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조아 Apr 01. 2024

2주의 간격

그 사이에 무엇을 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누구에게나 처음은 낯설고 힘들겠지만 내향성인 나에게는 정말 쉽지 않은 시간이자 도망가고 싶은 시간이었다. 아무튼, 아침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지속되는 교육을 무사히 버텨서 1회기를 넘길 수 있었다. 감정코칭의 의미와 역사, 필요성 등을 알게 되었지만 아직 나에게 익숙한 그 무엇은 아니다. 물론 부부 감정코칭과 연결실천 part 1을 이미 수강했기에 감정 코칭에 대해 어느 정도는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체계적으로 배운 것은 처음이기 때문이다.


감정코칭 2급은 6개월 동안 매월 2, 4주 차에 진행되기 때문에 교육 시간의 간격이 존재한다. 1급을 수강하고 있는 아내는 매주 했으면 좋겠다고 심심치 않게 말하지만 나는 회기 사이에 간격이 있는 것이 좋다. 빨리 한다고 능사가 아니며, 감정이란 것은 속전속결로 접근할 수 있는 개념이 아니기 때문이다. 감정에서 속도는 아무 의미 없다는 것을 1회기 내내 느낄 수 있었고, 속도보다는 전체를 볼 수 있는 눈이 필요했다.


 1회기 교육을 마치고 2주 동안 나는 이것을 잊은 채 일상 속에서 사는 선택을 할 수 있다. 하지만 다시 2회기 교육을 들을 때 나에게 남아 있는 것은 없을 것이다. 무엇을 배우느냐도 중요한 문제이지만, 무엇을 남기느냐가 더 중요함을 알기에 나는 무엇을 남길 것인지를 선택하였다. 이런 선택을 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1회기를 마치며 넌지시 던진 수녀님의 말 한마디 때문이었다.


 교육 종료의 순간은 긴장감이 풀어지고 빨리 집에 가고 싶다는 마음이 간절하기 때문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으며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하지만 나는 “그 사이에 무엇을 하는가에 따라 달려있다”라는 문장이 한 글자 한 글자 귀에 들렸고 그대로 내 뇌리 속에 암각화가 새겨지듯 남았다. “ 나는 2주 동안 무엇을 할 것인가??” 나 자신에게 물어보며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참 멀게만 느껴질 정도로 무엇을 해야 할지 막막했지만 단 하나의 결심을 하였다.

 바로 늘 교육 시간 동안 필기한 노트를 가지고 다니며 매일 보는 연습을 하기로 했다. 심지어 홋카이도 여행을 갈 때도 챙겨 가서 틈나는 대로 필기 내용을 보며,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을 했다. 이론과 실습이라는 영역의 사이에서 이론만 아는 것과 이론을 모른 채 실습만 하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고 교육의 효용성도 떨어진다. 즉, 알고 행함으로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 매일 일상 속 나와 마주하는 감정의 문제를 이론적으로 해석하고 실습을 통해 익힘으로 내 것으로 만드는 과정을 2주 동안 내가 해야 할 것임을 직감점으로 느낄 수 있었다.

감정코칭 2급 1회기의 여운은 이 말 한마디에 다음 회기가 있는 날까지 매일 나에게 질문을 던져 주었다. 아직 나 실력으로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하지 못하겠지만 매일 일상 속 나의 감정을 살피고, 타인의 감정을 존중하며 서로 연결하려고 노력할 때 점점 답을 보여줄 것이라 믿는다.


#감정코칭

#몹글

#몹시쓸모있는글쓰기

이전 02화 시작이란 두려움을 이겨낼 수 있는 용기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