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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연서 Feb 23. 2024

15. 빠른 토끼 보다 조금 느린 거북이

책을 출간한 지 곧 2년이 된다. 책을 1권 쓰고 싶은 마음에서 시작했는데 쓰고 나니 다른 욕심이 생기기도 했다. 온라인 강의를 쇼핑하듯 결제했지만 제대로 듣지 못하거나 나와 맞지 않은 수업도 있었다. 조급함이 불러온 참사다.


나름 고정수입이 있던 직장인이 일신상의 이유로 퇴사를 했다. 잠시 쉴 생각이었는데 생각지 못한 코로나는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의 일상을 바꾸었다. 재취업을 뒤로하고 전업주부로 지내면서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자유롭게 지내면서도 아쉬운 건 적어도 스스로 벌던 작고 알찬 내 월급이었다.


같은 주부지만 취미로 재미로 시작해서 돈을 벌고 있다는 사람들을 보면서 마음이 조급하고 불안했다. 돈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고 했는데 나도 조금만 노력하면 될까? 하는 생각을 해보면서 무엇이라도 시작하고 싶었다.


나는 직장생활과 아이  양육 외에는 별로 해본 게 없다.  마음은 앞서지만 쉽게 시작하지 못하고 실행하지 못하는 평범한 사람이라는 걸 다시 느꼈다. 같이 스터디를 하면서 앞서 가는 사람을 보면서 저 사람은 어떻게 말만 하면 시작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했다. 고민이 길어질수록 시작은 더 어려웠다. 하지만 이런 성향에도 포기하지 않고 끝가지 선택한 길을 가고 싶었다.


느리지만 원하는 방향을 잃고 쉽지 않았다. 당장의 큰돈이 안되지만 하고 싶은 일을 길게 생각했다. 요즘 같은 세상에 왜 그러냐고 묻는 사람들도 있다. 나는 주변에 사람을 남기고 싶었고 내가 하는 일에 당당하고 싶었다. 무엇보다 책 1권으로 끝나기는 싫었다.


내가 쓴 글이 책이 되고, 글쓰기와 독서로 모임을 하는 전업작가가 되고 싶다. 그리고 나를 찾아 주는 곳이 있다면 강연도 하고 싶다. 글로 생활을 하고 싶은 꿈만 생겼지 사실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도 모른다. 등단 작가라는 새로운 꿈이 생겼지만 우선순위가 계속 밀려나기도 한다.


작년 봄 돌렸던 강의 계획서가 1년이 지나 올해 출강을 할 수 있게 해 주고, 봉사로 신청했던 도서관에서 독서멘토 연락이 오는 걸 보면 완전히 틀린 전략은 아닌 것 같다. 조금 더 부지런히 움직였다면 더 빨리 많이 결과를 낼 수도 있겠지만 나는 내 속도가 싫지 않다. 나는 아직도 고민과 걱정이 많은 사람이다.


2024년에는 조금 더 용기와 욕심을 부려봐도 될까? 나는 아무래도 쉬지 않고 꾸준하게 가는 거북이랑 비슷한 것 같다.


*이미지는 핀터레스트에서 가져왔어요.


[나는 나를 알고 싶다​​] 금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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