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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아 May 13. 2024

감정의 출발점

사소한 차이를 이해하려는 노력

 지난 회기, 감정에 이름 붙이기를 배운 후 순간순간 내 안에서 일어나는 감정을 인정하고, 그 감정을 소중하게 여기려는 노력을 했다. 사실 감정코칭을 배우기 전까지 나의 감정은 아주 단순했는데 화나거나 화나지 않거나와 같은 이분법적인 감정 상태만이 존재한다고 믿고 살았기 때문이다. 감정코칭 수업시간에 착용하는 명찰에도 '모 아니면 도'라는 나를 나타내는 표현대로 나의 감정도 '모 아니면 도'로 나타난다고 생각했고, 이런 생각대로 살아왔다.


 하지만 이 세상에 나와 동일한 존재가 없는 다양한 인간처럼, 감정도 다양하다는 것을 알고 난 후부터 감정의 차이를 느끼기 위해 노력한다. 지금 내 감정이 짜증 나는 것인지, 분노가 치밀어 오르는 것인지, 화가 난 건인지 알기 위한 노력이 큰 의미가 없어 보일 수도 있으나, 나는 나의 감정에 집중하며 이 감정이 어디서 왔는지를 알고 감정의 출발점에서 다시 생각하려는 노력을 하는 것이다. 이러한 노력은 지금까지 불안, 분노, 역정 등 부정적인 감정은 표출하면 안 된다고 믿어 왔던 무지를 깨는 의지이기도 하다.


 감정에는 좋고 나쁨이 없고, 있는 그대로의 감정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것이 필요하기에 더 이상 부정적이냐 긍정적이냐라는 이분법적인 프레임으로 감정을 이해하지 않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감정적인 것을 감성적인 것으로 오해하지 않고, 감정의 이름을 정확히 불러주며 그 감정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든 순간의 힘을 모아야 한다는 사실이다. 감정을 있는 그대로 이해한다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지만, 무엇 때문에 이런 감정이 드는지 지속적으로 생각하는 연습을 한다면 안 될 일도 아니다.



 사실 지금까지 나는 감정을 표현한다는 것을 어려워했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화를 내면서 애매모호하게 감정을 표출하여 주변 사람들에게 불편함을 주었다. 특히 아내가 이런 나의 화내는 모습을 많이 힘들어했는데, 나조차도 이런 화가 어디서 나왔는지도 모른 채 화만 내는 모습을 보였다는 사실이 미안하고 또 미안하다. 물론 화가 날 수도 있지만, 내 안에서 치밀어 오른 화를 어떤 방식으로 표출하고 표현하는 것이 중요한 것인데 이를 망각하고 무조건 화만 내는 것은 관계의 불편함을 초래하는 단절의 주범이다.


 또한 내가 만든 감정의 세계가 아이에게 영향을 준다는 점을 안다면 부모의 입장에서 절대 나의 감정을 아이에게 강요하거나 나의 감정으로 인해 아이의 감정이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감정코칭을 배우면서 이제라도 이런 나의 만행과 오만을 알게 되었다는 사실에 감사하며, 매일 아이의 감정에 귀 기울이고, 짜증내거나 징징거리는 아이의 행동 이면에 아이의 감정이 있다는 것을 알고 그 감정을 이해해 주고 존중하려는 노력이 감정이 풍부한 아이로 만들 수 있는 길이다.


 풍요로운 감정 세계로 가는 지름길이 존재하지 않고 오직 이 길을 통해 갈 수밖에 없기에, 행동이 아닌 감정에 집중하고 감정에 접근하는 노력이 가장 중요하다. 있는 그대로의 감정, 그 자체에 집중한다는 것이 쉽지는 않겠지만 감정을 이해하고 그 감정에 대한 접근을 하기 위해서는 감정 이하의 그 어떤 것도, 감정 이상의 그 어떤 것도 없음을 알게 된다. 감정은 평가와 판단의 대상이 아닌 오직 감정일 뿐이라서 감정에는 좋고 나쁨이 없는 것이다.



 이제 기분이 좋지 않을 때면 무엇 때문에 기분이 좋지 않은지 찾아보려는 노력이 감정의 상황을 느낄 수 있게 해 주고, 동시에 나의 감정뿐만 아니라 타인의 감정까지도 이런 방법으로 이해하려는 노력을 하게 한다. 단순히 눈에 보이는 것뿐만 아니라 보이는 것 너머에 존재하는 거대한 무엇인가를 볼 수 있게 하는 이런 작은 행동이 모여 한 치 앞도 못 보는 나의 시선을 거대한 감정이라는 산을 볼 수 있는 안목을 선사할 것이다. 이런 안목을 가지기 위해서는 '장님이 코끼리 만지는 격'이 아닌 감정을 정확히 보고 이해하며 있는 그대로의 감정으로 인정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동안 나는 내 감정에 인색했고 감정을 인정하지 않았고 어떻게 표출하거나 표현하는 법을 모른 채 무조건 화만 내면 되는 줄 알고 살았다. 다양한 감정의 세계에서 이런저런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을 배우며 감정으로 인해 뇌와 몸이 영향을 받고 그 반응에 의해 발생하는 부차적인 반응에 대해 내 인생이 결정된다는 것일 알았다. 감정은 단순한 것이 아닌 한 사람의 인생뿐만 아니라 주변의 사람들에게도 지대한 영향을 주는 거대한 파도라는 것을 점점 알아간다. 내가 일으키는 감정의 파도가 어떤 영향으로 다시 돌아올지는 온전히 내가 결정하는 것이기에 지금 내 감정을 이해하고 존중하며 어떻게 내보낼지 고민하는 시간을 갖는다.


 내 감정의 출발점이 어디냐에 따라 감정의 표현 방법과 영향력이 달라질 것이다. 나로부터 비롯되는 변화도 나로 인해 발생되는 것이며 나의 감정도 나로 인해 변화되고 바뀔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고 내 감정이 소중하듯이 타인의 감정을 소중히 여기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 눈에 보이지 않는 감정이지만 감정을 느끼고 감정을 보려고 노력한다면 보이지 않는 것도 볼 수 있는 경지에 이를 수 있고, 그 경지에 이른다면 나도 감정코칭 전문가가 되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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