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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현서 Sep 18. 2022

땅, 산맥, 강 그리고 기후

 중남미는 남북으로는 북위 30도와 남위 60도 동서로는 동경 12도와 서경 35도 구간에 위치해 있는 19,197천 평방킬로미터의 광대한 대륙으로 매우 다양한 자연지리 환경을 가지고 있다.

 

 지형은 남북 7,000 킬로미터의 안데스 산악지대, 6개의 고원, 총길이 1,000 킬로미터가 넘는 세계에서 가장 건조하다는 아타카마(Atacama) 사막, 700만 평방킬로미터의 아마존 열대우림, 75만 평방킬로미터의 비옥한 팜파스, 긴 브라질 해안지대, 칠레 중부 계곡, 카리브해 도서, 중미 카리브 해안지대, 오리노코(Orinoco) 평원, 65만 평방킬로미터의 건조한 아열대 차코 평원(Gran Chaco), 브라질의 새로운 곡창지대 마토 그로소(Matto Grosso), 일백만 평방킬로미터가 넘는 파타고니아(Patagonia) 고원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산맥, 고원, 굽이치는 고지들 모두 중남미 자연환경을 구성하는 대표적인 모습 들이다. 멕시코는 국토의 80~90%가 산악지형이다. 중북부에 중앙고원(Mesa Central)과 북부 고원(Mesa del Norte)으로 이루어진 멕시코 평원(Mexican Plateau)이 있고 그 주변부를 오리엔탈(Sierra Madre Oriental) 산맥과 옥시덴탈(Sierra Madre Oriental) 산맥이 감싸고 있다. 남부는 마드레 델 술(Sierra Madre del Sur) 산맥과 오하카(Sierra de Oaxaca) 산맥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중미지역도 화산을 포함하고 있는 마드레(Sierra Madre) 산맥과 코르디에라 이사벨라(Cordillera Isabela) 산맥 등 산악지대와 고원 분지를 포함한 특징적인 지리 환경이다.


 카리브해의 도미니카공화국과 푸에르토리코, 쿠바에도 산악지대가 발달되어 있다. 도미니카공화국 중부에는 3,098미터의 피코 두아르테(Pico Duarte) 산이 있고 푸에르토리코도 1,300미터의 산악지대가 무역풍이 불어오는 방향에 위치하여 섬의 기후와 강수에 영향을 주고 있다. 쿠바는 대체적으로 평지로 이루어졌지만 동부에 마에스트라(Sierra Maestra) 산맥이 자리하고 있다.


 남미는 멕시코, 중미와 같이 대부분 산악지형으로 이루어져 있지는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데스 산맥과 함께 알티플라노(Altiplano), 브라질 고원(Brazilian Highlands), 가이아나 고원(Guayana Highlands) 등 고원지대가 넓게 차지하고 있어 지역 전체의 기후와 자연지리 환경에 영향을 주고 있다.


 안데스 산맥은 3,000~4,000 미터의 높이로 북위 10도선에 위치한 베네수엘라 카리브 해안을 따라 서쪽으로 뻗은 뒤 콜롬비아에서 남하하여 남위 50도선 까지 길게 굽이쳐 뻗어있다. 따라서 베네수엘라, 콜롬비아, 에콰도르, 페루, 볼리비아, 칠레의 많은 영토가 안데스 산맥 지대에 속해있고 아르헨티나 영토도 일부분 여기에 포함되어 있다.


 안데스 산맥은 남북으로 길게 뻗어있기 때문에 위도 상 열대기후 지대라고 하더라도 6,000 미터가 넘는 정상이 많기 때문에 산정에는 만년설과 빙하가 형성되어 있다.


 브라질 고원은 남위 5도에서 30도까지 대서양 해변을 따라 남쪽으로 길게 이어지면서 대서양 해안으로부터 서쪽으로 내륙 1,000~1,500 킬로미터까지 넓게 펼쳐있다. 따라서 브라질 남동부 대부분이 이 지역에 포함되어 있다. 브라질 고원은 1억 년 전 형성된 안데스 산맥보다 훨씬 앞선 3억 년 전에 형성되었다. 그동안 토양침식이 크게 진행되었는데 현재 3,000 미터를 넘는 고지도 있지만 대부분 지역은 1,500 미터 정도의 고도를 가지고 있다.


 가이아나 고원은 북위 7도와 적도 사이에서 대서양 쪽에 위치한 고원으로 대부분은 베네수엘라 영토이다. 다만 동쪽 일부 지역을 브라질, 가이아나, 수리남이 나누어 가지고 있다. 3,000미터 고지도 있으나 평균 고도는 500~1,500 미터이다.


 중남미의 지역별 기후는 기본적으로 위도와 풍향 그리고 기압골 등으로 형성되지만 앞서 언급한 산악지대의 다양한 형태가  양상을 변화시키고 조정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특히 열대기후 지역에서 뚜렷하다.


산악지대에서는 그 경사방향(aspects)과 고도(altitude)가 기후에 영향을 주고 있다.


 강 시스템은 중남미 3대 강인 아마존(Amazon, 6,679 Km) 강, 파라나(Parana, 4,880 Km) 강, 오리노코(Orinoco, 2,140Km) 강이 안데스 산맥과 아마존 고원지대에서 발원해 흐르는 많은 지류로부터 물을 받아 대서양과 카리브 해로 흐른다. 이 과정에서 이 강들은 독특한 자연 및 인문지리 환경을 만들어 내고 있다.


 세계 최대 수량을 자랑하고 있는 아마존 강은 페루 남부 안데스 빙하지대에서 발원하여 많은 지류와 연결되며 대서양으로 흐르고 있다. 대서양에서 아마존 강을 따라 페루 내륙의 이키토스(Iquitos) 항구까지는 선박 항해가 가능하다. 이 여정에 형성되어 있는 강 주변부의 마을과 도시에서는 다양한 산업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다.


 베네수엘라의 오리노코 평원을 가로질러 흐르는 오리노코 강은 우기에는 범람하지만 건기에는 강 수위가 매우 낮아지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이 강은 대서양으로 흘러나가기 전에 하구에 넓은 삼각주를 만들었으며 강이 흐르는 오리노코 평원은 세계 최대 석유 매장지이다.


 파라나 강은 중남미에서 아마존 강에 이어 두 번째로 긴 강으로 브라질 고원에서 발원해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파라과이를 통과하여 하구에서 라플라타 강과 만난 후 대서양으로 흘러들어 간다. 파라나 강물은 많은 침적토를 함유하고 있어 진흙 언덕을 형성하기 때문에 대서양에서 파라과이 아순시온(Asunción)까지만 항해가 가능하다.


 태평양과 카리브에 형성되어 있는 판구조 지형은 화산과 지진을 일으키는 중요한 자연지리 환경이다. 나즈카 판(Nazca Plate)과 남미 판(South American Plate)이 만나는 페루-칠레 해구 섭입대(Peru-Chile Trench SubductionZone), 코코 판(Cocos Plate)과 카리브 판(Caribbean Plate)이 충돌하는 중미 해구 섭입대(Middle America Trench Subduction Zone), 카리브 판과 북미 판(North American Plate)이 만나는 곳에 형성된 푸에르토리코 해구 섭입대(Puerto Rico Subduction Zone)가 주변지역에 지진과 화산 폭발을 일으키고 있다.


 중남미 대륙은 북위 30도와 남위 60도 사이에 위치하기 때문에 온대, 열대, 냉대 등 다양한 기후 분포를 가지고 있다. 역내 주요 지역이 위치하고 있는 북회귀선(북위 23.5도, 하지선)과 남회귀선(남위 23.5도, 동지선) 사이는 열대기후이고 남회귀선을 넘어가면서 온대기후를 보이다가 남쪽으로 더 내려가면 한대 기후로 변한다.


 그러나 이러한 기후 분포는 주변의 해류, 기류, 고도의 영향으로 다시 조정을 받게 된다. 이 결과 조금 더 세부적으로 열대우림기후, 열대 계절풍 기후, 사바나 기후, 사막기후, 온대 계절풍 기후, 지중해성 기후, 냉대 습윤 기후, 냉대 건조기후, 저위도 고산 기후, 중위도 고산 기후 등 다양한 기후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안데스 산악지대는 위도 상 베네수엘라, 콜롬비아에서 에콰도르, 페루, 볼리비아, 칠레 북부까지 열대기후이고 칠레 중부지역은 온대기후 그리고 남위 40도를 넘어서면서 냉대 기후대에 속한다. 그러나 실제는 안데스 산맥에 의해 형성된 고도, 태평양 연안을 따라 흐르는 한류와 난류, 대서양에서 불어오는 무역풍 등의 영향으로 지역별로 다양하게 기후가 형성되고 있다. 이에 따라 농작물을 포함한 동식물의 분포도 위도와 고도에 따라 매우 큰 차이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안데스 산맥을 중심으로 중북부 태평양 연안 지역의 강수량은 매우 적다. 이는 대서양의 습한 무역풍이 안데스 산맥에 의해 차단되고 동시에 건조한 태평양 고기압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이와 반대로 동부 지대는 대서양에서 불어오는 습한 무역풍이 안데스 산맥과 부딪치면서 비를 만들어 강수량이 풍부하다. 그러나 안데스 산맥 남부로 내려가면 다시 기류가 변하여 그 반대 현상이 나타난다.


 안데스 산맥 동쪽의 기후도 매우 다양하다. 야노(llano)라고 불리는 베네수엘라의 광활한 오리노코(Orinoco) 열대 초원은 우기(4월~10월)와 건기(11월~3월) 별로 기후와 강수의 양상이 크게 다르다. 우기에는 강이 범람하고 수풀이 무성하지만 건기에는 물이 말라 황량한 초원으로 변한다.


 아마존 열대우림은 연중 비가 내리며 낮 평균 기온이 31도를 넘는다. 아마존 강과 그 지류에 매우 다양한 동식물 생태계가 형성되어 있다. 아마존 열대우림 남부에 위치한 마토그로소(Matto Grosso) 지역은 아열대 기후의 건기와 우기가 교차하는 지역으로 세계 최대 대두 생산지이다. 브라질 정부는 경제개발을 명분으로 대두 생산 토지확보를 위해 이 지역의 자연숲을 크게 파괴하고 있어 국제적인 비난을 받고 있다.


 차코 평원(Gran Chaco)은 볼리비아 동부에서 파라과이를 가로지르고 아르헨티나 북부까지 이르는 대평원이다. 강수량이 적고 해안으로부터도 멀리 떨어져 있어 덥고 건조한 지역이다. 식물도 케브라(Quebracho)등 건조한 기후에 강한 것만 살아남아있다.


 팜파스(Pampas)는 대서양 연안에서 우루과이와 아르헨티나를 거친 후 안데스 산맥에까지 연결되어 있는 광활한 초원지대이다. 특히 아르헨티나 쪽 팜파스는 안데스 산맥에서 오랫동안 풍화된 결이 고운 황토가 바람에 실려와 형성된 기름진 초원이다. 팜파스는 대서양에 가까울수록 강수량이 많아지고 안데스 산맥과 가까워질수록 건조한 기후를 가지고 있다.


 파타고니아(Patagonia)는 안데스 산맥과 대서양 남부 사이 곤드와나 대륙의 잔재인 바위 블록으로 형성된 고원이다. 태평양 쪽에서 불어오는 습한 바람을 안데스 산맥이 차단하기 때문에 아르헨티나 쪽 파타고니아는 차고 건조한 반면 칠레 쪽 파타고니아는 많은 강수량을 보여주고 있다.


 아타카마(Atacama) 사막은 칠레 북부에서 페루를 거쳐 에콰도르 남부까지 이어지고 있는데 세계에서 가장 건조하고 고도가 높은 사막이다. 태양열이 매우 강해 태양열 발전 대상지역으로 부상하고 있으며 칠레 구리광산이 대부분 이 지역에 위치하고 있다.


 카리브해는 난류가 흐르는 가운데 습한 북동 무역풍의 영향으로 윈드워드(windward) 지역에는 많은 강수량과 함께 열대우림이 조성되어 있다. 그러나 리워드(leeward) 지역은 높은 산악에 막혀 건조하다.

 

 카리브해 대부분의 섬들은 푸에르토리코 해구 섭입대 선상에 위치해 있어 상시적으로 지진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특히 마르티니크, 세인트 킷, 몬세라트, 세인트 빈센트 등은 종종 화산 폭발로 생활환경이 파괴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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