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기말 시험 준비로 지난주는 연재를 잊고 지나갔다. 돌아서니 금요일이 지나고 토요일이었다. 오늘도 그렇게 지나갈 것 같아서 급하게 핸드폰을 잡았다.
나는 현재 방통대 국문학과를 다니고 있다. 오늘 2학기 기말시험을 보고 학기를 마무리한다. 아직 몇 개 못 본 동영상 강의가 있어서 그것까지 마저 들으면 겨울 방학이다. 시험 공부한다고 이야기만 해두고 공부는 많이 못 한 것 같다. 조금 더 집중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항상 왜 후회하게 될까? 4지선다형의 객관식의 시험을 보니 참 허탈했다. 과제물을 작성하는 게 더 좋을 것 같기도 하다. 분명 어느 정도 외운 것 같은데 답안지에는 꼭 답이 2개씩 있는 것 같아 결과가 참 두렵다.
아침부터 학교 갈 준비를 했다. 간단하게 가방을 챙기고 출발하려니 아이가 아파서 조퇴를 한다고 연락이 왔다. 등교 전부터 조퇴 이야기가 있어서 아이 얼굴을 보고 나는 시험장으로 가고 아이는 시험 잘 보라는 말을 남겼다. 미리 가서 공부를 할 생각으로 조금 여유 있게 도착해서 간단히 점심을 먼저 먹었다. 중간에 먹어야지 하면 그냥 거를 것 같아서 먹고 들어갔다. 분식집, 해장국집, 편의점이 눈에 보였다.
혼자 빨리 먹을 생각에 편의점으로 갔다. 컵라면에 삼각김밥을 먹을까? 도시락을 먹을까? 고민하다 눈에 샌드위치가 보였다. 라면, 김밥은 자주 먹을 수 있고 도시락은 일반식을 깔끔하게 담기만 한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샌드위치도 쉽게 먹을 수 있긴 하다.
우리 집에서는 기본적으로 달걀프라이, 슬라이스햄, 치즈를 올려 먹는 걸 좋아한다. 나보다 아이들 위주다. 가끔 아들은 삶은 달걀만 으깨는 계란샌드위치를 찾고. 나는 그에 반해 감자샐러드가 들어가거나 양상추와 토마토를 넣는 걸 좋아하는데 동시에 여러 개를 하기가 싫어서 심플하게 기본으로 통일한다. 그런 나에게 감자샐러드 샌드위치가 눈에 딱 들어왔다. 호밀빵에 샐러드가 듬뿍 들어 있어서 제법 든든해 보였다.
잠시 고민하다 커피와 샌드위치를 계산하고 자리에 앉았다. 한 손은 기출문제를 풀고 한 손은 샌드위치를 들어 우걱 씹으니 맛있다. 부드러운 감자에 아삭한 오이도 달달한 딸기잼도 어울린다. 커피를 한 모금 마시고 샌드위치를 베어 무니 제법 학생 같기도 하고 업무에 바쁜 직장인 같기도 했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기분이다. 여유 있게 시간을 보내는 것도 좋지만 나는 바쁘게 보내는 게 좋다.
나는 평소 김밥을 좋아한다고 말한다. 오늘도 근처 분식집에서 김밥을 먹을까 생각했는데 12시가 조금 넘은 점심시간이라 사람이 많았다. 그렇다고 차에서 먹기도 싫었다. 예전에 일을 할 때는 바쁘면 차에서 김밥, 샌드위치, 햄버거 등을 이동하면서 먹고 가끔 혼자 조용히 먹고 싶으면 차에서 먹기도 했다. 성격상 혼자 식당에서 밥을 잘 못 먹었다. 처음이 어렵지 한 번 도전하면 또 먹을 수 있다. 지금은 혼자도 잘 먹는다.
글을 작성하다 보니 점심에 먹는 호밀빵 샌드위치가 생각난다. 집 앞 편의점에서는 여태 못 본 것 같다. 어쩌면 인기가 있어서 손이 빠른 다른 사람이 집어 가느라 나에게까지 오지 못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한동안 포켓몬 빵이 유행이라 편의점 차 시간에 맞추어서 나가 줄을 선 적이 있다. 아이를 위해서 1인당 한 개를 살 수 있음에 감사했었다. 내일은 나를 위해 편의점에 가봐야겠다.
[나는 나를 알고 싶다] 금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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