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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삶의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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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검 Oct 07. 2022

시간이 보인다

나의 아버지, 할아버지가 걸어온 길. 나도 걷는다.

Still Fighting It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를 보면 주인공이 부상을 당해 꿈속에서 돌아가신 아버지를 만나는 장면이 있다. 그러면서 나오는 노래가 'Still Fighting it'이다. Good morning Son으로 시작하는 이 노래는 아버지가 어린 아들에게 해주는 인생 이야기이다.


인생은 힘들고(It was pain), 어렵지만(It hurts to grow up) 아버지를 포함한 우리 모두는 인생의 역경을(Sunny days and rain)을 이겨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We're still fighting it. 우리는 모두 힘든 인생을 싸워가고 있다.


이 감동적인 노래의 마지막 가사는 아들에 대한 미안함이다.

You're so much like me. I'm sorry.


가족사진


지금 기준으로 유튜브에서 4,300만 view를 기록하고 있는 김진호의 '가족사진'이라는 노래는 그런 아버지의 마음을 이제야 깨달은 아들의 마음을 담은 노래다.


어른이 되어서 현실에 던져진,

나는 철이 없는 아들이 되어서,

이곳 저곳에서 깨지고 또 일어서다

외로운 어느 날 꺼내 본 사진 속

아빠를 닮아있네  


아버지는 아들이 자신을 닮아 미안하고, 아들은 아버지가 걸어온 길에서 자신을 발견하고 운다.

나도 울었다. 


시간이 보인다


아이가 성장하는 모습을 바라보면 너무도 기특하다. 그저 행복하다. 시간 가는 줄 모른다.

그 시간 속에 부모님이 조금 더 연로해지셨다는 사실을 미처 깨닫지 못한다.


장모님이 위중해졌다는 소식을 들었다. 우리 어머니도 십수 년 전 병의 후유증이 재발하는 게 아닌가 걱정이 된다. 나의 할아버지는 내가 중학교 때 돌아가셨다. 나의 아들은 이제 곧 중학교에 갈 나이다.


내가 보았던 할아버지, 할머니의 모습에 지금 나의 아버지, 어머니의 모습이 겹쳐진다. 나의 아들 눈 속에는 이미 나의 모습까지 겹쳐 보일 테다. 시간은 흐르고 모든 것이 변하지만, 이 모습만은 변함이 없고 그저 반복된다. 과거와 현재, 미래가 한 선에 놓여 있고 선 위의 점은 다시 하나로 모인다.


나는 오늘도 나의 할아버지, 아버지가 걸어온 그 길을 다시 걷는다.


문득 뒤를 돌아오니 이제 나의 아들이 앞서가는 나를 보며 방긋 웃고 있다.


내 볼에 스치는 이 바람이 시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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