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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빛달 Jul 05. 2023

아무 생각 없이 헬스장 가기

희망도 절망도 없이 매일 매일 쓴다.


작가 이자크 디네센은 이렇게 말했다.

하루하루를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묵묵하게 채우는 사람은 결국, 지금 하고 있는 무언가가 미래의 모습이 되리라.

그것이 글쓰기이면 작가가 되고, 공던지기이면 야구선수가 되는.


저질체력의 헬스장 적응기에 이 말을 대입해본다


희망도 절망도 없이 매일 매일 헬스장에 간다.


첫번째 포인트는 희망도 절망도 없는 것이다. 아무 생각없이 가는 것.

왜 오늘은 몸이 무겁지, 왜 오늘은 비가 올까, 오늘은 날이 너무 더운데. (그럼 언제 운동하는건데;;)

이런 저런 생각들을 떨쳐내는 것이 우선순위이다.

역시나 몸무게에 대한 희망도 절망도 버리기. 오늘도 우리 몸은 항상성으로 인해 그렇게 변하지 않았다....


그리고 두번째 포인트는 헬스장에 '가는' 행위. 우선 하는 것 말이다.

가지 않고 가야지 하는 생각만 하는 것은 금물. 가지 않고 갔다온 것처럼 합리화하지 않기.


이 두가지 포인트는 결국 "루틴"이라는 한 단어로 녹아든다.

아무 생각 없이 헬스장에 가는 것을 루틴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한 상반기가 지나갔다. 운동하는 시간이 루틴이 되었나요? 라고 물으면 자신있게 YES!! 라고 말하기엔 부족하다. 몸이 쑤셔서 못가고, 약속이 있어서 못가고, 그날이라서 못가고 등등. 매일 가는 일은 실패했지만, 그래도 꽤나 꾸준하게 운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이제는 헬스장에 가면 내가 좋아하는 러닝머신 자리가 있고, 거기에서 나에게 맞는 시간동안 유산소를 한 후

컨디션에 맞춰서 근력운동이나 스쿼트+프랭크를 하고 개운하게 샤워를 한다. 그러고 나서 집에 오는 길에 오아시스에서 장까지 보고 온 후 영양제를 먹으면 오전 루틴 끝!

내가 루틴을 지켜내는 존재 인것 같지만, 사실 루틴이 내 일상을 보호한다는 생각도 든다. 루틴을 이어가려면 내 몸 컨디션이 온전해야 하고, 내 마음이 혼란하지 않아야 하기 때문이다. 아무 생각없이 헬스장에 왔다는 행위 자체가 내 몸과 마음이 건강하다는 증빙 그 자체이다.  


최근 읽은 책 2권에서도 톤은 다르지만 비슷한 문구를 보았다.

꿈꾸는 유목민으로 잘 알려진 도서 인플루언서 안예진님은 자신의 책, <독서의 기록>에서 시작하지말고 계속하라고 한다.

프랑스 철학자 올리비에 푸리올은 <노력과 기쁨과 슬픔>에서 목표를 이루려면 다른 생각은 하면 안된다고 한다. 왜냐하면 다른 생각을 하는 순간, 내가 더 잘할 수 있을지, 계속할 수 있을지에 의심을 하기 때문이다. 의심하기 시작하면 처음에 마음 먹었던 일을 하지 못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즉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 일단 먼저 계속해야한다는 이야기다.... (중략) 가장 힘든 일은 변화가 필요하다고 외치는 사람들을 시작하게 만드는 일이다. 그러니 시작하기 전에 계속해보는 것은 어떨까?


영화감독 박지완님의 책 <다음으로 가는 마음>에도 나를 토닥여 주는 글귀를 발견했다.

그러나 매일매일의 작고 하찮은 일들이 결국 하루를 만들고, 계절을 만들고, 1년을 만든다. 그리고 그 시간을 지나며 조금씩, 다음으로 가는 마음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그러니, 오늘도

시작하지 말고 계속 해서 조금씩이라도 운동하자.

그러다 보면 다음으로 가는 마음 뿐 아니라 몸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르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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