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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토피아 Oct 14. 2021

올무에 걸린 고라니 구조기

올무, 고라니의 생명을 위협하다

고라니가 올무에 걸려있어요
라는 구조요청을 받고 출동하였다.

고라니는 산 중턱에 올무에 걸린 채 탈진해 있는 상태였다.
동물을 구조할 때는 현장의 사진을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
야생동물들의 구조원인을 분석하고 구조 활동의 증거가 되기때문이다.

그래서 먼저 구조 당시 현장을 촬영하였다.

올무에 걸린 고라니

그리고 고라니의 눈을 가려 안정을 취하게 한 후(고라니나 조류는 눈을 가리면 얌전해지는 편이다)케이지에 넣어 조심히 구조센터로 이송하였다.

올무는 생각 보다 깊이 고라니 복부의 피부를 파고들고 있었다.

올무가 파고든 고라니의 피부

올무를 제거를 할 때 통증이 심하므로 고라니 마취를 진행하였다.

마취 주사를 놓고 마취가 된 고라니의 올무를 제거했다.

올무가 파고들었던 올무 주위의 피부의 염증이 심했고 출혈도 심한 상태였다.

일부 피부 조직은 썩어서 악취가 나고 있었다.

썩은 조직을 계속 두면 썩은 부위가 점점 퍼져나가기 때문에 제거해야 한다.

그래서 썩은 조직을 제거하고 염증 부위를 세척 및 소독해 주었다.

올무가 파고든 부위로 세균이 감염되었을 가능성이 높아 항생제를 주사하고 통증을 줄이기 위해 진통소염제를 놓아주었다.

기력이 쇠한 고라니를 위해 수액도 놓아 주었다.

고라니는 마취에 깨고나서도 몸을 웅크리고 아파하는 모습을 보였다.

물론 먹이도 먹지 않았다.

그리고 다음 날, 결국 죽고 말았다.

단순히 철사처럼 보이는 가느다란 올무가 고라니를 죽인 것이다.

제거된 올무

이렇게 야생동물들이 올무나 덫 같은 밀렵에 의해 구조되는 동물은 고라니 뿐만 아니다.

너구리의 경우 덫에 걸려 구조되었는데 앞다리가 완전히 썩은 채로 와서 결국 앞다리를 절단해야 했다.

그래도 너구리는 앞다리는 절단 되었지만 생명을 살릴 수 있었다.

이번에 구조된 고라니는 복부가 광범위하게 올무에 걸려있어서 더 통증과 감염이 심했을 것으로 추정되었다.

열심히 살릴려고 노력했지만 결국 죽어버린 고라니를 보며


'생명을 살리기는 무척 어렵지만 죽이는 것은 매우 다'


라는 사실을 다시 깨달았다.


야생동물을 구조해서 치료하고 자연으로 보내는 일은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는 일이다.

그러므로 야생동물들이 다치지 않게 동물을 보호하는 일이 더 중요하다.

야생동물들을  밀렵하지 않고, 서식지를 조금 덜 파괴하고 사고가 나지 않게 조심한다면 구조센터에서 살리는 동물들 보다 훨씬 더 많은 야생동물들을 살릴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우리가 야생동물 보호에 관심을 가져야 되는 이유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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