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10년 차, 아이 없는 주말에 다시 배운 달리기

완주형 러너가 심박수에 집중하게 된 이유

by 조아

결혼 10년 차에 다시금 신혼의 설렘을 누리는 부부의 주말은 여유로움과 평온함 그 자체다. 돌이켜보면 허니문 베이비를 만나 늦은 결혼에도 불구하고 아이가 빨리 생긴 것은 분명 기쁜 일이었지만, 한편으로는 신혼의 달달함을 충분히 누리지 못했다는 아쉬움도 남아 있다.


결혼 전, 서로 너무 바쁜 나머지 둘만의 여행이 신혼여행이 될 것이라고는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 아내는 바쁜 업무 속에서 연애다운 연애조차 제대로 해보지 못했다는 불만을 꺼내 보기도 전에, 임신과 출산, 그리고 육아의 굴레로 자연스럽게 들어섰다.


하지만 아이의 겨울방학 동안, 우리는 10년 만에 비로소 신혼의 달콤함을 다시 마주하게 되었다. 각자의 주말을 비교적 자유롭게 보낼 수 있는 시간이 찾아온 것이다. 평소 아이가 함께 있을 때는 아내의 눈치를 보며 달리기 훈련을 해야 했기에, 지금은 거리주와 시간주 훈련을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이 시간을 쉽게 흘려보내고 싶지 않았다.


대구마라톤 풀코스 참가를 앞두고 마일리지를 차곡차곡 쌓아가는 중이지만, 발목 부상의 여파는 생각보다 치명적이다. 훈련을 빙자해 무리했다가는 완주는커녕 대회 참가조차 어려워질 수 있기에, 지금의 나는 통증과 지혜롭게 공존해야 했다. 한 걸음마다 발목에 전해지는 신호에 귀를 기울이며, 몸이 보내는 경고를 예민하게 받아들였다.

두 번째 맞이하는 러너의 겨울. 애초에 빠른 페이스를 계획하지는 않았지만, 서서히 거리를 늘리고 싶던 마음과 달리 혹독한 한파와 감기 몸살까지 겹쳐 컨디션은 온전하지 않았다. 그만큼 몸의 상태를 더 세심하게 살필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나는 심박수 달리기에 집중했다. 평일보다 시간적 여유가 있는 주말을 활용해 거리주 훈련을 이어가며 목표를 향해 나아갔다. 특히 아내가 해외여행을 떠난 이번 주말은, 온전히 달리기에 집중할 수 있는 드문 시간이었다.


오전에는 가볍게 스트레칭과 보강 운동을 하고, 탄수화물 위주의 점심을 먹은 뒤 소화가 된 후 낮잠으로 체력을 보충했다. 아이가 있는 집에서는 좀처럼 상상할 수 없는, 그야말로 축복 같은 시간이었다. 내가 좋아하는 일에 하루를 온전히 쓸 수 있다는 기쁨은 생각보다 컸다.



이번 주말 동안 여러 차례 시도했지만 그동안 한 번도 제대로 해내지 못했던 시간주 훈련과 Zone 2 달리기를 마침내 소화했다. 지난주 두 번의 하프 달리기 훈련과는 달리, 오직 심박수에만 집중하며 일정한 강도를 유지하는 달리기는 무척 유익했고, 앞으로의 훈련 방향을 명확히 잡아주었다.


완주형 러너인 나는 두 번의 풀코스 마라톤 도전 모두에서 하프 지점을 지나며 근육이 서서히 뭉치는 ‘사점’을 경험했다. 특히 별다른 준비 없이 나섰던 진주마라톤에서는 18km 지점부터 페이스가 급격히 무너지며, 완주 자체가 감사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그 경험을 통해 후반부 체력 관리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깨달았다.



대회 후반부에 무너지지 않기 위해서는 반드시 심박수 관리를 통한 경제적인 달리기가 필요하다. 초반부터 무리하게 페이스를 끌어올려 에너지를 소진한다면, 후반부 붕괴는 어쩌면 당연한 결과다. 페이스를 유지할 체력이 고갈되었을 때 부상이 찾아오는 것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나는 거리보다 시간과 심박수에 집중하는 훈련을 선택했다. 3시간 LSD 훈련과 10km Zone 2 달리기를 통해 심박수 관리에 대한 자신감을 얻었고, 빨리 달리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 42.195km 동안 체력을 어떻게 배분하느냐가 진짜 실력이라는 사실을 몸으로 느끼게 되었다.


아이가 돌아오기 전까지, 주말마다 심박수 달리기에 대한 다양한 실험은 계속될 것이다. 물론 아내와 단둘이 오붓한 시간을 보내는 일도 소중히 하면서, 심박수 달리기를 점점 내 것으로 만들어 갈 생각이다. 조용하지만 단단한 준비로, 세 번째 마라톤 풀코스를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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