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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살랑 Apr 18. 2021

하릴없이, 카페투어

우연히 방문한 화양동 카페 [우물 ; woomool]


큰 기대를 가지고 방문한 곳은 아니었다. 비가 많이 온다고 하기에는 애매하고 그렇다고 선뜻 우산을 접기에는 찝찝한 그저 그런 일요일 오후였다. 나와 친구는 건대입구를 벗어나 화양동 뒷골목을 걷던 중이었다. 최근이직한 친구의 파란만장한 회사스토리를 성심성의껏 들어주고 싶었지만 마음과는 다르게 얇은 옷차림에 몸이 으슬해져왔다. 어디라도 들어가서 얘기하자, 그렇게 친구를 잡아 끈 카페가 '우물'이었다.



비오는 날, 자석처럼 이끌려간 카페 우물



사실 커피맛은 잘 기억나지 않는다. 산미가 어떻고 로스팅이 어떻고 커피맛에는 둔감해 

늘 시원한 아메리카노만 고집하는지라 맛을 꾸며내어 적고싶지는 않다.



카페의 분위기와 꼭 들어맞는 볼드한 느낌의 코스터



다만, 할수만 있다면 화양동이 아닌 내 동네로 옮겨오고 싶을만큼 편안한 카페였다.

사장님의 고상한 음악취향과 편안한 배려가 그러했고

유리창에 몽글몽글 맺혀있는 빗방울이 주는 그날의 분위기가 그러했다.


때로는 별 목적없이, 기대없이 방문한 장소에서 뜻밖의 추억과 안락을 얻는다. 

그리고 이런것을 우리는 '행운'이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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