리를 4막 구조에 맞춰 정리해봅시다. 앞에서 작성했던 3막 구조에 좌절 부분을 추가하시면 됩니다.       


⦁ 기 : 

⦁ 승 : 

⦁ 전 : 

⦁ 결 :     


◎ 5막 구조


    5막 구조는 ‘발단, 전개, 위기, 절정, 결말’로 구분되어 있습니다. 용어는 신경 쓰지 맙시다. 그냥 4막 구조의 ‘승’과 ‘전’ 사이에 ‘희망 발견’이란 과정을 하나 더 삽입했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4막 구조에서 정리했던 ‘산골 소년이 소원을 이뤄주는 구슬을 찾아다니는 이야기’에 대입해보겠습니다.

    한 번 더 구체적인 스토리로 풀어볼까요?      


    (발단) 어느 날, 소원을 이뤄주는 구슬이 있다는 걸 알게 된 산골소년. 자신의 소원을 이루고 싶은 산골소년은 구슬이 갖고 싶다. (전개) 구슬을 찾아나서는 산골소년. 하지만 소원을 이뤄주는 구슬은 다섯 개의 힌트를 모아야 찾을 수 있다. 힌트의 위치를 몰라 좌절하는 산골소년. (위기) 수소문 끝에 힌트의 위치가 적혀 있는 지도를 입수한다. (절정) 지도를 보며 소원을 이뤄주는 구슬을 찾기 위해 전국을 떠돌아다닌다. (결말) 결국, 소원을 이뤄주는 구슬을 발견하고 자신의 소원을 이룬다.        


    어때요? 이렇게 한 단계씩 과정을 추가하며 자신의 스토리를 발전시키면 웹툰 스토리 쓰기가 훨씬 쉬워질 겁니다. 그럼 5막 구조에 맞춰 자신의 스토리를 정리해볼까요?      


⦁ 발단 : 

⦁ 전개 :

⦁ 위기 :

⦁ 절정 :

⦁ 결말 :     


    결국 스토리의 구조는 처음과 끝을 제외한 중간 부분을 어떻게 하면 흥미롭게 진행시킬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입니다. 작가의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건 첫째도 둘째도 흥미입니다. 첫 부분에서 소비자에게 흥미를 불러일으켜야 하고, 중간 부분에서는 흥미를 유지시켜야 하며, 끝 부분에서는 흥미를 시원하게 해소시켜줘야 합니다.

    극적구조는 독자의 흥미를 끌 수 있는 방법의 연구 끝에 나온 결과물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꼭 극적구조에 맞춰 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이렇게 했더니 대부분의 독자들이 재미있어 하더라는 결과물일 뿐입니다. 자신의 독창적인 방법이 있다면, 독자가 재미있어하는 나만의 구조가 있다면 그 방법대로 쓰세요. 하지만 그런 방법이 없다면 위에서 제시된 극적 구조에 맞춰서 정리해보시기 바랍니다.   

이전 18화 딱 한 사람만 빼야한다면?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