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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토피아 Oct 15. 2021

수리부엉이, 다시날다

수리부엉이 진료이야기

  수리부엉이가 구조되었다.


천연기념물인 수리부엉이는 야행성으로 밤에 주로 먹이를 사냥한다.

날렵하게 먹이를 사냥하고 커다랗고 동그란 노란 두눈을 지녀 지혜의상징으로 불리지만 최근에는 서식지파괴와 충돌 사고로 많이 구조되는 새이다.

이번에 구조된 수리부엉이도 충돌사고를 당했는지 눈이 다쳐서 왔다.

수리부엉이는 눈이 큰 만큼 충돌시 눈쪽에 외상을 많이 입는데 이번에도 한쪽 눈 안쪽으로 출혈이보이고 각막 겉쪽은 하얗게 부어있었다.

눈이 다친 수리부엉이

수리부엉이 외에도 많은 새들이 충돌로 구조된다.

특히 유리창에 충돌되는 경우가 많은데 빠르게 비행하던 새들이 유리창을 인지하지 못하고 부딪치게 되는 것이다.

유리창이 부딪치는 수리부엉이

이번 수리부엉이처럼 눈만 다치면 운이 좋은 경우고 작은 새들은 머리를 부딪쳐 바로 죽거나 날개가 부러져서 구조되는 경우도 많다.

이렇게 유리벽 충돌로 생명을 잃은 새가 연간 800만 마리나 된다고 한다.

이렇게 새들의 목숨을 위협하는 유리창 충돌을 예방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바로 유리창에 작은 점들을 찍어 새들이 유리창을 벽으로 인식하게 하는 것이다.

수리부엉이, 독수리 같은 맹금류들은 시력에 의지해서 사냥을 하기 때문에 눈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따라서 수리부엉이가 정상 시력을 회복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였다.

수리부엉이에게 매일 안약을 넣어주고 처음에는 스스로 먹이를 먹지 못해서 먹이를 먹여주었다.

다행이 수리부엉이의 회복속도가 빨랐다.

치료를 한지 몇일 뒤 부터 안구 출혈증상이 호전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각막 부종도 치료가 되어서 정상 눈 상태가 되었다.

이제는 스스로 먹이도 먹기 시작하였다.

그래도 바로 야생으로 돌려보낼 수는 없다.

수리부엉이가 비행과 사냥이 가능한지 확인 후 방생을 해야되기 때문이다.

먼저 비행능력을 확인하기 위해 수리부엉이의 다리에 끝을 연결해서 비행 테스트를 해보았다.

다행이 비행능력은 큰 문제가 없었다.

외부 방사장에서 사냥 능력도 테스트에 본 결과 정상이었다.

여러 테스트 결과 수리부엉이는 야생으로 돌려보낼 수 있다고 판단되어 야생에 방사하게 되었다.

야생동물들을 방사할 때는 아무 곳이나 풀어주는 것이 아니다.

야생으로 돌아가서도 익숙한 구조되었던 장소에 방사하는 것이 원칙이며 여의치 않을 경우 먹이가 풍부한 깊은 숲 속 등 최대한 동물의 서식지와 유사한 곳에 방사를 한다.

수리부엉이를 풀어 주기위해 서식지와 유사한 곳을 찾아 수리부엉이가 담긴 상자를 열어주었다.

수리 부엉이는 상자를 열자 잠시 주위를 둘러보더니 뒤도 안돌아보고 날아가 버렸다.

자연으로 돌아간 수리부엉이


 열심히 돌봐 줬건만 뒤도 안 돌아보고 날아가는 수리부엉이가 야속하긴 했지만 그만큼 건강을 찾았다는 신호이니 한편으로는 기쁘기도 하였다.

이렇게 방사된 동물을 보면

'우리 다시는 보지말자'

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가 다시 보게되면 다쳐서 구조가 되어 보게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다시 자연으로 돌아간 수리부엉이가 넓은 하늘을 맘껏 날며 멋진 삶을 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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