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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살랑 Aug 18. 2020

누구나 갈증은 있으니까

라네즈의 몰입형 디지털 아트 전시회 LIFE OASIS(라이프 오아시스)

갈증은 우리를 빛나게 하니까, LIFE OASIS(라이프 오아시스)


성수가 재조명되기 시작한 것은 과천시로 이전한 경마장 부지에 서울숲이 들어서면서부터였다. 많은 셀럽이 거주하고 있기로 유명한 고층의 주상복합 아파트들을 비롯해 각종 문화시설이 생겨나기 시작한 것도 서울숲이 완공된 이후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한강 생활권이라는 장점과 강남과 인접하면서도 쾌적한 주거환경은 성수가 가진 가장 매력적인 장점이다.


성수가 매력적인 이유는 하나 더 있다. 바로 젊은이들의 '힙플레이스'로 기능하고 있다는 것이다. 남들과는 다른 것, 특별한 것을 추구하는 요즘 젊은이들과 성수의 독특한 감성이 맞아떨어진 것이다. 그런 까닭에 몇 년 전부터 성수역 근방에는 공장과 주택을 개조한 카페와 맛집들이 하나둘씩 생겨나기 시작했다. 성수를 걷다 보면 도무지 긴장을 놓칠 수 없다. 키치한 감성을 주 콘셉트로 하는 카페를 멍하니 바라보다 모퉁이를 돌면 그와는 어울리지 않는

모던한 분위기의 음식점이 갑자기 등장하기

때문이다.


성수는 브랜드에서 가장 주목하고 있는 장소로도 유명하다. 지난봄, 나의 브런치 채널에서 다뤘던 시몬스의 하드웨어 스토어부터 시작해 현재는 성수의 복합 문화공간 할아버지 공장에서 빙그레의 바나나우유 단지 세탁소가 운영되고 있다. 코로나 19 이전에는 지금과는 비교할 수 없는 브랜드들의 러브콜을 받았을 것이 분명하다.


주말 저녁의 서울숲 근방 거리


욕심부리지 않은 라네즈의 새로운 도전, 전시는 오로지 전시로


그런 의미에서 라네즈의 몰입형 디지털 아트 전시회 LIFE OASIS(라이프 오아시스)에 거는 기대는 누구보다 컸다. 첫째로, 단순한 팝업 스토어가 아닌 전시의 목적으로 진행된 행사였기 때문이다. 브랜드의 팝업 행사에 방문하다 보면 기대보다는 실망이 클 때가 많다. 브랜드를 홍보하는 것이 1차적인 목적이다 보니 때로는 과한 프로모션에 피로감이 오기 때문이다. 라이프 오아시스의 공식 인스타그램 @laneige_art를 방문하면 알겠지만 라네즈라는 브랜드와 제품보다는 전시 공간에 철저히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실제로 전시를 보는 와중에도 제품의 노출이 거의 없어 몰입감 있는 전시를 즐길 수 있었다.

 

라네즈 디지털 전시회 LIFEOASIS의 공식 인스타그램



둘째로, 라이프 오아시스는 콘셉트가 무엇보다 확실하다. 누구나의 삶에 자리한 근본적인 갈증의 모습과 그 경계를 허무는 과정, 그리고 궁극적인 오아시스에 도달하는 과정을 다루고 있다. 하지만 그 갈증은 우리에게 고통이 아닌 스스로가 나아갈 수 있는 원동력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며 지친 청춘에게 힘을 준다. 뜬금없는 서사가 전개되지 않는다는 것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마지막으로 디지털 몰입형 전시회라는 새로운 형식의 전시 방식이었다. 실제로 관람하는 도중 눈과 귀가 매우 즐거웠다. 사막처럼 실제 모래가 조성된 공간에서 맨발로 모래를 밟으며 나만의 오아시스를 찾아가는 과정이나 파도가 눈 앞으로 쏟아지는 등의 현란한 디지털 아트에 전시가 지루할 틈이 없었다. 코스메틱 브랜드에서 주최하는 행사다 보니 남성보다는 여성의 비율이 절대적으로 우세했지만 여성뿐 아니라 남성들도 재밌게 즐길 수 있는 전시라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나의 일행은 사막의 오아시스를 찾기 위해 열정적으로 땅을 파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렇게 열정적인 모습은 그에게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모습이 아니다.

실제로 그는 아이처럼 설레 하곤 했다.


 


코로나 이슈에도 귀감이 될 브랜드의 용기 있는 도전


내가 방문한 날은 공교롭게도 수도권의 한 교회 발 대규모 감염이 언론을 통해 대서특필되기 시작한 날이었다. 생각보다 큰 규모의 전시회장을 보는 순간 기대감보다는 한숨이 새어 나왔다. 셀 수 없는 수많은 이들의 노력이 빛바랠까 걱정되서였다. 담당자들의 걱정과 고뇌가 보이지 않아도 느껴졌다. 하지만 비록 악재가 있었어도 현장 분위기는 좋았다. 무엇보다 만족스러웠던 것은 감염 및 방역에 대한 걱정을 할 필요가 없을 만큼 철저한 주최 측의 노력이었다.


마스크 착용은 당연했고 비치된 일회용 위생장갑을 필수로 착용한 후 입장해야 했다. 모든 스태프들이 동선에 최적화되어 진행에 막힘없는 부분 또한 인상적이었다.


아쉬움은 있었다


그럼에도 조금의 아쉬움은 있었다. 현장의 음향이 큰 탓에 섹션마다 전시의 콘셉트를 소개해주는

진행요원들의 목소리가 거의 들리지 않았다. 일례로, 작년 DDP에서 열렸던 주얼리 브랜드 티파니의 전시는 행사가 시작하기 전 내레이터의 해설이

명확하고 호소력 있어 브랜드의 전시를 감상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던 터였다.


또한, LIFE OASIS에서 라네즈를 찾기 어려웠던 것 또한 아쉬운 점으로 남았다.

특히, 마지막 퇴장할 때 나눠준 라네즈의 샘플과 생수는 아무런 설명 없이 방문객에게 전달되었다.

샘플을 담은 패키지가 라운드 박스가 아닌 샘플이 훤히 들여다 보이는 박스였다면,

진행요원의 멘트에 라네즈의 제품을 소개하는

문장이 곁들여졌다면

고객들이 한 번이라도 라네즈를 생각할 수 있지

않았을까.


다시 시작된 코로나 전쟁, 그럼에도 오아시스는 있다


K-방역으로 전 세계의 찬사를 받았던 한국의 코로나가 특정 집단의 오만으로 새 국면을 맞았다.

수많은 감염자를 내고 있는 수도권의 한 교회 발

코로나 집단감염 현상.

우리는 다시 한번 새로운 전쟁을 치러내야만 한다.

그리고, 우리가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는

LIFE OASIS의 전시 속에 그 답이 있다.


사막이라는 공간에서 끝없이 펼쳐진 모래 위를 걸어가는 사막 여행자가 그 여정을 끝마칠 수 있는 이유는 바로 언젠가 그가 도달하게 될 오아시스 때문일 것이다.


우리가 지치지만 뒤로 물러날 수 없는 이유 또한 바이러스를 극복하고 언젠가 다시 찾게 될 일상에

대한 염원 때문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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