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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현서 Oct 15. 2022

새로운 제국:
중국

 중국-중남미 관계는 명나라 만력제 시대(1563~1620)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이 시기에 일명 해상 실크 로드를 통해 중국은 중남미와 교역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1949년 중화 인민 공화국이 출범한 이후 중국과 중남미 관계는 당시 미국과 대만의 방해와 냉전 시기 중남미 지도자들의 이념적 의심 등으로 교류를 활발하게 할 수 없었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저우언라이 수상은 ‘중국과 중남미 관계는 단계적으로 발전해야 한다. 중국은 중남미에 지나친 요구를 해서는 안 된다’라고 지시했다.  이 지침에 따라 중국은 단계적으로 천천히 관계를 축적해 가는 모델을 운용해왔다.


 이를 시대별로 구분해서 보면 인민 교류단계(1949-1969), 외교관계 수립단계(1970-1977), 평등, 호혜, 협력 개발단계(1978-1992), 전략적 동반자 관계 수립단계(1993-2000), 약진 단계(2000년 이후) 등 크게 다섯 단계로 분류될 수 있다.


 첫째 인민 교류단계는 1949-69년의 시기로 저우언라이 수상의 지침에 따라 1950~1959년 기간 중 중국은 16개에 달하는 문화, 예술, 경제 사절단을 중남미에 파견하였다. 한편 같은 기간 중 중남미 19개 국가에서 약 1,200명의 중남미 인사가 중국을 방문하였다.


 대부분 중남미 국가들은 중국과 교류를 강화하기 위해 비정치 분야에서 문화우호협회 성격의 비정부 기구를 만들어 인민 간 교류를 활성화했다.


 이 시기에 중국은 역내 국가 중 쿠바와 최초 외교관계를 개설했다. 정치적으로는 파나마 운하 주권회복 운동, 핵 없는 중남미 등 반제국주의와 반식민주의 운동을 지원하였다.


 둘째 외교관계 수립단계는 1970-77년의 시기로 이 시기는 중국이 중남미 국가에 대한 정치적 관계를 축적하는 단계이었다.  중국은 1971년 유엔 정회원국 자격과 안보리 상임이사국 지위를 회복하고 이를 기초로 중남미 주요 국가들과 외교관계 수립에 나섰다. 이 시기 마오쩌둥 주석은 ‘제3세계’라는 전략적 개념을 처음으로 도입하였는데 중남미 국가 지도자들도 이 관점에 따라 자국 사정에 맞는 대중국 외교노선을 채택했다.


 이 결과 중국은 1970년대 후반기까지 칠레, 아르헨티나, 멕시코, 브라질, 베네수엘라 등 총 12개 국가와 외교관계를 개설하였고 무역 규모는 미화 30억 불에 달했다. 페루, 자메이카, 가이아나 등에는 무이자 장기 차관을 제공하기도 하였다.


 셋째 평등, 호혜, 협력 개발단계는 1978-92년의 시기이다. 1978년 중국이 개혁개방 정책을 실시하며 중남미 정책은 상당한 변화를 맞이했는데 그 요점은 ‘외교관계 확대와 함께 무역관계를 강화한다’는 것이었다.


 중국은 1985년 ‘평화, 상호 지원, 호혜, 협력 개발’ 등 ‘중국과 중남미 관계 강화 4대 원칙’과 1988년 ‘평화 공존, 자주독립, 평등, 상호 존중, 국내문제 불간섭’ 등 5대 원칙을 발표하고 이 원칙에 기초한 상호 우호관계 발전을 도모하기 시작했다.


 이 결과 1980년대 양 지역 고위급 인사들 간 많은 교차 방문이 이루어졌고 외교관계를 수립한 국가는 17개로 늘어났다. 무역규모도 1992년 290억 불로 성장하였고 17개의 합작 프로젝트 협약이 서명되었다.


 넷째 전략적 동반자 관계 수립단계는 1993-2000년 시기이다. 1990년대는 중국의 개혁개방 정책이 중남미에 큰 영향력을 미친 시기였다. 이 시기 중 30명 이상의 중남미 국가 정상들이 중국을 방문했고 중국 지도자들도 중남미 국가를 방문했다.


 1993년 11월 중국은 브라질과 ‘전략적 호혜 동반자 관계’를 설정하였는데 이는 중국-중남미 관계 발전의 새로운 시발점이 되었다. 1995년 11월 장쩌민 주석은 쿠바 피델 카스트로 의장을 만나 ‘중국 외교정책의 기본자세는 중남미 국가를 포함한 개도국과 연합하고 협력을 강화하는 것이다’라고 말하였다.


 1990년대 말까지 중국은 19개 중남미 국가와 외교관계를 수립하였다. 또한 중국은 리오그룹(Rio Group), 남미공동시장(Mercosur) 등 역내 다자 기구와 관계강화를 도모하였으며 카리브개발은행에도 가입하였다.


 1993~2000년 중 중국과 중남미 무역규모는 두 배 증가했다. 중남미에 대한 투자도 크게 증가했는데 1999년에는 브라질과 인공위성을 공동으로 개발 발사하는 등 과학기술 부문의 협력도 강화되었다.


 다섯째 약진 단계는 2000년 이후 시기로 21세기 들어 중국과 중남미 관계는 새로운 단계로 진입했다. 이 약진의 시기를 맞이한 것은 중국이 과거 50년 넘게 축적해온 관계를 바탕으로 한 것인데 이는 양 지역 간 정치 경제적 이해관계가 서로 맞아떨어진 것에 그 이유가 있다.


 즉 중국의 중남미 일차산품에 대한 수입증가는 중남미 국가들의 교역조건을 개선시켜 중남미 경제가 성장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으며 중국은 중남미 정부뿐만 아니라 인민교류 관계를 크게 증대시키는 기회를 맞이하게 되었다.


 약진 단계에서 중국의 중남미 진출은 몇 가지 특징을 가지고 있다. 우선 중국은 중남미 국가들과 전략적 협력 관계를 만드는데 초점을 두었다. 이에 따라  2001~2008년 중 중국은 베네수엘라, 아르헨티나, 멕시코, 페루와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설정하였다.


 특히 2008년 11월 후진타오 주석의 중남미 방문을 계기로 중국 정부는 ‘중국의 대 중남미 정책 문서’를 통해 ‘중국은 중국-중남미 관계를 전략적인 관점에서 고려하고 있다’라고 발표하고 ‘중국은 중남미 지역과 평등, 호혜, 협력 개발에 기반을 둔 포괄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만들고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한다’는 것을 명확하게 표명했다.


 이 시기 중국은 중남미 진출강화에 몇 가지 특징들을 보여 주고 있다. 우선 중국은 중남미 국가에 대한 지역적 균형을 유지했다. 멕시코, 브라질, 아르헨티나를 중남미 중심 국가, 페루, 베네수엘라, 칠레를 2선 국가로 분류해 전략적 또는 포괄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설정했다. 중미 및 카리브 지역 진출 확대를 위해서는 2007년 5월 코스타리카와 외교관계를 수립하고 장관급 협의체를 만들기도 했다.


  다음 중국은 매우 포괄적 협력관계를 구축했다. 2000년 이후에 중남미에서 90명 이상의 정부 수반, 의회 인사 등이 중국을 방문했으며 중국의 고위층도 20개국 이상의 중남미 국가를 방문했다. 중국 공산당은 중남미 역내 80개 이상의 정당과 당 차원의 관계를 형성했다. 도시 간 자매결연은 102 개에 달했고 10개의 과학기술 협력, 3개의 위성 협력, 교육문화 협력을 체결했다.


 동시에  중국은 중남미 교역을 다양하게 추구했다. 이 시기에 중국은 중남미에서 두 번째로 큰 교역 국가로 부상했고 중남미는 중국의 두 번째 해외투자 대상 지역이 되었다. 이 결과 중국은 중남미 경제성장의 중요한 동력으로 등장하였다. 현재 중국은 칠레, 코스타리카, 페루와 자유무역 협정을 체결하고 금융협력을 통한 관계도 더욱 긴밀하게 했다. 이 시기에 중국의 금융협력은 과거의 무역확대를 위한 양허방식 차관에서 벗어나 자원확보, 인프라 건설 수주를 위한 금융협력이나 통화 스와프 형태로 변화했다.


 또한 중국은 중남미 각국과 양자 간 대화협의체를 만들어 관계를 증진시켰다. 2000년 안데스 공동체와 대화 협의체를 구성하고 카리브 국가들과는 2005년 ‘중국-카리브 경제 무역 협력포럼’을 만들었다. 2007년 4월 브라질과는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더 깊게 하기 위해 중국-브라질 대화협의체를 구성하였다. 2009년에는 멕시코와 제1차 전략적 대화를 개최한 뒤 이어서 2010년 11월 브라질과도 전략적 대화회의를 개최하였다. 또한 카리브개발은행(CDB), 미주개발은행(IDB), 유엔중남미경제위원회(ECLAC)의 정회원국 지위를 확보하여 역내 경제기구와의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그리고 다자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중국은 유엔 개혁, 국제 금융시스템 개혁, WTO 협상, 유엔 기후변화 협상 등에서 중남미 국가들과 공동 보조를 취하고 있다. 유엔 개혁과 관련하여 중국은 멕시코, 브라질, 아르헨티나의 위상을 강화해주기 위하여 이들 국가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2000년대 들어 중국은 중남미 교역 비중에서 유럽 연합을 제치고 미국에 이은 2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중국의 급격한 교역증가는 몇 가지 역풍을 맞이했다.


 첫째는 중남미 경제가 다시 일차산품 경제로 회귀(Re-primarization)하게 된 것이다. 2003년부터 시작된 중국과 주요 국가들의 일차산품 수요증가는 가격상승을 가져왔고 이는 다시 중남미 국가들의 교역조건 개선으로 이어졌다.


 이 결과 역내 국가들의 경제는 크게 개선되었지만 국가 경제에서 일차산품의 비중이 커지자 우려감이 일었다. 특히 중국을 과거 미국과 서방 국가들에 이어 새롭게 등장한 자원수탈 제국주의 국가라는 분위기가 조성되기 시작했다.


 둘째 중국의 중남미 공산품 수출확대는 역내 제조업을 위협하였고 세계 및 역내 시장에서도 경쟁력이 저하되자 중남미 제조업의 중국에 대한 저항감이 커졌다.


 셋째 2010년 이후 중국이 자원과 인프라에 대한 투자를 늘리며 야기한 환경파괴와 함께 현지 지역공동체와의 충돌이 증가하며 중국에 대한 반감이 크게 증가했다. 이러한 상황 발생은 중국이 그동안 추진해 온 중남미 진출 정책에 대한 평가 필요성을 불러 일으켰다. 더구나 역내 정부와 시민들의 반중 정서는 중국이 추진하고 있는 일대일로 정책을 중남미에서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 반드시 해결해야 할 도전 과제가 되었다.


 이를 의식한 중국 정부는 2015년 1월 7~8일 베이징에서 제1차 중국-라틴 아메리카·카리브 국가공동체 장관급 포럼을 개최하고 양 지역 간 중기적 협력 발전방안을 논의한 뒤 베이징 선언을 채택했다.


 중국은 라틴 아메리카·카리브 국가공동체를 매개로 역내 개별 국가들과 장관급 포럼을 제도화하고 협력선언의 채택을 통해 국가 이미지와 위상을 재설정하는 기회를 마련할 수 있게 되었다. 이 포럼은 장관급 협의체, 개별 국가 조정관 협의체, 외교장관 대화협의체, 각종 하위 포럼 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를 통해 정치, 경제, 외교, 과학, 교육, 문화 등 모든 부문에서 방대하고 공격적인 우호관계를 증진하고 있다.


 중국-라틴 아메리카·카리브 국가공동체 제2차 장관급 회의는 2018년 1월 22일 칠레 산티아고에서 열렸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이 회의에서 ‘양 지역 간 광범위한 협력관계를 새로운 단계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2015년 1월 7~8일 베이징에서 제1차 중국-라틴 아메리카·카리브 국가공동체 장관급 포럼에서 참가 국가들은 2015~19년 중국-라틴 아메리카·카리브 국가 협력계획을 채택했다.


 이 협력계획은 정책과 안전, 국제문제, 무역 투자 금융, 중국-중남미 비즈니스 서밋 운영지원, 인프라와 수송, 에너지와 자원, 농업, 산업, 과학기술, 항공우주, 교육 및 인적자원 훈련, 문화 스포츠, 언론, 미디어, 출판, 관광, 환경보호, 재난위험 관리 및 축소, 빈곤퇴치와 보건, 국민 의 증진, 계획이행 등 총 14개 부문에서 양 지역 간 협력의 내용을 정하고 있다.


 이 협정에서 알 수 있는 것은 중국의 세계화 전략에서 중국의 중남미에 대한 관심은 그 폭이 매우 넓고 깊으며 중장기 비전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무역 투자 및 금융 부문에서는 향후 10년 동안 양 지역 간 교역은 5,000억 불, 누적 기준 투자는 2,500억 불로 그 규모를 확대한다는 목표를 제시하였으며 구체적 실행 방안으로 ‘1+3+6 프로그램’을 마련하였다.


 여기에서‘1’은 중국-라틴 아메리카·카리브 국가공동체 협력 프로그램을 의미하고 ‘3’은 이를 실현하기 위한 동력으로 무역, 투자, 금융 협력을 뜻한다. ‘6’은 중국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협력 분야를 의미하며 에너지와 자원, 인프라 건설, 농업, 제조업, 과학 및 기술 혁신, 정보 기술 등을 말하고 있다.


 유엔중남미경제위원회(ECLAC)는 중국의 중남미 이니셔티브에 대해서 우호적으로 평가하며 무역 투자 및 금융 협력을 충실하게 이행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또한 역내 국가 정부가 중국과 연관된 경제개발 협력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실행하도록 독려하고 있다.

       

 일대일로(OBOR: One Belt, One Road) 프로젝트는 2013년 시진핑 주석이 처음 발표한 중국의 글로벌 개발 전략이며 외교정책이다. 세계 70여 개 국가가 이 프로젝트의 인프라 개발투자에 연관되어 있다.


 일대일로 이니셔티브는 중남미에 상대적으로 늦게 인지되었다. 2018년 1월 22일 칠레 산티아고에서 열린 중국-라틴 아메리카·카리브 국가공동체 제2차 장관급 회의에서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일대일로 이니셔티브가 중국과 라틴 아메리카·카리브 국가 간 포괄적 협력 동반자 관계에 활력을 주고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줄 것’이라고 주장하며 중남미 국가의 적극적 참여를 독려했다.


 그러나 2013년 일대일로 프로젝트가 시작된 이후 말레이시아, 스리랑카, 파키스탄, 아프리카와 중앙아시아 국가에서 발생하고 있는 부작용과 부패사건을 인지하고 있는 중남미 국가들의 입장은 다소 절제되어 있다.


 일대일로 이니셔티브 이슈 이전부터 투자와 차관으로 중국과 관계가 강화된 베네수엘라, 볼리비아, 에콰도르 등 남미 국가와 중미 카리브의 작은 국가들은 일대일로 이니셔티브에 대체적으로 우호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지만 멕시코, 브라질, 아르헨티나, 페루 등은 유보적 입장을 가지고 있다.


 중국의 관심은 중남미에서 생산되어 수입하고 있는 광물과 에너지 자원 그리고 식량 자원의 신속하고 저렴한 수송에 있다. 중남미는 대서양과 태평양을 양쪽에 두고 있는 대륙으로 중국의 일대일로 이니셔티브 프로젝트 추진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해상 운송로를 구성하고 있다. 따라서 해상 운송로 구성에 대한 논의는 일대일로 이니셔티브가 공식적으로 추진되기 이전부터 관련된 중미와 남미 국가에서 인프라 개발 프로젝트의 이름으로 이루어졌다.


 페루와 브라질이 연계된 태평양-대서양 횡단철도(Bi-Oceanic Railway) 건설, 니카라과 운하 건설, 브라질 텔레 피레스 댐(Tele Pires Dam) 건설, 칠레의 중국과 칠레를 잇는 환태평양 광케이블 망 건설, 아르헨티나의 벨그라노-카르가스 철도(Belgrano-Cargas Railway) 궤도 갱신 프로젝트 등이 그 것들이다.


  그러나 중남미 국가들은 스페인 식민 시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서구와 미국으로부터 다양한 형태로 제국주의적 프로젝트를 경험했기 때문에 중국의 인프라 개발 프로젝트에 대해서도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이 부문은 중국이 극복해야 할 중요한 도전 과제이다.


 역사적으로 볼 때 중남미는 미국의 ‘뒷마당’으로 불릴 정도로 미국의 정치 외교 경제적 영향력이 강한 지역이었지만 냉전이 종식되며 미국의 대외정책 관심 지역이 유라시아 지역으로 옮겨졌다. 특히 911 사태 이후 이러한 경향은 더욱 강해졌다.


 중국은 이 기회를 적절하게 활용하여 2000년대부터 중남미 진출을 강화해 왔는데 이제는 미국의 독점적 지위를 턱 밑에서 위협하는 수준까지 이르렀다. 미국도 중국의 도전에 대응하기 위하여 오바마 행정부 시기에 중남미 대외정책에 변화를 주었지만 큰 성과를 보지 못했다.


 여기에 트럼프 행정부의 중남미 정책이 과거 행정부보다 더 비우호적으로 변하자 역내 국가들은 미국에 실망하고 앞으로 미국을 의식하지 않고 독자적인 대외정책을 취할 수 있는 명분을 갖게 되었다. 구체적으로는 미국을 대체할 수 있는 국가로 중국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 국가들과 관계를 증진할 수 있는 공간이 확보되었다.


 한편 중국은 중남미와 역사적으로 매우 긴 우의를 가지고 있으며 같은 개도국으로 경제개발을 성취하기 위한 공동 목표가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은 중남미 국가들에게 부족한 에너지, 전력, 교통, 교육 등 인프라 확충에 투자와 금융 협력을 하였다. 특히 중국이 영향력을 크게 확대하던 시기가 역내 좌파 정권이 세력을 크게 확산하고 있던 때와 일치하고 있다는 것은 주목할 만하다.


 중국과 미국이 중남미에서 대치하고 있는 상황을 경제적 관점에서 보면 미국식 시장주도 경제개발과 중국식 국가주도 경제개발이 맞서고 있는 형국이다. 20세기 말 미국 주도 신자유주의 경제정책의 폐해를 경험한 중남미 국가들에서 국가주도 경제개발의 최근 성공 사례인 중국의 등장과 영향력 확대는 미국 주도 경제정책에 대한 반동으로도 읽혀지고 있다.


 중국의 2008~16년 국가 정책서(China Policy Paper)에서 일관성 있게 언급되고 있는 중남미 정책방향은 ‘평등, 상호 이익, 공동 개발을 위한 포괄적 협력과 동반자 관계 설립을 목적’으로 한다는 것인데 바로 이 부분이 중남미 국가들이 동의하는 관점으로 미국의 접근 방식과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중남미에서 중국과 미국의 주도권 확보를 위한 보이지 않은 경쟁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중남미 국가들의 경제개발 방향에 영향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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