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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아 Apr 29. 2024

네 가지 독과 해독제

중독에서 벗어나게 해주는 해독의 힘

 나는 감정을 숨길 수 있는 능력이 없어서 매번 표정과 행동을 통해 내 감정을 드러낸다. 특히 화났을 때는 목소리에도 감정이 실려 목소리만 들어도 내가 화가 났는지 안 났는지를 알 수 있을 정도이다. 심지어 말하면서 목소리 톤은 점점 커져 아이는 물론 가족들까지 움찔거리게 만들 정도로 목소리가 커진다. 나의 감정은 언어적 표현보다 비언어적 표현인 표정, 목소리를 통해 전달되고, 그 속에 감정이 실린다.



 이런 나도 모르는 나의 감정 표현법은 늘 아내에게 부담이었다는 말을 들었을 때 쉽게 동의할 수 없었지만 솔직히 아내가 힘들었다는 말에 조금은 놀래기도 하였다. 나는 화를 내는 것이 아닌데 아내의 눈에는 극렬하게 화내는 것으로 보였다는 말을 계속 생각하면서도 진짜 내가 화를 내는 것일까 생각해 보았지만 쉽게 동의할 수 없었다. 내 의도와 다르게 표출되는 행동과 표정, 목소리의 크기는 누가 봐도 나 자신을 화내는 사람으로 만들었지만, 정작 나는 그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아내는 늘 나에게 눈에서 레이저 나오는 것 같다고 말하며 눈에서 힘을 빼라고 말한다. 한 번도 내가 말하는 나를 볼 수가 없고, 본 적이 없기 때문에 아내가 말하는 나의 눈빛이 어떤 것인지 모르지만 아내 말에 의하면 맹수가 사냥할 때의 눈빛과 흡사하다고 한다.  심지어 아이가 내 눈빛과 말투를 그대로 따라 하는 모습을 보고 소름이 돗을 정도로 놀랐다는 말을 할 때 아이 앞에서 정말 언행을 조심해야 함을 다시금 느꼈다.




 “말이 씨가 된다”, “말에는 힘이 있다”라는 문장의 힘을 인정할 수밖에 없는 것은 무심코 내뱉은 말이 현실에서 이뤄지는 것을 종종 목격했기 때문이다. 내가 긍정적으로 말하면 긍정적인 현상이 일어나고, 부정적으로 말하면 부정적인 현상이 일어남을 쉽게 경험할 수 있다. 물론 긍정적으로 말한다고 해서 무조건 긍정적인 현상이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내 관점과 행동이 긍정적으로 바뀌고 긍정적인 결과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주차를 하기 위해 주차장을 들어갈 때 마음속으로 “내가 주차할 자리가 있다”라고 외치며 운전하면 꼭 주차할 곳이 있었던 내 체험담이 긍정의 힘을 느끼게 해 주었다.


 말, 표정, 목소리를 통해 드러나는 감정의 힘이 위대하다는 것을 배우면서 이런 감정의 힘을 위험하게 쓰는 네 가지 중독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비난, 방어, 경멸, 담쌓기 네 개의 독은 일상 속에서 빈번하게 사용되지만 사용하는 사람도 독인지 모른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심지어 매일 사용하는 표현이 독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느끼는 당혹감과 충격은 지금까지 뭐 하고 살았는지 나에게 반문하는 시간을 가지게 했다.


 네 가지 독 중 내가 가장 많이 사용한 독은 경멸이었는데, “그것밖에 안 되냐”, “넌 그냥 그렇게 살아라”라는 표현처럼 상대보다 나를 우월한 위치에 있다는 언행으로 지적, 도덕적, 인격적 우월감의 표현이다.  특히 경멸의 저변에는 상대의 긍정적인 면보다 부정적인 면을 먼저 보는 습관이 있어서 일상 속에서 긍정의 힘을 약화시키는데 일조한다. 어쩌면 내가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부정적으로 말했던 이유도 경멸이라는 독에 중독되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기회를 통해 경멸이란 독뿐만 아니라 다른 세 가지 독에서 벗어나야겠다는 다짐을 하며 철저하게 해독제에 대해 익혔다.




 “비난 대신 부드럽게 요청하기, 방어 대신 부분적으로 약간만 인정, 경멸 대신 호감과 존중, 담쌓기 대신 자기 진정 후 대화하기”라는 해독제를 배우고 익히면서 지난날 나의 언행에 대해 회고했다. 가장 경계했던 것이 무의식적으로 나조차도 모르게 사용하고 있던 말투나 행동이었는데 이것을 통해 아이에게 독을 사용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엄청난 충격으로 다가왔으며, 네 가지 독을 당장 버려야겠다는 생각이 들게 했다.


 경멸이란 독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호감과 존중’이라는 해독제를 사용해야 하는데 “그것밖에 안 되냐”라는 말 대신 “노력한 만큼 성과나 나지 않아서 아쉬워”라는 호감과 존중의 표현에 익숙해지도록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 특히 내가 이런 독을 사용하게 된 이유도 부모님으로부터 자연스럽게 보고 익혔다는 사실이 내 아이에게는 답습되지 않도록 내가 먼저 독을 사용하지 않고, 이미 중독된 내 말과 행동을 해독제를 사용해서 회복시키는 노력이 정말 중요함을 느꼈다.


 작년 부부 워크숍을 계기로 아내와 대화할 때 존댓말을 사용하는 습관이 호감과 존중의 집안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 그리고 아내의 장점 50가지를 찾아 아내에게 말해주면서 장점을 선물하고 서로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을 가지며, 서로 가족 구성원에게 감사한 일 한 가지씩 말하는 의식을 통해 우리 가족은 점점 다가가는 대화를 하며 호감과 존중의 분위기를 만들 것이다. 이는 거창한 것이 아닌 작은 일부터 하나씩 실천해 나가는 “Small things often”을 통해 매일 일상의 당연함으로 자리 잡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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