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健) 재(財) 처(妻) 사(事) 우(友)
어느 선배 한 분이 말씀하셨다. “남자가 나이가 들면 필요한 게 다섯 가지가 있다. 건(健) ‧ 재(財) ‧ 처(妻) ‧ 사(事) ‧ 우(友).” 그러면서 그냥 다섯 가지가 아니라 순서대로 다섯 가지라고 하신다. 그래서 제일 중요한 게 건강, 다음으로 재물, 부인, 일, 친구 순서이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참으로 명쾌한 말이다. 물론 그 선배도 어디선가 읽었겠지만. 그냥 선배의 말을 기억하는 게 아니라 그 순서가 보면 참으로 오묘하고 지당한 것 같다. ‘건강을 잃고 천하를 얻은 들 무슨 소용?’ 같은 문구가 있듯이 첫째가 건강인 건 알겠는데 왜 두 번째가 재물일까?
두 번째로 중요한 건 재물이다. 아마 젊은 사람이라면 두 번째가 일이 아닐까 생각한다. 일을 하면 돈을 벌게 되어 있으니까. 하지만 나이가 들면 그렇게 수익률이 높은 일을 하지는 못할 것이다. 따라서 나이가 들어서 하는 일은 수익을 위한 일 보다는 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일일 걸로 생각된다. 따라서 수익률 높은 일을 하지 못하니 재물이 두 번째로 필요한 것이다.
나이 든 남자한테 세 번째로 필요한 건 부인이다. 60대 여성 사망률 1위가 ‘살아있는 남편’ 이라는 우스개 소리가 있다. 남자한테는 참으로 기분 나쁘고 불쌍한 표현이 아닐 수가 없겠지만, 객관적으로 가만히 생각해 보면 틀린 표현도 아닌 것 같다. 여자가 60세가 넘었는데 갑자기 집안에 상전이 한 사람 생겼으니 얼마나 힘들고 스트레스 받을 것인가? 그 반대로 남자가 나이가 들어서 부인이 없으면 빨리 죽는다는 말도 있다. 이것 역시 맞는 말일 것 같다. 그러니 남자한테는 부인이 필요하다. 젊어서는 결혼해야 돈이 모인다고 하고 늙어서는 부인이 있어야 오래 산다고 한다.
네 번째로는 일이 필요하다. 치매 예방법중의 하나가 고스톱이라고 한다. 어르신이 치매 안 걸리고 오래 사시기를 바란다면 고스톱을 가르치라고 한다. 아파트 경로당에서 고스톱을 치시는 분들은 대부분 건강하다. 손끝을 많이 사용하고 머리로 계산을 많이 하면 치매가 예방된다고 한다. 이건 분명 맞는 말이다. 일주일에 2-3일 정도 하루에 4-5시간 정도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가장 좋을 것 같다.
나는 현재 하고 있는 무역업을 70세 이상까지 하려고 한다. 그 나이가 되면 일주일에 2-3일 정도 낮 시간대에 출근하여 보고를 받고 결재를 하고. 물론 100% 믿을 만한 사람한테 회사를 맡겨야할 것이다. 부동산임대업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부동산임대업은 세입자 관리, 계약 갱신, 임대료 수금 등의 일이 주요 업무이기 때문에 근무시간 등을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을 것이다.
다섯 번째로 친구가 필요하다. 젊어서는 고급 술집에서 고급 양주를 마시면 그게 성공을 나타내는 걸로 착각하기도 하지만, 결국 나이가 들면 소주 한 잔이라도 같이 나눌 수 있는 친구가 필요하게 된다. 부인과 마찬가지로 친구가 있어야 외롭지 않다.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여인은 버림받은 여인이 아니라 잊혀진 여인이라는 말이 있듯이, 고민이 있고 힘들 때 같이 소주 한 잔 나눌 수 있는 친구가 없다면 이 얼마나 슬픈 인생인가? 아니 실패한 인생이다.
건(健) ‧ 재(財) ‧ 처(妻) ‧ 사(事) ‧ 우(友). 듣고 보면 참으로 맞는 말이다. 하지만 그게 그 나이가 되어서 찾는다고 찾아지는 것이 아니다. 그 나이가 되어서 그걸 가지려면 젊어서부터 준비해야 한다. 건(健) : 건강할 때 꾸준히 운동하자. 재(財) : 열심히 일해서 재물을 모으자. 처(妻) : 평소 부인한테 잘하자. 사(事) : 평생 직업을 가져라. 우(友) : 주변 친구들을 진심으로 대하라. 이 다섯 가지를 가져야 늙어서 멋있고 외롭지 않게 살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