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거리

추억이 있는 곳

by 꿈꾸는 리얼리스트

□ 내가 좋아하는 명동거리

기다렸던 비가 내린다.
비가 오니 따뜻하게 속을 풀 만한 걸 먹고 싶어서 미사 끝나고 설렁탕 먹을까 했는데 에화언니 만나서 그냥 라면을 먹었다.
에화 언니와 헤어지고 모처럼 명동거리를 어슬렁 거리며 걷자니 명동거리에 얽힌 많은 추억이 떠올려졌다.

아주 어렸을 때 엄마와 자주 들렀던 미도파 백화점 꼭대기층의 만두집도 생각나고 새초롱 미용실, 김선영 미용실, 명동의류, 소고기국밥집, 매운 덮밥집, 지금은 없어진 이모와 함께 오며 가며 먹었던 도넛 가게 (케이크 파라), 명화당 분식, 명동교자, 금강 섞어찌개 집과 사보이호텔 옆 치킨집 까지... (지금 배고파서 자꾸 먹는 것만 더 생각남) 마이하우스와 위 아드 월드까지...

가족들과 친구들과 교우들과 남자 친구와 함께 일 때도 있었지만 혼자였던 기억이 더 많이 난다. 심심하거나 외로울 때 혼자 다니면서 울적했던 마음도 달랠 겸 쇼핑도 하고 밥도 먹고 사람 구경도 하던 그 많은 나날들...

나는 서울의 그 어느 거리보다 명동거리가 좋고 우리 동네 같은 기분마저 든다.
비가 내리면 한층 더 분위기 있는 명동 거리.
가족과 함께 즐거운 한때를 보내던 어린 시절의 기억들과
갓 스무 살 때 친구들과 (남산 기슭에 있는 학교에 다녔으므로) 패션을 완성이라도 할 것처럼 쏘다니며 액세서리와 가방, 옷을 샀던 기억이며, 특별한 날에 들렀던 마이하우스(나이트클럽), 방황하던 날 도심의 화려함 속에서 나를 잊고 싶었던 기억들과 남자 친구와 손잡고 걷던 사랑스러운 추억까지...
명동성당에 다니면서부터는 교우들과 신부님, 수녀님과 함께였던 시간들도 있었고...

분위기 좋은 찻집에서 차라도 한 잔 마시고 싶은 하루였지만 아트박스 들러서 후배 은정이에게 줄 생일카드 고르고 포장지와 쇼핑백 하나 사서 왔다.
다시 성당 앞 까지 와서 '커피가 좋아'에서 카페모카를 사서 들고 집으로 오는 버스를 탔다.
차가 밀려 한 시간 넘게 걸려 돌아왔지만
버스 창가를 통해 비 내리는 풍경을 바라보며
이 생각 저 생각으로 시간 가는 줄 몰랐다.

명동거리는 언제나 내게 많은 추억과 함께 자꾸 머물고만 싶은 아쉬움을 준다.
크라잉넛의 '명동 콜링'을 좋아하는 이유도 바로 이것!

앞으로도 난 명동거리를 걷게 되겠지.
때로는 즐겁게, 때로는 외롭게, 때로는 쓸쓸하게, 때로는 행복하기도 때로는 슬프기도 하겠지만 난 언제나 명동거리가 좋다.
(2006년 10월에 싸이월드에 올렸던 글)

※ 명동에 얽힌 추억들을 떠올리다 최근 명동에서 찍은 사진과 함께 올리고 싶어 새로 쓸 것도 없이 10년 전 싸이월드에 올렸던 글을 퍼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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