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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서울 마라톤 비하인드 스토리

never, never, never give up

by 조아

원래 내가 계획했던 첫 풀 코스 마라톤은 10월에 열린 경주국제마라톤이었다. 신청 마감되어 아쉬운 마음에 그다음 날 개최되는 울산 하프 마라톤을 신청했고, 혼자가 아닌 신부님과 함께 참가하기로 했기에 경주국제마라톤에 대한 욕심을 버렸다.


그래서 첫 풀 코스 마라톤에 도전할 기회를 내년 2월에 개최되는 대구 마라톤으로 예상하고 있었는데 정말 우연하게 JTBC 서울 마라톤에 추가 접수할 수 있어 올해 마라톤 폴 코스 도전을 할 수 있어 너무 행복했다.


아주나이스님의 지도 아래 거리주 훈련과 업힐 훈련 등 체계적인 훈련 계획을 세워 연습했고, 홀로 보강 운동도 하면서 폴 코스 마라톤에 대비했다. 매일 달려야 한다는 부담감을 버리고 대회 전 2주 동안 철저하게 테이퍼링을 하면서 체력까지 비축했다.



대회 전날, 일찍 서울에 갈까 생각했지만 감정코칭 교육에 빠질 수 없어 교육 종료 후 토요일 마지막 비행기로 서울로 갈 예정이었다. 오후 8시 35분 비행기였는데 몇 번의 지연이 되었고 이륙을 못할 수도 있다는 말까지 나오면서 불길한 예감을 버릴 수 없었다.



계속 기다리면서 KTX, 고속버스까지 알아보았지만 공항에서 부산역, 노포동 버스터미널까지 가는 시간을 고려하면 기차나 버스를 타는 것이 불가능해 보였다. 이런저런 방법을 찾아보면서 방법을 찾으려 했지만 도저히 해결책이 보이지 않았다.


최상의 시나리오는 10시 20분 전에 김해공항을 이륙하여 11시 전에 김포공항에 착륙하는 방법뿐이었다. 탑승 수속을 할 때 김포공항 착륙 확정이란 말을 듣고 안심했지만 이륙 전 인천으로 회항한다는 안내 방송을 들었을 때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아무 죄 없는 승무원들에서 화를 내봤자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기에 머릿속으로 어떻게 하면 최대한 빠른 시간 내 숙소로 들어가 1분이라도 더 잠을 잘 수 있는 방법을 생각했다. 인천공항으로 가는 시간 동안이라도 눈을 붙이며 부족한 수면시간을 채우려고 노력했다.



인천공항에 착륙하니 11시 48분, 이미 김포공항과 연결된 지하철, 버스 막차가 끊긴 상황이고 유일한 교통 수간은 택시뿐이었다. 운 좋게 택시가 잡히면 좋겠지만 막차가 끊긴 상황에서 과연 택시가 있을까 걱정되었다.


항공사에서 준비한 관광버스를 타고 인천공항에서 김포공항으로 이동하는 시간도 눈을 붙였지만 온통 머릿속에는 지난 7월 오키나와 여행 후 귀국하는 비행기가 김해공항에 착륙하지 못해 인천으로 회항하여 관광버스를 타고 인천공항에서 김해공항까지 내려왔던 기억이 가득했다.



김포공항에 도착하니 12시가 넘었고 운 좋게 택시를 타고 숙소에 도착하니 정확하게 새벽 1시였다. 대회에 착용할 옷과 장비를 준비하고 침대에 누우니 새벽 1시 30분, 억지로라도 잠을 자야 내일 달릴 수 있기에 새벽 5시 알람을 설정한 후 간절한 마음으로 잠을 청했다.


안 그래도 감기 때문에 컨디션이 안 좋은데 잠까지 못 잔다면 과연 내일 달릴 수 있을까 하는 우려 때문에 잠이 오지 않았지만 억지로라도 자야만 했다. 밤을 꼴딱 센 상태로는 결코 대회에 참가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다행히도 이내 잠들었고 새벽 알람 소리를 듣고 부족한 잠 속에 깨어났다. 비몽사몽 한 상태였지만 미리 준비한 아침을 든든하게 먹은 후 자기 전 미리 준비한 옷과 장비를 착용한 후 숙소를 나왔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정말 잠만 자고 나온 숙소였다.



상암 월드컵 경기장까지 지하철을 타고 가도 되지만 수많은 인파로 인해 채워지지 못한 에너지가 소진될까 봐 택시를 타고 대회장으로 이동했다. 대회장에 도착하니 6시 13분이었는데 이미 수많은 러너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누가 봐도 오랜 시간 달리기를 하신 듯한 모습의 러너들 속에서 누눅들지 않고 의연하게 짐을 보관한 후 웜업을 하며 대회 준비를 했고 준비한 우의를 입고 방한 대책을 강구하며 컨디션을 조절했지만 부족한 수면은 어떻게 할 수 없었다.


그래서 뇌를 속이려고 노력했고, 이런 상태에서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걷지 않고 달려서 완주한 나 자신이 자랑스럽다. 5시간 안에 완주하고 싶었지만 그렇게 하지 못한 아쉬움은 다음 대회에서 반드시 달성함과 동시에 이번 대회의 부족했던 부분을 개선하며 한 뼘 더 성장한 마라토너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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