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런을 위하여
누가 뭐래도 굵고 짧게 살다 갈 것이라 자기 최면을 걸며 살았다. 당장 죽어도 아쉬울 것 없다고 생각했고 어느 날엔가는 잠에 들며 다음날 눈을 뜨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빈 날도 여러 밤이었다.
그렇게 삶에 대해 염세적인 태도를 버리지 못했던 스스로가 달라졌음을 느낀 건 건강을 챙기기 시작하는 나 자신을 발견하면서부터였다. 매일 아침, 식사 대신 색색의 영양제를 입 속에 털어 넣기 시작한 것이다. 내일을 생각하지 않고 사치를 부리던 버릇이 없어진 것도 스스로가 변화했다고 생각하는 부분이다. 가계부를 빠짐없이 쓴 지 벌써 1년이 되어가는 것 또한 뿌듯한 포인트다.
그렇게 오늘만이 아닌 내일 또한 생각하게 된 나에게 일과 직업에 대한 스스로의 태도는 최근까지 늘 고민이었다. 과거의 나는 미친 듯이 달리기만 했다. 일에 관해서는 늘 심각했고 지나치게 힘을 주기만 했다. 열심히 하면 누군가는 알아주지 않겠냐는 생각으로 인정만 갈구했다. 많은 이들이 부르짖는 워라밸(work-life balance)에는 관심도 없었다.
요즘 들어 워라밸에 대한 생각이 많아진다. 어쩌면 내가 이해한 워라밸과 진짜 워라밸은 다른 의미가 아니었을까, 하는 깨달음이다. 내가 생각하는 워라밸은 흔히 말하는 '칼퇴'와 '쉬운 일'이 혼재하는 열정과는 거리가 먼 의미였다.
하지만 진정한 의미의 업무와 일상의 균형은 내가 생각한 것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열정적으로 일하되 퇴근 후에는 일을 내 삶에서 분리시키는 것, 무엇보다 일터에서의 나보다 집에서의 나를 사랑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진정한 워라밸을 성취하기란 아직도 어렵다. 아직 일이 익숙지 않아 주말에도 노트북을 켜고 밀린 일을 처리하기 일쑤다. 하지만 최소한 이제는 워라밸에 목숨 걸 때만이라는 것은 알겠다. 일을 누구보다 사랑하는 내가 오래 일하기 위해, 또 롱런하기 위해서 워라밸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