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삶글 24
당신의 꿈과 당신의 삶과 당신의 글을 응원합니다
1. 나는 이제 너에게 돌아간다
2. 너에게 나를 보내려고
3. 개구리밥 상에 뜬 연잎 한 상
4. 감귤꽃 속에서 탱자가 보인다
5. 사랑해서, 덕분이다
6. 보려고 하면 다 보인다
7. 마음을 갈고닦아 빛나는 몽돌들
8. 너의 마음 위에 나의 마음을 올린다
9. 바다가 벗어놓은 발자국
10. 봄에는 모두가 손을 모은다
11. 고구마꽃이 피었다
12. 붉은 알을 낳아야만 한다
13. 무화과, 너에게 나의 꽃을 보여줄게
14. 무화과, 홀로 익어버린 사랑
15. 나를 사랑했던 눈사람
16. 한라산의 곰과 사자들은
17. 꽃과 어머니
18. 모래 한 알
19. 모과 두 개
20. 동백
21. 추워지면 피어나는 당신이라는 꽃
22. 빈 집
23. 발전소
24. 사랑의 온도
25. 초승달
26. 달문moon
27. 태풍
28. 태엽
29. 삶
30. 길 끝에 서 있는 길
31. 길이 있는 풍경
32. 땅 냄새
33. 사과꽃망울
34. 소망
35. 등나무
36. 등이 환하다
1. 나는 이제 너에게 돌아간다
나는 이제 너에게 가야 한다
나는 이제 너에게 돌아간다
나는 이제 너에게 들어간다
나는 이제 너에게 스며든다
나는 이제 너에게 숨을 쉰다
나는 이제 바다로 돌아간다
나는 이제 하늘로 돌아간다
나는 그렇게 파도처럼 간다
너는 그렇게 구름처럼 간다
2. 너에게 나를 보내려고
3. 개구리밥 상에 뜬 연잎 한 상
너를 찾으려고 진흙을 뒤졌다
너를 찾으려고 물속을 뒤졌다
나를 찾으려고 흙속을 뒤졌다
나를 찾으려고 속살을 뒤졌다
개구리밥 상에 달처럼 솟았다
개구리울음소리 환하게 핀다
너의 숨소리가 환하게 보인다
너의 숨비소리 속까지 보인다
아직 홀로 서지 못하는 너와 나
뜬 잎 한 장의 실핏줄이 흐른다
너와 나의 가슴에 거미 한 마리
4. 감귤꽃 속에서 탱자가 보인다
5. 사랑해서, 덕분이다
6. 보려고 하면 다 보인다
보려고 하니 모두 다 보인다
꿈에서 본 것들이 다 보인다
보려고 하니 비로소 보인다
보려고 하니 내가 보인다
보려고 하니 네가 보인다
바다에 숨어있던 것들이 보인다
하늘에 숨어있던 것들도 보인다
외도 앞바다에서 깊이 주무시던
관세음보살님도 서서히 보인다
파도소리가 목탁소리로 보인다
구름의 발자국에서 운판소리 들린다
누워계신 부처님께서 아침 샤워를 하신다
명상하던 부처님께서 저녁 샤워를 하신다
7. 마음을 갈고닦아 빛나는 몽돌들
8. 너의 마음 위에 나의 마음을 올린다
9. 바다가 벗어놓은 발자국
10. 봄에는 모두가 손을 모은다
봄에는 모두가 손을 모은다
우리는 간절히 손을 모은다
너와 나 간절히 손을 모은다
떡잎도 꽃잎도 손을 모은다
몸과 마음이 함께 손 모은다
하늘도 손을 모으고
공기도 손을 모은다
손을 모으면
껍데기는 스스로 떨어진다
봄은 언제나 기도의 신이어서
모아진 손에서 봄이 피어난다
11. 고구마꽃이 피었다
고구마꽃이 피었다
고구마꽃이 젖을 물리고 있다
꼬리박각시나방이 젖을 빨고 있다
고구마가 땅 속에서 젖을 준다
땅 속에서 어머니는
아직도 나에게 젖을 물리고 있다
12. 붉은 알을 낳아야만 한다
고향집 바로 앞에
연어의 종착역 표지석이 있다
나는 연어가 되어
참으로 먼 길을 거슬러 돌아왔다
나도 이제 너를 만나
붉은 알을 낳아야만 한다
13. 무화과, 너에게 나의 꽃을 보여줄게
사람들은 꽃이 없는 줄 알지만
꽃이 너무 많아서 숨겨 두었지
꽃이 너무 붉어서 숨겨두었지
너에게만 남모르게 보여주려고
깊이깊이 더 깊숙이 숨겨 두었지
너에게만 살짝이 길을 알려줄게
너에게만 온전히 꽃을 보여줄게
오직 너에게만 나의 사랑을 줄게
14. 무화과, 홀로 익어버린 사랑
너에게만 보여주려고 숨겨둔 꽃
너에게만 열어주려고 닫아둔 문
너에게만 달려가고픈 사랑의 발
너에게만 안기고 싶은 나의 가슴
이제는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어
아무리 기다려도 너는 보이지 않고
새들이 쪼아대고 뱀이 똬리 틀어
홀로 익어버린 사랑 터질 것만 같아
15. 나를 사랑했던 눈사람
내가 사랑했던 눈사람
나를 사랑했던 눈사람
지금은 어디에 있을까
강물에 바다에 하늘에
구름이 되어서 흐를까
우리는 어디서 만날까
나를 사랑했던 눈사람
내가 사랑했던 눈사람
16. 한라산의 곰과 사자들은
한라산에 사는 곰과 사자들은
겨울에만 모습을 드러낸다
어쩌면
겨울에만 한라산으로 오는지
하늘에서 내려오는 신들을 따라서
겨울에만 내려오는지도 모르겠다
한라산 신들의 허리선이 드러나는
하얀 겨울에만 내려와서
한라산 나무들의 옷이 되어준다
그리하여 한라산에서는
나무들마다
떠난 짐승들의 울음소리가 산다
겨울이 지나도 한라산이 울고 있다
18. 모래 한 알
작은 모래알들이 모여
물과 함께
화양연화를 이루었다
우리들의 작은 꿈들이 모여
아름다운 꽃밭을 만들었다
모래 한 알의 꿈들이 모여
의미 있게 꽃 피어간다
19. 모과 두 개
내 책상에 모과 두 개 있다
한 개는 벌써 검게 변했고
한 개는 아직 향을 뿜는다
나는 지금 어느 쪽 모과일까
나에게 남은 향 얼마일까
나는 이제 참회록을 써야 한다
20. 동백
사람들은 동백꽃이
어느 날 갑자기
뚝,
떨어지는 것으로만 안다
꽃이 통째로
툭, 떨어진다고 슬퍼한다
하지만
동백의 마음을 알아야만 한다
동백꽃은
튼튼한 씨앗과
튼튼한 갑옷을 만들기 위하여
암술 하나만 남기고
지상의 꽃으로 돌아간다
이제 다시
건장한 씨앗까지
지상으로 돌려보내고
갑옷꽃도 벗는다
그러면 다시
새로운 꽃도 피어나리라
21. 추워지면 피어나는 당신이라는 꽃
추워져서 장갑을 찾고 귀마개를
찾는다
이어도 서천꽃밭에 노란 국화
피어난다
수선화가 피어난다
수선화의 계절이다
동백꽃망울이 부풀어 오르기
시작한다
추워지면 생각나는 사람이
피어오른다
22. 빈 집
오늘부터 빈 집이 되었습니다
오늘밤은 혼자가 되었습니다
누군가 문을 열고 들어와서
환하게 밝혀주면 좋겠습니다
따듯하게 안아주면 좋겠습니다
23. 발전소
나의 가장 강력한
발전소는 바로 당신
당신만 보고 있으면
나는 힘이 솟아나요
나의 끝없는 사랑의
발전소는 당신의 마음
당신만 살아 있으면
나의 별빛은 밝아져요
24. 사랑의 온도
안에서 피는 꽃은
계절이 따로 없다
온도에 맞춰 핀다
사랑은 늘 그렇다
25. 초승달
저 뿔은 도대체 누구의 뿔이더냐
내 머리 만져보니 뿔이 사라졌다
저 귀덮개는 또 누구의 것이더냐
내 시린 귀를 만져보니 없어졌다
뿔이 따뜻한 귀덮개로 변하니
내 마음도 부드럽게 잠이 든다
하늘에 떠 있는 당신의 귀에
귀덮개가 있어서 참 다행이다
26. 달문moon
달은 문(聞)이다
달은 나의 귀다
달은 밤새
사랑한다는 말을
듣기 위하여
사랑하는 당신을
따라서
문 밖으로 나간다
달은 당신의 귀다
평생
다른 사람의
입을 따라가는
사랑하는
당신의 귀를 본다
나의 귀는
날이 갈수록 자라나고
당신의 귀는
날이 갈수록 멀어진다
27. 태풍
저는
태풍의 심장 속에 있습니다
용 한 마리
좌심실에서 대동맥 쪽으로
막 빠져나가고 있습니다
용의 꼬리 쪽에
부처님도 계시고
예수님도 계시고
공자님도 계십니다
저도 용을 따라서
태풍의 눈 쪽으로 갑니다
태풍의 눈으로 보면
세상이 더 잘 보일 것만 같습니다
어쩌면 그대의 숨소리도,
그대의 숨결도 보일 것만 같습니다
지금 막 지름길 하나가
빠져나가고 있습니다
저는 에움길에 있습니다
지름길을 달려가는 사람들도
모두가 무사하면 좋겠습니다
28. 태엽
누가 저렇게 작은 손으로
동글동글동글동글동글동글
정교하게 태엽을 감았을까
소철 잎 태엽들이 풀린다
태엽 풀리는 소리가 들린다
누가 이렇게 큰 손으로
내 마음의 태엽을 감았을까
둥글둥글둥글둥글 둥글둥글
내 마음의 태엽이 풀리다가
철커덕 걸려 풀리지 않는다
태엽 풀리는 소리가 안 들린다
29. 삶
나는 함께 사는 식물들이
기지개를 켜는 새벽이 좋다
나는 함께 사는 식물들이
하늘을 들어 올리는 아침이 좋다
나는 이슬방울 터는 죽순도 좋고
스프링 펼치는 소철도
참 좋다
나는 아침을 준비하는
코스모스꽃도 좋고 낮달맞이꽃도
참으로 좋다
나는 키가 작아도 불평하지 않는
채송화도 좋고
죽순시절에 허리가 묶여서
휘어버린 대나무도 참 좋다
아무리 어려운 시절이 와도
떠나지 않고 제 자리에서
언제나 최선을 다하는 식물들이
나는 늘 고맙고 경이롭다
해가 떠도 찡그리지 않는
해바라기꽃들이 존경스럽고
별과 달이 모습 보여주지 않아도
돌아서지 않는 달맞이꽃이
사랑스럽다
나는 언제나 함께 사는 식물들에게
근면하고 성실한 사랑을 배운다
오늘 아침에도 호박줄기가
제 사랑을 이웃에게 손을 뻗어 나아간다
30. 길 끝에 서 있는 길
길 끝에서는 언제나
또다시 길이 열린다
길을 찾아가는 길
나는 언제나 그렇게
길이 있으면
길 끝까지 가보고 싶다
희망은 늘 그렇게 있다
31. 길이 있는 풍경
나는 밭 가운데 너뷔바위에 앉아 있었다
아침 시선은
고춧대 하나에 꽂혀 있었다
외톨이처럼
뽕나무 가지 버팀목이 없었다
참새
한 마리가 날아와 앉았다
고춧대가 휘청거렸다
또 한 마리가 날아왔다
고춧대가 드디어 꼬꾸라졌다
새는 약속처럼
한꺼번에 떠났다
고추나무는
끝끝내 일어서지 못했다
그러한 밭에서 걸어 나온 길로
살벌한 평화처럼
젖은 여자가 걸어가고 있었다
32. 땅 냄새
비가 개인 다음날
아침
마당이 없어지는 시대에
마당에 나갔다
확
덮쳐오는 땅 냄새
아,
어머니
우리들의 봄은
어머니 같은
사철나무 울타리 안으로
벌써
들어와
피어나고 있었다
강은 그렇게 땅 밑으로 흐르고 있었다
33. 사과꽃망울
득음을 위한 독공이 한창이다
사과나무속에서
고려청자 굽는 소리 들린다
조선백자 깨뜨리는 소리 들린다
수없이 많은 사금파리들이 쌓인다
사과나무속에서
사과를 미리 빚어보고 구워보고 깎아본다
산수유, 개나리, 진달래, 벚꽃
성질 급한 봄꽃들이 속옷 바람으로 뛰쳐나와도
사과나무는
진득하니 사과나무속에서 사과만을 만들고 있다
울컥, 울혈을 토해내고 있다
34. 소망
사람들은 이렇게 말한다
만 권의 책을 읽고
만 리의 길을 여행하고
만 명의 친구를 사귀어라*
하지만 나는
단 한 권의 책을 읽고
단 한 곳을 여행하고
단 한 사람만을 사귀고 싶다
나는 평생
단 한 권의 당신을 읽고
단 한 곳의 당신을 여행하고
단 한 사람, 당신만을 사랑하고 싶다
이것만이 나의
처음이자 마지막 소망이다
※ 讀萬券書 行萬里路 交萬人友
35. 등나무
당신은 나에게 등을 보이고 떠나버린 등나무였다
등만 보이던 그 등나무가 오늘은 등꽃을 켜고 있다
36. 등이 환하다
오랜만에 빈 고향집에 돌아왔다
빈터에 꽃을 심다가 허리를 폈다
깨복쟁이 친구 어머니가
감나무 아래 샘터에서 목욕을 하고 계신다
어머니와 친구는 오래전 흙이 되어
등목을 할 수 없다
나의 등과 친구 어머니 등에 손이 닿지 않는다
가만히 다시 내려다보니
내가 심은 꽃들이 등을 내밀고 있다
더 늦기 전에
뼈만 남은 저 감나무 말벗이라도 되어야겠다
[브런치북] 너에게 나를 보낸다 01 (brunch.co.kr)
[브런치북] 너에게 나를 보낸다 02 (brunch.co.kr)
공부시간 : 세상 공부를 위하여 빌려온 책입니다.
11화 디자인 (brunch.co.kr) by강가 개울가 이지성 Mar 18. 2024
<강가 공모전 2024 제1회> 출판 스케줄, 출판 과정, 사용될 디자인 및 편집 프로그램 등, 출판 정보 소개
제1장 책에 대하여
1 책의 형태
2 책의 구성
3 우리나라 전통 책의 각부 명칭
4 책의 판형
1 책의 형태
일반적으로 책의 형태는 책매기 방식에 따라 크게 견장정(하드커버)나 연장정(소프트커버=페이퍼백)으로 나뉜다. 견장정은 접지된 내지를 실로 꿰맨 후 두꺼운 종이 따위로 표지를 만들고 이를 천이나 가죽 등 (속칭 싸바리)으로 감싼 책매기 형태를 말한다. 연장정은 일반적으로 내지를 접착제로(속칭 떡제본) 붙인 후(무선 책매기) 종이 한 장으로 표지를 만든 형태를 말한다. 견장정은 내구성이 좋아 오래 보관해도 손상이 적다는 장점이 있으나 연장정에 비래 제작비가 많이 들고, 제작 기간이 오래 걸리며, 무겁다는 단점이 있다. 연장정은 가볍고 탄력이 있어 휴대하기가 편하고 가격이 저렴하다. 다만 표지와 책매기가 견고하지 못해 손상될 가능성이 있다. 편집자는 이와 같은 각각의 특징을 따져 본 뒤 저자의 지명도, 원고 분량, 보존성, 판매 기간, 제작 기간, 제작비 등을 고려해 책의 형태를 결정한다.
2 책의 구성
1) 책의 바깥쪽
표지 cover
덧싸개 jacket, dust jacket
날개 flap
책등 spine
면지 endpaper
띠지 belly band
2) 책의 안쪽
약표제지 half title page(p.1)
저자 저작 목록 advertisement(p.2)
권두화 frontspiece(p.2)
표제지 main title page / full title page(p.3)
간기면 copyright page / imprint page(p.4)
본문 앞에 들어가는 것들
정오표, 헌사, 제사, 서문, 머리말, 감사의 말, 일러두기, 차례, 도판 차례, 약어표
본문 뒤에 들어가는 것들
감사의 말, 부록, 미주, 용어 풀이, 참고 문헌, 문헌 목록, 옮긴이의 말, 연보, 찾아보기
3 우리나라 전통 책의 각부 명칭
4 책의 판형
종류
모든 종이는 크게 나누어 A계열의 종이와 B계열의 종이가 있다. 흔히 A계열은 국전지, B계열은 4X6 전지라 부른다. A계열의 종이는 B계열 종이의 약 70% 크기이다.
비율
종이의 비율은 1:1.414, 즉 1:루트2 이다.
판형
판형은 A계열의 종이를 쓸 때는 A4판, A5판, A6판 등으로, B계열의 종이를 쓸 때는 B4판, B5판, B6판 등으로 부른다. A계열(국전지)을 16절한 것을 A5판, 국판이라 부르며, B계열(4X6전지)을 32절한 것을 B6판, 4X6판이라고 한다.
1) 종이 크기
A계열(국전지) 939mm X 636mm
B계열(4X6전지) 1,091mm X 788mm
대국전지 1,020mm X 720mm
2) 책의 판형
용어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