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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영범 Dec 01. 2019

나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 때(2)

--- (1)에서 계속 ---


1. 집안에 있는 중고물품을 인터넷 중고물품 동호회를 통하여 직거래를 해보라.


나는 많이 해봤다. 지금은 잘 하지만 처음에는 나도 많이 헤맸다. 사는 건 간단하다. 필요한 물건이 있으면 판매자의 글에 따라 덧글을 올리거나 전화를 해서 조건이 맞으면 사면 된다. 하지만 파는 건 좀 더 복잡하다. 사진을 찍어서 올리고 가격을 결정하고 결제방법을 선택하고 배송방법을 선택해야 한다. 그리고 경합이 될 걸 예상하여 우선순위까지 다 적어야 한다. 한 번은 내가 덧글 선착순이라고 글을 올려놓고 깜빡하고 쪽지를 보고 답했다가 낭패를 본 적이 있었다. 나는 통상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접속하면 알림을 먼저 확인한 후 카페에 접속하는데 구매문의쪽지가 알림으로 와있길래 회신을 하고 카페에 접속했더니 덧글로 구매 문의가 또 있는 게 아닌가? 그래서 쪽지 보고 판매 완료했다고 답글을 달았더니 덧글 우선이라고 해 놓고 자기가 분명 첫번째 덧글인데 쪽지 보고 판매하면 어떡하느냐고 하면서 그런 식으로 판매하지 말라고 심한 말을 해서 진땀을 뺀 적이 있다. 그 외에도 많은 팁이 있지만 여기서 그걸 일일이 적을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직접 한번 해보길 권한다.


2. 집안에 있는 중고물품을 인터넷 중고물품 동호회를 통하여 배송거래를 해보라.


나는 중고물품을 살 때는 항상 직거래를 한다. 아무리 조건이 좋아도 직거래가 안 되면 거래를 안 한다. 품질을 믿을 수가 없을 뿐만 아니라 장물일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반드시 판매자의 얼굴을 확인하여 혹시 모를 나중의 사고에 대비하는 것이다. 본인한테는 죄가 없다 하더라도 만약 장물을 구매하게 되면 경찰서에 가서 진술서를 작성해야 하는 등 불편한 일이 생기기 때문이다. 그런데 의외로 중고를 배송거래로 구매하는 사람들이 많다. 서울 사람들은 많지 않은데 지방 사람들은 어쩔 수 없나 보다. 중고판매물품들이 주로 서울 사람들이 올리는데 지방에서 직거래를 하기 위해 서울까지 올라올 수도 없으니 어쩔 수 없이 배송거래를 하나 보다. 나도 그래서 배송거래를 많이 해봤다.


배송거래는 주로 착불로 한다. 하지만 받는 사람이 불편하다고 하면 배송비까지 제품가격에 포함하여 선불로 받은 후에 배송비 선불로 보낸다. 그래도 아파트에 사는 나는 아파트 경비실에 맡겨서 아무 택배회사나 오면 배송해 달라고 하면 되지만 일반 주택에 사는 사람들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배송하려면 포장을 해야 하는데, 부피가 좀 큰 제품은 포장용 박스를 구하는 것도 만만치가 않다. 아파트는 재활용쓰레기를 일정한 장소에 모으기 때문에 그곳을 활용하면 되지만 일반 주택은 포장용 박스 구하는 것 역시 쉽지 않은 일일 것 같다. 나는 오래된 골프채를 판매하면서 제일 어려웠다. 골프채는 포장할 수 있는 박스가 없었다. 그래서 박스 여러 개를 합쳐서 포장을 했는데, 혹시라도 배송 도중에 포장이 풀릴까봐 단단하게 포장한다고 밴딩테이프를 칭칭 동여매서 밴딩테이프 하나를 거의 다 사용한 적도 있다. 그 외에도 많은 팁이 있지만 이것 역시 직접 해보기를 권한다.


3. 집안에 있는 중고물품을 인터넷 쇼핑몰에서 직접 판매를 해보라.


인터넷 쇼핑몰에서도 중고물품을 판매할 수 있다. 인터넷 쇼핑몰은 인터넷 동호회하고는 좀 틀린다. 우리는 평소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서 물품을 쉽게 사지만 내가 막상 판매자가 되면 좀 달라진다. 인터넷 동호회는 사진도 마음대로 올리지만 인터넷 쇼핑몰은 사진 올리는 것도 요령이 있고, 개인으로 올리면 건당 비용도 있고, 상품가격은 선불이 아니라 구매자가 나중에 구매확정을 한 후에 지급되게 되어 있으니 판매가 된 후에도 물품대가 지급될 때까지 조마조마 하다. 버리려고 생각하다가 파는 중고물품이지만 일단 판매자가 되고나면 반품 요청이 들어오지 않을까 걱정이 되는 것이다. 나는 ‘차라리 버리고 말 걸 괜히 연습한다고 올린 것 아닌가? 지금이라도 판매 중지하고 내릴까? 나중에 반품 요청 들어오면 버리라고 해야지’ 하면서 조마조마 하다가 하나가 제대로 판매가 되고 물품대가 입금이 되니 다시 한 번 더 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나는 그것이 재미있었다.


지금 나는 ‘저 정도는 나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 때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설명하고 있다. 내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내가 볼 때’와 ‘내가 직접 할 때’는 엄연한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차이를 극복하고자 한다면 지금 여유 있을 때 집에 있는 중고물품으로 테스트를 해보기를 권하고자 한다. 직접 해봐야 그게 정말 나도 할 수 있는 일인지, 나는 할 수 없는 일인지 알 수가 있다. 고 정주영 회장의 말씀 “해봤어?”는 큰 사업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여러분이 집에 있는 허접한 중고물품을 인터넷 동호회를 통해서 직거래로 판매할 때도 적용될 수 있다. 꼭 명심하기 바란다. 한 번 해본 것과 두 번 해본 것은 별 차이가 없다. 하지만 해 본 것과 안 해 본 것은 천양지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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