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화: 취미는 책만들기입니다만
내가 그동안 글 좀 쓰겠다는 사람을 많이 만나봤다.
그런데 그중 자기 작품을 한 개라도 써 본 사람이 별로 없었다.
그런데 한 개라도 쓴 사람은 몇 년 후에 데뷔를 해 있었다.
-우디앨런, 미국의 영화감독
예전에 영상을 보고 이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같은 영상도 반복해서 자주 보는 편이기에 우디 앨런의 이야기를 몇 번이고 들었다. 그때마다 '나도 내 작품 하나 만들 수 있을까?'라는 물음 속에 살았다. 돌이켜보면 그땐 끝맺음보다는 시작점이 좋아했다.
나의 손을 모두 다 지나간 전자책을 만들고 나니 다음이 두렵지 않았다. 처음이 가장 두려운 법이라는 말처럼 두려움이라는 틀 안에서 나를 가두고 살았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달라진 게 겉으로 보면 아무것도 없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내 안에 있는 마음의 변화가 있었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시작하는 일을 좋아했었다. 새로운 걸 하는 마음을 가질 때마다 느끼는 두근거림을 좋아했었다. 글을 쓰든, 사진을 찍든, 책을 읽든 끝부분보다는 시작을 하는 시점이 더 좋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새로운 일을 하고 시도하는 게 재밌는 나에게는 그러하다.
브런치에 스스로 만든 <취미는 책만들기입니다만>을 끝내기는 오히려 힘들었다. 전자책인 경우는 사람들에게 주고자 하는 날짜를 정했기에 괜찮았다. 그렇지만 브런치는 따로 정한 날짜가 아니면 언제든지 글을 쓸 수 있었고 이게 오히려 독이 되었다. 2024년 1,2월을 푹 쉬고 나니 다시 채워진 느낌과 함께 오래 잡고 있던 이 시리즈를 마무리하고 싶었다. 그냥 연재 중단이라는 표현처럼 끝을 내기엔 큰 아쉬움을 느꼈다.
마무리하는 일은 언제나 고되지만 끝을 하나씩 마주하면 한 계단을 올라간 기분이 든다. 수치적으로는 보일 수 없을지라도 나의 기획력, 디자인 실력, 메타인지 등 여러 요소가 조금씩 채워지는 걸 볼 수 있다.
시도하고 또 도전하는 걸 권하는 이 시대
마무리를 알려주는 일이 중요하지 않는가?
이 질문으로 끝을 내고자 한다. 글을 읽고 당신에게 미루고 미루었던 일이 있는가? 나처럼 끝까지 미루다 겨우 잡은 글처럼 말이다. 그렇다면 주저하지 말고 다시 잡아보아라. 색다른 감정으로 일을 마무리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