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너희와 달라’라는 의식에 사로잡혀 있었다. 엠티에 온 신입생들은 모두가 0000패션직업전문학교라는 명찰을 찼다. 나도 한쪽 가슴에 그 명찰을 찼다. 수용소에 끌려와 죄수 명찰을 찬 기분이었다. 그들과 별반 다를 게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들과 함께 앉아 있는 이 공간을 인정하지 못했다.
사용하는 언어가 달라질수록 각자의 상황이 달라진다는 걸 깨달았다. 친구는 대학생이고, 나는 학생도 백수도 아니었다. 직업전문학교에 다니고 있는 고졸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