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화: 취미는 책만들기입니다만
책은 독서에 대한 나의 이야기와 작은 방법론을 적었다. 실제로 찍어왔던 책 사진, 작성했던 독후감과 추천하는 책까지. 전부 내가 사랑하는 이야기가 들어있었다. 끝까지 이어갈 수 있었던 비결 아닌 비결은 '사랑'에 있다. 좋아한다는 말을 하기에는 조금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사랑이라는 표현을 쓰는 게 적합하다.
독서와 글쓰기는 나에게 떼어놓을 수 없는 존재이다. 이 둘이 합쳐있었기에 쓰는 시간이 어렵지만은 않았다. 브런치에 올리는 글도 가장 쉽게 작성했었다. 다른 시리즈물은 공통점도 고민해야 했고 기획하면서도 고민이 많았다. 그렇지만 <취미는 책만들기입니다만>은 쓰면서도 즐거웠다.
일을 이야기하면 싫어하거나 기피하는 사람이 많다. 그런 사람이 늘어나는 요즘에 나처럼 일을 찾아서 하는 사람이 있다는 건 신기한 현상일 수도 있다. 어릴 때도 새로운 걸 하고 혼자 시간을 보내면서 '무엇을' 만드는 걸 사랑했었다.
기억이 남을 때부터 말하면 초등학생 시절에 돌을 줍거나, 시를 쓰는 것이었다. 기억이 구체화될 때부터는 글쓰기, 캘리그라피, 독서, 사진 찍기 등이 있을 것이다. 그런 일은 자극적이지도 않다. 오히려 지속할수록 자극과는 거리가 먼 일이다. 게임을 좋아하지도 않았던 나에겐 내가 즐기는 일들은 게임이 되어주었다.
이번에 만든 전자책도 나에게 좋은 취미가 되어주었다. 사람들은 그게 무슨 취미냐고 웃을지도 모를 일이지만 나에게 근사한 취미이다. 끝내는 취미로 책 만들기를 퉁칠지 모르겠지만 사랑해서, 그저 좋아해서 가능한 일이라는 말을 꼭 전하고 싶다.
19살부터 어머니께 앨범을 만들어드렸다. 수능을 치기 전 미러리스 카메라를 구입하도록 도와주던 어머니에 대한 보답이기도 했다. 그렇게 매해마다 앨범을 만들다 보니 7개 정도가 쌓였다. 처음에는 아무것도 몰라서 앨범을 만들어주는 사이트의 템플렛으로 제작했었다. 하나씩 만드니 눈이 생겨 이젠 내가 처음부터 끝까지 디자인해서 완성한다.
쌓인 앨범을 보면서 즐거워하는 어머니의 영향력일까. 그런 내가 이젠 책을 만들고 싶어 한다. 사람일이라는 게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말은 진정으로 맞다. 출판사에 일을 할 생각은 없지만, 추후에 기회가 된다면. 아니 내 삶에 새로운 걸 하고 책임질 여력이 남는다면 독립출판사 하나 정도는 만들고 싶다. 나의 이야기와 사랑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연못에 작은 파장 정도는 만들고 싶다.
이 글이 추억이 되고, 역사가 되길. 글을 읽고 당신에게도 마음의 울림이 되길. 오늘도 기도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