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교실 풍경

낯선 교실에서 배운 미국 교육의 언어

by Helen Lee

미국은 학기 초, 9월 셋째 주 무렵이면 ‘Back to School Night’을 연다. 학부모와 교사가 저녁 7시쯤 처음 만나 아이가 어떤 교실에서 어떤 선생님과 1년을 함께 보낼지 인사하는 자리다. 미국 학교에 들어서면 일단 규모에 압도된다. 이곳에선 학생들이 수업 시간마다 교실을 옮겨 다니는데, 이동 거리가 만만치 않다.

9학년부터 12학년까지 약 천 명의 아이들이 쉬는 시간마다 복도에 쏟아져 나오면, 그 풍경은 그야말로 장관이다. 그중 80% 이상이 백인이었다.

'너는 매일 이 길을 걸었겠구나.'


1층에서 2층으로, 다시 1층 복도 끝까지. 아이가 매일 걸었을 그 길을 따라 걷다 보니 문득 목이 메었다.


교사들은 각자의 교육 철학을 소개했다. 퀴즈나 테스트 같은 정량 평가도 중요하지만, 숙제·발표·프로젝트처럼 과정을 보는 평가 역시 절반을 차지한다고 했다. 결국 아이의 태도와 참여가 성장을 결정한다는 뜻이었다.


그날 만난 여러 선생님들 중, 아직도 기억에 남는 분이 있다. 역사 선생님이자 학교 풋볼팀 코치였던 그분은 이렇게 말했다.

제 수업의 모토는 ‘One Team’입니다. 개개인이 잘하는 것도 좋지만, 함께 성장하는 게 더 중요하죠.”


그 말이 오래 남았다. 모든 선생님들이 조금씩 다른 방식으로 수업을 이끌었지만, 공통적으로 ‘성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 누가 1등을 했는지, 우리 반에서 A가 몇 명 나왔는지 같은 경쟁의 잣대는 없었다. 성적은 모두 절대평가였고, 결과보다 과정을 중시하는 분위기가 학교 전체에 스며 있었다.


영어 울렁증이 있어 담당 선생님들과 길게 이야기를 나누지는 못했다. 그저 미소를 지으며 짧게 자기소개를 하고, “잘 부탁드립니다”라고 인사한 것이 전부였다.

하지만 그 한마디 속에도 마음은 가득했다. 올해도 모든 선생님들과 무사히, 그리고 따뜻하게 한 해를 건너가길 조용히 빌었다. 아이의 하루가, 이 커다란 학교 속에서 누군가의 다정한 시선과 따뜻한 격려로 지켜지킬 바라며.


오늘의 메시지

교육은 경쟁이 아니라 관계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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