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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영범 Feb 20. 2020

세상 어디든 바이어가 왕이다(1)

고객 만족, 고객 감동 등 고객이 중요하게 생각된 것은 20년 정도가 된 듯하다. 그 전까지는 제조업체들의 전략은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 지 보다는 좋은 제품, 신기한 제품을 개발하는데 더 중점을 두었었다. 사실 20년 전에는 사회가 그리 발달되지 않았었기에 우리의 일상생활 역시 그리 발전되지 않았었다. 그래서 기존의 어떤 제품을 더 좋은 제품으로 업그레이드 하는 것 보다는 기존에 없던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 내는 게 더 중요했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이 되면서 이제는 신제품 보다는 기존 제품의 업그레이드가 더 중요한 전략이 되었고, 그러다 보니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 지가 중요한 판매 전략의 하나가 된 것이다. 그래서 처음에는 고객 분석에서 시작했다가 고객 만족을 거쳐 이제는 고객 감동까지 이르게 된 것이다.


고객이라는 단어가 너무 자주 사용되다 보니 사회 여러 분야에서 자기 나름대로 여러 가지로 해석을 해서 사용하고 있지만, 나는 사업하는 사람으로서 공급자 내지는 수요자로만 국한해서 얘기하고자 한다. 사업할 때는 기본적으로 두 사람만 있으면 된다. 제품을 제조하여 판매하는 제조자와 그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자. 이 둘은 서로 고객이다. 이 두 기둥을 중심으로 제조자가 판매를 직접 하지 않을 경우에 대리점이 추가로 생기기도 하고, 소비자가 직접 구매하지 않을 경우 소매점 등이 추가로 역할을 하기도 한다. 제조자와 소비자 단 둘이만 있을 때는 둘의 역할은 간단하다. 제조자는 판매자, 소비자는 구매자이다. 하지만 그 중간에 다른 사람들이 끼게 되면 그 중간자의 역할은 양자의 성격을 동시에 띠게 된다. 제조자로부터 제품을 구매하여 수요자에게 판매하는 대리점의 경우에 제조자한테는 구매자이지만 소비자한테는 판매자의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다. 우리 일반인들이 마트에 가서 제품을 구매할 때는 소비자의 입장이지만 만약 자기 사업을 하게 된다면 우리 일반인들도 역시 대리점과 같이 양자의 입장을 동시에 가지게 되고, 그에 따라 두 역할을 동시에 수행해야 한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


이 모든 역학관계에서 기본적으로 나의 바로 앞과 바로 뒤에 있는 사람은 나의 직접적인 고객이고, 한 다리를 건너서 관계되는 사람도 넓은 의미에서 고객이라고 볼 수 있다. 제조사는 대리점에 판매를 하지만 결국 소비자의 구매행태를 알 필요가 있기 때문에 소비자 역시 제조사의 고객이 되는 것이다. 이러한 복잡한 역학관계 속에서 고객의 니즈를 얼마나 잘 파악하는가는 사업의 성패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대기업에서부터 동네 구멍가게에 이르기까지 모든 사업자는 고객의 니즈를 파악하기에 혈안이 되어 있는 것이다. 중학교 2학년 여학생 한 명이 ‘삼성전자 스마트폰에 이런 기능이 없어서 불편하다’고 하면 연구소에서 즉시 그것을 연구하게 되니 세계 1위 기업 삼성전자에게 중학교 2학년 여학생은 고객인 것이다.


사업하는 사람은 이러한 역학관계를 잘 계산해야 한다. 흔히 ‘갑을’이라고 표현을 하는 데, 최소한의 투입으로 최대한의 성과를 올려야 하는 사업가는, 사업의 어느 부분에 포커스를 맞춰야 하는 지를 정확하게 알면 알수록 투입 대비 성과가 좋고, 그것은 결국 생산성이 높아지는 걸 의미한다. 그럼 신규 사업자의 입장에서는 어디에 포커스를 맞춰야 제대로 된 성과를 얻을 수 있을까? 간단하다. 세상 어디든 바이어가 왕이다. 사업이라 함은 제품을 누군가가 사줘야 성사가 되는 것이다. 아무리 좋고 신기한 제품을 만들었다 하더라도 아무도 안 사주면 그만이다. 따라서 대기업에서도 신제품을 만들기 전에 기획 단계에서 제일 먼저 하는 게 시장조사이다.


--- (2)에서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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