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큰 세계를 갈망하는 나
지난 추석 연휴가 시작되는 토요일부터 처음으로 런데이 애플리케이션의 가상 마라톤이라는 프로그램을 사용했다. 50분 달리기를 연습하다 얻은 자신감으로 한 시간 달리기를 성공하고 더 성장하고 싶은 욕심에 11월에 참가할 예정인 마라톤 대회를 준비하기 위해, 출근의 부담이 없는 추석 연휴 동안 달리기에 집중하고 싶어서 가상 마라톤을 연습했다.
VR GEAR가 처음 출시되었을 때 스마트폰과 연결하여 가상의 대상과 권투를 한 적은 있지만, 직접 달리면서 가상의 러너들과 경쟁을 한다는 것이 신기하기만 했다. 과연 잘할 수 있을까 걱정이 되기도 했지만, 첫 가상 마라톤에도 1위를 차지했을 정도로 출발이 좋았기에 연휴의 시작을 잘 보낼 수 있었다.
매일의 달리기를 지향하지만 아직 내 몸은 내 의지를 따라올 만큼의 체력이 없기에 추석 당일에는 나이스 걷기라는 프로그램으로 회복 걷기를 하면서 달리기에 지친 몸을 위로했다. 동시에 아직 나는 10km의 거리를 달릴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생각을 하면서 더욱더 체력을 키우기 위해 노력해야 함도 알 수 있었다.
첫 단추를 잘 끼웠지만 순위에 집착하지 않기 위해 두 번째 연습부터는 페이스 유지에 집중했고, 3~4km 구간에서 급격하게 체력이 떨어져 페이스가 저하된다는 것을 발견하여 페이스 유지에 힘을 썼지만 내 마음대로 되지는 않았다. 어찌 보면 당연한 이야기로 초보 러너가 다음 단계로 성장하기 위해 반드시 극복해야 할 관문이라고 생각했다.
첫 구간은 조금 페이스를 늦춰서라도 3~4km 구간에서 페이스가 저하되지 않도록 체력을 아끼는 연습도 해보았고, 심호흡을 하며 3~4km 구간에서 페이스 유지를 하기 위해 안간힘을 다 쓰기도 했지만 결국 체력을 키워야 한다는 숙제를 얻었다. 그리고 체력을 키우는 동시에 매일의 달리기를 하기 위해 어제의 달리기로 지친 몸을 회복해야 함도 느꼈다.
달리기로 체력을 사용했으면 반드시 소진된 체력을 다시 채워야 한다. 잘 쉬고 충분한 수면을 하면서 건강한 음식을 먹으며 내 몸에 에너지를 저장해야만 오늘 다시 달릴 수 있다. 단지 기록을 위해서 달리기에만 신경 쓴다면 결코 효율적인 달리기가 될 수는 없을 것이다. 그저 보여주기식 달리기에 그치고 말 것이다.
추석 연휴 동안 가상 마라톤을 집중적으로 연습하니 마치 달리기 전지훈련에 온 것 같은 착각이 들었고, 이때 읽은 <마인드풀 러닝>이라는 책 속의 내용처럼 케냐 마라톤 선수들이 새벽 6시에 달리기를 하고 아침 낮잠을 자는 것이 너무 부러워 따라 할 수 있었던 이유도 추석 연휴라는 여유가 있었기 때문이다.
마음껏 쉬면서 먹고 싶은 것을 먹는 이전의 추석 연휴와 같이 단기간에 살이 쪄서 쉬는 동안 더 나태해진 나와 마주했던 때와는 달리, 이번 추석 연휴에는 달리기에 집중하며 회복의 중요성을 알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그리고 조급해하지 말고 조금씩 나만의 달리기 왕국을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나는 아직 달리기 세계에 입문한 지 두 달밖에 되지 않은 초보 러너라는 것을 잊지 않고, 어떻게 하면 성장할 수 있을까를 매일 고민하며 고민한 것을 행동으로 옮기는 과정을 반복하고 또 반복하는 것이 필요한 시기이다. 내가 보기기에는 정체된 것처럼 느껴질 수도 있지만, 조금 시간이 지난다면 애벌레가 앞으로 기어가듯이 나는 조금씩 조금씩 성장을 향해 한 걸음을 내딛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절대 “첫술에 배부를 수 없다”라는 속담을 기억하며 매일 치열한 몸부림을 처야 만 성장의 길로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을 온몸에 새겨야 한다. 특히 달리기는 밖으로 나가 직접 행동으로 옮기지 않는다면 그 누구도 나를 대신해서 달릴 수 없고, 요즘 유행한다는 대리 러너의 꼼수도 나를 진정한 러너로 이끌어 주지 못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오직 나만이 나의 달리기를 할 수 있고, 나의 달리기 세계를 확장시킬 수 있다. 물론 달리기 전문가에게 배우고, 그들의 가르침을 받아야 하겠지만 결국 나만이 나를 러너로 성장시킬 수 있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내가 달려야 나의 기록이 만들어지고, 그 기록이 쌓여 내일의 나를 마주할 수 있을 것이다.
멀리서 보면 아무런 진전이 없는 것처럼 보일 수 있겠지만, 오늘 하루 나는 위대한 발걸음을 옮겼고 몇 개의 발걸음이 축적되어 훗날 엄청난 진보를 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선사시대 원시인들이 안전하지만 어두운 동굴에서 안전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밝은 동굴 밖의 세상으로 이끌었던 그 발걸음처럼 나도 찬란한 달리기의 세계로 나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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