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달리기 위해 오늘은 멈춘다

쉬어 가는 법을 배우는 중입니다

by 조아

주말은 시간적 여유를 느끼며 마음 편히 장거리 훈련을 할 수 있는 날이다. 평일에 쌓인 아쉬움을 달리기로 풀 수 있는, 러너에게는 가장 소중한 시간이다. 하지만 이번 주말, 나는 그 시간을 통째로 쉬었다. 발목 통증이 다시 고개를 들었기 때문이다. 진해루에서 하프 달리기 훈련을 하던 날, 업힐 구간에서 조금 무리를 한 것 같다.


그동안 발목 부상이 심해지지 않도록 조심에 조심을 거듭했지만, 울퉁불퉁한 주로를 달린 선택이 결국 문제로 돌아왔다. 참고 달릴 수도 있었지만, 지금 무리했다가 대구마라톤에 서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불안이 마음을 붙잡았다. 그래서 쉬기로 했다. 주말 장거리 훈련만을 기다려 왔던 터라, 이 상황 자체가 썩 달갑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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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통증의 원인은 분명하다. 내가 제공했다. 병원에서는 달리기 대신 휴식을 권했지만, 나는 통증과의 동거를 선택했다. 결과적으로 무리한 훈련으로 통증이 다시 심해진 것도, 모두 나의 선택이고 나의 책임이다. 스스로를 원망하고, 그 선택을 후회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나를 원망하지 않기로 했다.


인생에 늘 그렇듯, 달리기에도 달릴 수 있을 때가 있고 달리지 못할 때가 있다. 러너라고 해서 무조건 달리기만 한다면, 결코 오래 달릴 수 없다. 때로는 멈추는 법, 쉬어 가는 법도 배워야 한다는 것을 이제는 안다.

작년까지만 해도 달리지 못하는 날은 곧 불안의 시작이었다.


단 하루만 쉬어도 다시는 달릴 수 없을 것 같은 두려움에 사로잡혔고, 몸이 아파도, 피곤해도 달려야 한다는 강박 속에서 달리기는 즐거움이 아니라 의무가 되어버렸다. 지만 지금은 다르다. 달리지 못하는 시간 또한 훈련의 일부로 받아들인다.


회복의 중요성을 배운 지금, 몸이 보내는 신호를 무시한 채 훈련을 강행하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선택인지 알게 되었다. 그래서 다시 나의 달리기 목표를 떠올린다. 지금 이 순간, 어떤 선택이 맞는지 스스로에게 묻는다.


나의 목표는 분명하다.


건강하게, 부상 없이, 오래 달리는 것.


그래서 더 이상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훈련, 기록을 자랑하기 위한 달리기는 하지 않는다. 달리기 전, 그날의 몸 상태에 맞는 훈련을 선택하고 나를 위한 달리기로 방향을 되돌린다. 황금 같은 주말을 쉬며 보내면, 여전히 마음 한편이 불안해진다. 무언가 중요한 일을 놓친 것 같은 찝찝함에, 자야 할 시간이 되어도 밖으로 나가고 싶어 했던 지난날들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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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나는 몸의 신호에 귀 기울이지 못했다. 의미 없는 무리 속에서 훈련을 이어간 선택이 얼마나 어리석었는지 이제는 분명히 안다. 앞으로도 발목 통증과 함께 가야 할지 모른다. 하지만 매 순간, 몸이 전하는 소리와 신호에 집중하며 갈 때와 멈출 때를 아는 선택을 하고 싶다.휴식과 회복 역시 훈련의 일부임을 인정하며, 100세까지 달리는 나를 상상한다.


그리고 다시, 나만의 목표를 조용히 되뇐다.


“나는 건강하게, 부상 없이, 오래 달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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