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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꽃이 속살을 찢는다

꿈삶글 111

by 강산



봄꽃이 속살을 찢는다



햇빛의 칼날이 반짝인다

망울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눈을 찔끔 감고

숨도 잠시 멈추고

햇빛 칼날을 쓰윽 긋는다

투명한 피가 흘러나오고

비명소리도 터지면서

봄꽃은 속살이 찢어진다

아, 환한 봄꽃이 피어난다

봄꽃은 지혈도 하지 않는다

빈혈에 시달리는

벌과 나비들에게

아낌없이 헌혈을 한다

봄꽃은 환하게 아프다

봄꽃은 환해서 아프다

세상이 빈혈로 아프다

나도 봄꽃처럼 환하게 찢는다

너도 봄꽃처럼 환해서 아프다



* 이어도공화국 베이스캠프 봄꽃들이 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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