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수가 아닌 격려로 키우는 미국학교
미국에 와서 처음 만난 선생님들은 한국에서의 경험과 너무나 달랐다.
중학교 카운슬러 Ms. Ross를 만났을 때, 그녀는 밝은 미소로 우리를 맞이하며 두 팔 벌려 안아주었다. 그리고 말했다.
“너와 아들은 어메이징한 도전을 하고 있어. 내가 항상 도와줄게. 언제든 연락해.”
영어가 서툴러 A4용지 한 장 가득 질문을 적어간 나를 다정하게 안아주며, 그녀는 진심 어린 응원과 격려를 아낌없이 전해 주었다. 그 한마디에 긴장이 풀리고, 이 낯선 땅에서 혼자가 아니라는 안도감을 느꼈다. 실제로 그녀는 중학교 내내 아무것도 모르던 나와 아들이 미국 학교에 잘 적응하도록 꼼꼼히 지원해 주었다.
보내는 메일마다 필요한 링크를 친절히 달아주었고, 학습적인 부분 뿐 아니라, 아들이 심리적으로 잘 지내는지도 세심하게 살폈다. 지금도 그녀와의 첫만남에서 기억나는 이야기가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아파트에 대해 이야기할 때 Ms. Ross는 이렇게 말했다.
“알아, 나 출근하면서 항상 봐, 최근에 지어진 곳이지? 아주 멋지더라.”
같은 사실을 한국에서는 ‘LH에 산다’라는 말로 표현하지만, 이곳에서는 칭찬과 긍정으로 전해졌다. 그때 알았다. 같은 사실도 어떤 언어로 표현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메시지가 될 수 있다는 것을.
교장 선생님 Mr. 젤란스키 역시 늘 아들을 따뜻하게 격려해 주었다. 복도에서 아이의 이름을 크게 불러주며 반갑게 맞이했고, 종종 “너랑 내 생일이 같은 거 알아?”라며 웃음을 건넸다고 한다.
작은 농담과 인사 속에서 아이는 존중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한국에서는 성적과 경쟁이 모든 기준이었지만, 이곳에서는 아이의 과정을 존중하고 성장의 가능성을 본다. 실수해도 다시 기회가 주어지고, 결과보다 노력과 잠재력이 평가받는다.
아들은 그 속에서 점차 자신감을 얻었다. 낯선 환경이었지만, 선생님들의 격려와 친구들의 환대 속에서 하루하루 단단해졌다. 학교는 두려움의 공간이 아니라 새로운 도전과 기회의 무대가 될 수 있다는 걸 배워갔다.
돌이켜보면, 한국에서 1학년 담임 선생님을 만났을 때는 가슴이 무거웠다. 그러나 이곳에서 상담실을 나섰을 때는 마음이 따뜻해졌다. 그것이 단순히 “좋은 선생님을 만났다”는 수준의 이야기가 아니다. 교육이란 결국 아이를 바라보는 어른의 시선에서 출발한다. 한쪽에선 성적과 독서량으로 경쟁을 부추겼고, 다른 쪽에서는 격려와 존중으로 아이를 지켜보며 성장의 여지를 믿어 주었다. 두 경험이 극명히 대비되면서, 나는 교육이 아이의 삶을 어떻게 바꾸는지를 몸으로 배우기 시작했다.
이런 경험은 고등학교에서도 이어졌다. 카운슬러인 Mrs. Fafellar 역시 아들의 장점을 파악하고, 작은 도움이라도 주려 애썼다. 물론 고등학교에서 만난 여러 선생님 중에 인종차별적인 분도, 지나치게 엄격한 분도 있었지만 성적이나 결과로 아이들을 벼랑으로 몰아붙이는 선생님은 없었다. 다양한 시선속에서 우리는 서로 다른 문화를 배우고, 그 차이 속에서 성장했다. 완벽한 사람은 없지만, 진심이 담긴 시선은 결국 아이를 성장시킨다.
오늘의 메시지
아이를 키우는 건 점수가 아니라 격려와 믿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